줄곧 내릴 것만 같던 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사이 호수 산책로를 걷는다.
호수에 비친 세상 그림자가 휘영청 늘어서 무거운 하늘을 잠시 가리며 근심을 잊으라 한다.
그 울림에 무심히 걷다 어느새 다시 굵어지는 빗줄기가 금새 인적을 증발시키고, 덩달아 초조한 아이처럼 잰걸음으로 비를 피한다.
이렇게 사진이라도 남기길 잘했다.
찰나는 그저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내 인생을 하나씩 엮어 나가는 조각들이라 무심하게 지나는 것들이 내게 간절했던 기회일 수 있다.
올해도 이미 반 이상 뒤로 했지만 뒤늦게 깨달은 바, 그래서 다행이고, 그로 인해 용기를 내고, 그래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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