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눈과 인연이 많다. 봄의 정점에서는 미리 잡은 여행에 맞춰 뜬금없는 폭설이 내리고, 이번 또한 다를 바 없이 추위를 안고 맹렬한 기세로 눈발이 날렸다. 디딛는 발끝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가고, 무심코 걷던 발걸음에 위태로움은 끊임없이 균형을 쥐락펴락하지만 몇 알 굵은 소금이 반찬의 풍미를 더욱 맛깔스럽게 미각을 현혹하듯 현재와 미래, 기억과 현실의 상호작용을 끈끈하게 뒤섞일 수 있도록 잡념의 티끌마저 하얗게 채색시켰다. 충주 시민이라면 삼척동자도 안다는 산기슭을 오르며 가는 시간의 안타까움마저 잊어버렸던, 찰나 같지만 울림이 깊은 하루였다. 처음 찾아온 곳이라 정확한 진입로를 몰라 헤맬 수 있으므로 충주시무공 수훈자공적비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뒤 진입로가 있는 방면으로 걸어갔고, 생각보다 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