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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꽃 필 무렵

햇살이 따가운 주말 오전, 집으로 가는 발걸음에 만난 맥문동의 보랏빛 꽃 망울이 탐스럽고 향그럽다.근린공원 곳곳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꽃은 잘 익은 포도 송이처럼 알알이 영글어 바라 보는 순간 잠시 넋을 잃고 꽃이 발산하는 향을 머릿속에 터트린다. 주말에 맞이하는 풍경과 강한 햇살은 여유를 전염시키는 숙주이기에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정겹기만 하다.

휴일에 만난 동탄 곳곳들

전날 열심히 청소한 덕에 휴일은 상대적으로 시간도 그렇고 심적인 여유도 넉넉했다. 모처럼 자전거 한 번 땡길까? 했는데 이번엔 자전거 타이어가 말썽이다.3년전에 임시 방편으로 부품하나 교체했더니 괜찮아서 그 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이번에 종기처럼 표면으로 드러나 다시 시도해 봤지만 이번만큼은 호락하지가 않다.어부지리로 선택된 도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라 어쩌겠는가? 공원 틈틈이 피어 있는 이 꽃은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지난번 자전거를 타고 갔던 동탄2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내에 아직 남아 있는 과거의 흔적 중 하나다.무슨 용도의 건물인지는 모르지만 오래된 흔적이 역력한 콩크리(?) 벽면에 빼곡한 초창기 광고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락카로 뿌린 전형적인 과거식 상호와 뗄레뽕, 짤막한..

귀한 꽃 송이

숭고한 마음이 모여 전달 받은 귀한 꽃 송이를 와인 잔에 꽂아 두었더니 그 색깔로 눈망울이 촉촉해진다. 그저 덤덤하게 보일 수 있는 멜로 영화 한 편도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듯 아무런 감정이 없을 것 같던 이 꽃도 주신 분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마치 살아 있는 한 생명체의 혼신과도 같다.바이올렛 컬러의 꽃을 보며 전달될 수 없는 향기보단 더욱 강렬한 감성의 파동은 화려한 장식장에 도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어떤 명품 향수보다 거룩하고 여운의 파고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