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28

강정고령보 파노라마

화로 같은 대구의 무더운 여름 날씨 덕분에 자전거를 빌려 25km 정도만 라이딩했음에도 체력이 금새 소진되어 헐떡이던 가쁜 숨소리가 개혓바닥처럼 나왔지만 사진은 비교적 꾸준히 남겨 놓았다.허나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하고 맥북 저장공간에 쳐박아 두곤 일주일이 보냈더니 찝찝하기도 해서 우선 아이뽕으로 기록한 파노라마 두 장을 먼저 남겨야 겠더라. 대실역에서 빌린 자전거로 가장 먼저 만난 건 강정고령보 기념관 격인 디아크(The Arc)와 그 옆 두물머리에 멋진 자태를 항상 유지 중이신 미류나무(?) 한 그루.미류나무 같긴 한데 얇팍한 지식으로 대충 넘기는 센스~무얼 표현하고자 저런 작품을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흉물로 보이는 디아크와 그걸 이용하면서 진상 짓거리하는 인간들 보니 이 미류나무와 바다로 흘러..

휴일 금호강 나들이

대구에 갈 일이 있어서 휴일을 이용해 두루두루 둘러 보려 했으나... 첫 날부터 일정이 어그러져 충분히 둘러 보질 못했다.그 아쉬움을 다음으로 기약하는 수 밖에. 우선 스원한 아이스 아메리까~노 한 사발 때려야겠지?대구가 특히 덥거나 햇살이 강했던 건 아니었건만 왜 그리 후덥지근하고 끈적한지.그 갈증을 식히지 않으면 휴일 내도록 축 쳐질 것만 같았기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동대구역에 늘 들리던 커피빈은 리모델링 공사로 없어졌고 하는 수 없이 고속버스 터미널 뒷편에 있던 투썸플레이스로 고고씽~점심 무렵인데 자리가 텅 비어 있두마 어느 순간 이 자리들이 빼곡히 들어차더라. 갈증을 식혔으니 동인동 갈비찜거리로 가서 모처럼 포식했다.출출하던 찰나에 식욕을 충만할 생각만 오로지일 뿐 꼼꼼하게 맛집을 사진 찍는 다..

20140503_대구에서의 둘째 날

전날 열심히 씹다가 턱 관절에 사알짝 무리가 온데다 뱃속에서 반응을 일으킨 쐬주로 인해 열심히 주무시고 이튿날 10시쯤 부시시 일어나 계획대로 자전거 여행 출발~ 언제나처럼 지하철 1호선 동촌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금호강 하류 방면으로 강물처럼 흘러갔다.아뿔사! 여러 자전거 중 내가 좋아하는 실버 색상이 있어 이걸 골랐더니 허벌나게 빡세다.게다가 세찬 서풍 덕에 바람을 안고 타야 하는 극악의 조건이었으나 난 굴하지 않으니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 해보자! 싶었던 의욕은 과욕이었다.이 날은 내 저질 체력에 확신을 심어준 날이었으니까.우선 출발은 동촌 구름다리에서 솟아나는 신록의 응원을 받아 힘차게 내딛었다.지금 봐도 여름의 풍성한 신록보단 갖 부화한 신록의 의욕 넘치는 태생이 더해진 기대감과 새로움으로 ..

가을과 닮은 금호강의 겨울

약속이 잡힌 지난 주말, 모처럼 대구에 갔고 그 참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금호강변을 달렸다, 자전거로~ 요 근래 특히나 혼탁했던 서울 하늘에 비해 이 곳에서 보낸 이틀 동안 하늘은 맑고 상대적으로 하늘의 청명함도 더 푸르렀다. 금호강변 동촌유원지에 터줏대감으로 있던 구름다리는 이제 없어졌더라. 작년 가을에 왔을 때만 해도 있었던 거 같던데... 대신 세대 교체를 예감했던, 나란히 강을 건너던 새로운 구름다리가 이제는 완연히 자리를 잡았으니... 겨울 갈대와 만나 나풀거리는 갈색 물결의 응원을 받들고 그 위용이 사뭇 당당해져 보인다. 살짝 자리를 옮겨 한 컷 더~ 갈대밭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더니 괜찮구먼. 허나 여기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 어설프게 쪼그린 자세를 보곤 뭥미? 하는 표정들. 빌린 ..

가을 금호강 자전거길을 따라

혼자서 훌쩍 떠나는, 아니 떠나버린 여행. 이지만 별 거 있나? 걍 가을 냄새 맡으려고 KTX표를 어렵게 구해서 금호강으로 갔다.자전거 여행이나 해 볼까 했는데 이번엔 40km정도 타곤 육체적인 한계점에 다다라 당초 목표에 2/3 정도만 타고 뻗어 버렸다.학창시절에 궁뎅이가 몽뎅이 찜질 당한 것처럼 무진장 아픈데 처음엔 자전거 빌린 것만도 감지덕지다 했건만 간사함이 여지 없이 드러나 공짜가 다그렇지,뭐. 그랬던 내 자신이 쑥스럽구먼, 시방.말이 길어 지면 안되니 고고씽~ 금호강 가천역 부근 자전거 길에 이런 멋진 코스모스 군락지가 있었다.그 날(10월19일) 바람이 많음에도 싸늘하지 않으면서 흐린, 그러면서도 대기가 맑아 시야가 탁 트인 청량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날이었다.자전거 길의 좌측은 한 눈..

대구 강정보 자전거 여행

강정보가 보고 싶진 않았다. 돈 지랄 떨어 놓은 작품에 대한 경외심보단 증오심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으니.그럼에도 강정보를 택한 이유는 금호강 따라 가는 길의 가장 현실적이고 선명한 성취감이 강정보였기 때문이고 작년 라섹수술 후 그 부근, 다사까지 갔다가 지치고 지친 나머지 강정보는 내 목적지가 처음부터 아니었다는 자기 당착에 빠져 뎁따시 큰 아메리까~노 한 잔만 마시고 돌아 왔기 때문에 남은 숙원(?)도 풀 목적이었다.토 욜 점심 즈음, 동촌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 출발 하자 마자 수 년 동안 그냥 방치해 온 아양철교의 새로운 단장이 보여서 한 컷.뭔가 싶어 구글링해 봤더니 명상교로 탈바꿈 한단다.명상교?다리는 그대로 둔 채 유리로 마감하여 전망대와 전시관으로 만든다네? 한 쪽에선 이렇게 비둘기..

대구 동촌을 가다, 요~

엑백스 들고 찾아간 금호강변 동촌.이번엔 단단히 준비해 들고 찾아갔다.삼각대에 오토 릴리즈와 필터를 끼고...앗! 근데 모기 퇴치기를 깜빡하는 불쌍사..그래서 인지 릴리즈를 누르고 있는 그 시간이 무쟈게 길게 느껴지고 그래서 불안하다.온 몸이 모기 녀석들의 타깃이 되려고 민소매 셔츠-나시보단 이 말이 더 맛있어 보인다옹-를 입은 덕택에 모기야 나 잡아 보셔~ 하는 거 같다.그래도 숙소로 다시 갈 수 없는 벱. 귀찮응께로~우선 강뚝에서 구름다리를 찍어 봤다.근데 유독 밝은 등불이 얄밉구먼. 혼자 독불 장군도 아니고 말씨.. 동촌역에서 유원지 방향으로...여전히 모텔과 술집의 불빛이 나를 알려 달라고 아우성 치듯 화려한 빛잔치 중이다.근데 잔잔한 강물에 비친 그 오색찬란한 불빛이 비단으로 수 놓은 듯 아름답..

세월을 돌릴 수 없는 흔적들

80년대까지 화려한 치장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던 자태는 이제 퇴색되고 벗겨져 버렸다.바로 옆에 현대식으로 축조된 다리의 위세에 눌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월의 무게감을 견디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나 싶다.예전엔 구름다리의 노출된 철제와 줄을 초롱불 같은 수 많은 전구로 치장했었는데 결국은 그 전구들도 하나 둘 꺼져 버렸고 이제 더 이상 전구의 생명에 관심과 관리라는 과거의 잣대마저 떠나버렸다. 세월의 파도에 이제 추억과 기억만 남아 있고 언젠가 그 기억과 추억도 바람에 서서히 쓸려 가겠지.하얀 보드에 정갈히 써 놓은 글씨와는 달리 부식되어 가는 흰바탕의 검버섯들과 굳게 닫혀 있는 철문으로 인해 지독히도 외롭고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다.다만 한 때는 화려했음을 넋두리하는 마지막 안간힘 뿐... 원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