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작은 동그라미의 꿈, 뱅앤올룹슨 A1

사려울 2017. 5. 14. 22:30

2016년 5월 말에 선택한 베오플레이 A1은 넘사벽 가격과 드자인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B&O, 일명 뱅앤올룹슨의 엔트리-라고는 하지만 가격은 첫 출시 때 한화 40만원에 육박했다-에 해당되는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로 소리도 정평이 나 있던 친구였다.

당시 비슷한 용도로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와 하만카돈 에스콰이어 미니, UE Boom을 사용 중이라 구입 전 고민이 많았었는데 굳이 이 친구를 선택한 건 휴대성과 출력을 어느 정도 충족했기에 가능했다.



풍채 늠름한 A1은 요따구로 가죽 스트랩이 있어 걸면 걸린다(많이 들어 본 문구?)

광고나 블로거들의 포스트를 보면 카라비너로 가방에 걸어서 다니는 사진을 많이 봤는데 실제 그렇게 했다가 줏대 없이 덜렁이면서 요리조리 돌아가 들리는 소리가 균일하지 않았고 은근 음악에 써야 되는 신경을 고따구에 신경이 빼앗겨 불안했었다.

그래서 나름 자구책으로 연구 끝에 중간에 매듭을 하나 더 묶어 가방 자체 고리나 끈에 고정해 보면 덜 움직여 그만큼 방향도 고정되므로 음악 리스닝에 매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피커에 신경이 덜 빼앗겨 보행도 훨 안전하거든.

장착에 대한 불만은 해결된 셈이다.



A1을 영입하기 전 자전거 라이딩 중 애용하던 스피커가 바로 보스의 사운드링크 미니다.(자전거 여행의 친구, 그리고 손 안의 큰 소리_20150815)

이건 전용 파우치에 넣고 자전거 물병 케이지에 집어 넣으면 되는데 단점은 귀와 거리가 너무 멀어 엥간하면 소리를 높여야 되는데 그럴 경우 주위 타인들 입장에서 내가 민폐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소리를 줄이면 저음이 강한 보스의 특성상 불분명한 북장단 소리가 멀찍이 난다.

또한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고 초기 스피커의 특징인 모자라는 출력을 일정 방향으로 뿜어 내어-물론 당시엔 이것도 엄청나게 소리가 컸지만- 듣는 방향에 따라 소리와 출력이 확연히 달라 진다.





A1은 무지향성이라 전체적으로 동일한 소리가 출력 되며 무게도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에 비해 좀 더 가볍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훨~ 더 길면서도 체감 출력과 박진감 넘치는 저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도 보스에선 거의 묻히다 시피한 고음의 찰랑임도-치찰음이 때에 따라 거슬리긴 한데 거리만 둔다면 중화되어 버린다- 선명히 들을 수 있다.

자전거에 거치는 보스와 다르게 핸들? 위에 달고 다니므로 귀와 거리가 가까워 좀 더 작게 틀어도 잘 들린다.

어떻게 장착?

핸들 익스텐더, 소위 전방에 작은 보조 Bar를 달아서 실리콘밴드 2개로 고정하면 아주 훌륭하게 장착되면서 착 달라붙게 고정할 수 있다.



요 녀석은 하만카돈 에스콰이어 미니렸다.(가방의 터줏대감, 하만카돈 에스콰이어 미니, 하만카돈 에스콰이어&미니 형제, 에스콰이어 미니, 교품으로 귀환)

가벼운 산책에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건 가볍고 사이즈가 작아 휴대하기 기가 막힌데다 체감 출력도 제법 짱짱하고 소리가 단단해서 스트랩을 달고 손목에 껴서 듣기 안성맞춤이다.

저음이 약하다는 평이 많은데 보스식의 강렬한 저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볼륨을 올리면 단단하면서 짧게 끊어치는 저음이 괜찮게 들린다.

그래서 어쿠스틱이나 담백한 가요나 팝이 적격이다.

아무래도 보스에 비한다면 출력이 약해서 자전거 라이딩 용도로는 보스가 낫긴하다.





말이 필요 없이 덩치에 비해 소리가 좋은 얼티밋 이어스의 붐2는 뱅앤올룹슨 A1처럼 무지향성에 체감 출력도 짱짱하고 배터리 사용시간이나 거리까지도 현존 최고라고 볼 만 한 물건 중에 물건이다.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한다면 일단 메가붐처럼 3배 정도 거리가 떨어져도 무난한데다 끊김 현상도 적고 소리는 하만카돈 에스콰이어 미니처럼 단단하면서 전체적으로 더 매끈하게 다듬어졌다고 보면 되는데 A1과 달리 저음과 고음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그렇다고 빈약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음질은 논하라면 비슷한 가격대와 대중적인 제품들 중 메가붐과 더불어 단연 최고라 치켜 세울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진 녀석인데 전작 붐이 워낙 걸출하여 후속작의 기대감은 사실 좀 실망스럽긴 해도 여전히 탄탄한 성능은 무시할 수 없다.(로지텍 블루투스 스피커 UE Boom, 떠나버린 UE Boom)

거기에 더블업을 더한다면 과히 수작이라 할 만한데 가격이 두 배인 만큼 가성비는 살짝 떨어지지만 더블업의 매력은 들어 본 이상 그 현장감에 다른 왠만한 단일 제품이 뛰어난들 그 느낌은 감당할 수 없을 거다.(트래킹 파트너 UE megaboomUE megaboom 더블업)



가끔 요따구로 영화 볼 때 사용한다면 어설프게 나마 영화관에서 듣는 느낌이 난다.

입체감은 없지만 타격감에 있어서 우퍼 특유의 뚜웅~

책상 위를 보니까 뭐 나올 거 같아 무섭구먼.




간소한 차림에 슬링백 하나 꼴랑 메고 다닐 때도 특유의 휴대성이 빛을 발한다.

어깨 벨트 클립과 고정하면 덜렁거림이 적어 거추장스럽지 않은 대신 한쪽 귀와 가까워져 좀 시끄러울 수 있지만 이렇게 간편히 음악을 들을 수 있는게 어디여!




첫 눈이 녹아 반석산 둘레길에 있는 전망 데크의 벤치들이 흠뻑 젖어 있어 앉지는 못하고 온통 텅빈 것만 같은 반석산을 혼자 전세낸 사람 마냥 흘러 나오는 음악의 볼륨을 잔뜩 올려 봤다.

사방이 트인 공간인데도 이 작은 몸집에서 퍼져 나오는 파동은 결코 작다고 무시할 수 없는 자존심의 항변인 양 우렁차기까지 하다.





함백산소공원에서 메가붐 더블업으로 음악을 들을 때, 그 진가를 확실히 느꼈다지~

천막 같은 게 위에 둘러 쳐져 있어 음악 소리가 공명되면서 마치 라이브콘서트에 온 것 마냥 착각이 들 정도로 입체감과 현실감이 기가 막혔고 그래서 더블업의 매력에 확신을 느낀 날이기도 하다.

만약 A1도 더블업이 가능한데 이렇게 한다면 비슷한 효과가 나겠지?

기술의 발전과 일류 업체의 경쟁으로 나날이 행복한 뮤직 라이프를 이어가겠지만 주머니 가벼워지는 고통은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외부에서가 되었건 실내에서 듣던 간에 과거에 비해 진보한 기술을 누리며 현실을 잠시 잊는 것도 투자에 대한 가치가 아닐까?

더불어 현재를 반추해 더 발전된 미래가 설레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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