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아이뽕의 세대 교체_20161029

사려울 2017. 4. 6. 06:32

2년 전, 아이폰6 기변시에도 KT가 태클 걸었었는데 이번에도 치명적인 태클에 통신사 옮길 결단을 했건만 단말기를 보냈단다.

아이폰6 기변 때 가장 먼저 줄을 섰건만 아무런 통보가 없어 수령 방문지로 지정했던 전화국으로 문의 했더니 깜!빡! 했단다!(아이뽕6 시대_20141107)

128기가 신청이었는데 64기가로 착각했다기에 가입 신청서를 확인하곤 몰랐다고!

이번엔 선풍적인 인기로 다른 색상보다 극심한 품귀 현상에 시달리는 제트 블랙을 선택, 가입 개시 1초도 안 되어 신청했건만 신청이 안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예약은 했다만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다.

도리어 일반 가입자가 단말기 수령했다는 글들이 쏙쏙 올라 오는 걸 보곤 전화를 했두만 품귀란다.

'예약 가입 기간을 지나 일반 가입자가 벌써 제트 블랙을 받았다는데 무슨 썰!'

앞뒤 안 맞는 변명에 화가 나서 SK텔 전화해 보니 하루 만에 받을 수 있단다! 이것들이 사람을 뵹신으로 아나!

그래서 바로 신청했는데 그 때 KT의 전화 '고갱님 단말기 니가 있는 곳으로 집어 던졌으니까 잘 받으셔'

하는 수 없이 그냥 쓰기로 했다만 너네들 뭔가 투명하지 못해서 신뢰가 안 가.



사실 이번엔 매트한 블랙을 사용할 결심을 굳혔는데 각종 쏟아지는 기레기들의 비판? 비난!에도 불구하고 막판 뒤집기로 제트 블랙을 선택한 이유는 기존 유광 금속이나 뿌라스띡 재질과 달리 모로 비췄을때 굴곡이 없고 마치 처음 루머에서 나온대로 피아노의 심연의 블랙을 잘 구현 했기 때문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나오자 다른 컬러에 비교를 불허하듯 엄청난 인기 몰이에 묘한 군중 심리가 발동해 버렸달까?

여튼 혁신이고 나발이고 제품 완성도만을 놓고 봤을때 애플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이음새 부분의 매끈한 연결 또한 현재로썬 대륙의 아이들이 모방의 천재라고 할지라도 디테일의 한계는 분명 차이가 난다.

박스 열 때의 저 쫄깃해지는 심장이란!




박스는 무광이지만 아이폰 가장자리에 광택의 뉘앙스를 표현해 놓았다.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을 간신히 눌러 참고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면 이렇게 완연한 검정의 아이폰이 몸에 딱 맞는 침대에 누워 '나 좀 일으켜 줄랑가~' 유혹한다.



저 심연의 블랙이 얼마만이더냐!

제품 구성이나 인터페이스는 우려 먹기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지만 세계적인 주연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용서가 되는게 바로 이런 상황과 같다.

블랙의 아이폰과 박스에 허~연 플라스틱 베드가 왠 열!



등불에 비춰 보면 그 표면의 매끈함을 확연히 알 수 있어 이 정도의 디테일에 대한 마감은 감탄사를 연발하지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난 원래 블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근래 들어 금속의 질감을 살리는 컬러의 풍토에 과감히 역행하면서도 어설픈 변신이 아닌 완벽하게 뒷통수를 후려치는 발상으로 반전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줬다.

이 녀석의 블랙이란게 그냥 색상으로 쉽게 표현되는 블랙이 아니라 블랙홀처럼 모든 빛의 스펙트럼을 흡수하여 육안에 들어 오는 색이 없어 블랙으로 착각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아이폰4->4S->5->5S->6에 이어 6S를 건너 뛰고 2년 인고의 세월 끝에 바로 7을 거머 쥐었는데 그간의 변화는 사실 그리 크지 않다.

가장 큰 외형적인 변화나 기능적인 부분도 거의 변화가 없어 자칫 단조롭거나 지루할 수 있는데 직접 만지는 과정에서 과감한 기술적인 변화나 도입보단 안정화에 더 큰 초점을 맞췄다.

카메라의 디테일, 특히 어두운 사진 촬영시 노이즈와 가상의 물리적인 촉감을 충족시켜 주는 홈버튼, 전체적으로 겁나 빨라진 속도와 상황에 따른 속도의 편차가 줄어 들었다.



우리집 베란다 정원에서 겁나 귀엽게 자라는 소나무(내 동생, 솔영이와 솔양이_20160915)를 가장 먼저 찍었나 본데 사실 아이폰을 쓰는 이유는 딱! 잘라 한 가지 뿐은 아니다.

내가 겁나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어느 리시버에 물리든, 어느 앰프나 무선 스피커에 물려도 그 탄탄한 소리는 믿음직한데다 그 친숙해진 인터페이스 덕분에 가장 편한 뮤직플레이어가 되어 버렸다.

조작시 손끝에 착! 감기는 소위 '손맛'과 몇 년을 써도 버벅대거나 벅차거나 반항하지 않는 궁합 덕분에 내가 손을 놀려서 어느 시점에, 어느 감각을 바라는지도 잘 아는데다 때론 과한 작동시 고무공처럼 땡글땡글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7부터 홈버튼은 전통의 물리적인 버튼을 버리고 압력을 감지해서 작동함에도 마치 물리적인 버튼을 작동시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그 감촉을 기가 막히게 재현해 내었다.

물론 손에 들고 있을때 그런 감촉을 느낄 수 있고 간혹 탁자 같은데 올려 놓고 작동 시키면 느낌은 엄청나게 반감된다.

역시 아날로그를 따라 올 수 없는 감각의 피드백이여!




7의 카메라 성능은 크게 개선된 걸 느끼기 힘든다.

다만 디테일의 컬러 표현 능력은 변칙적인 빛의 환경에서 눈에 띄게 진가를 발휘한다.

게다가 여전히 녹색의 흐리멍텅한 한계를 제껴둔다면 노랑과 빨강의 표현은 탁월해 졌다.

때마침 가을이라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을 찰깍!



이미 시들어버린 나무도 있지만 저 하늘을 표현한 건 폰카의 편견을 버리고 언뜻 보면 성능 좋은 똑딱이의 맛깔스러운 하늘 같다.



밤엔 여전히 폰카는 쥐약이구만.

자글한 노이즈는 둘째치고 포커싱이 버벅대고 그마저 제대로 잡지를 못한다.

동탄2신도시 호수공원이 들어설 자리인데 당채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사진이다.



역삼동에서 은행나무가 멋진 길로 너른 인도에 정갈하게 자라 가을이 깊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만추에 이파리가 떨어져 자욱히 뒤덮인 길을 걷는 것도 청승 맞지 않다.

10월 말일임에도 여전히 파릇한 은행잎을 보면 가을이 늑장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늦다 뿐이지 이 거리가 노란 옷을 갈아 입을 즈음이면 많은 낭만주의자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 팔랑대는 노란 은행잎에 가로등 불빛이 굴절되면 그것 또한 매력적이다.

마치 기분이 흥겨운 아기가 조막만한 손을 흔들며 같이 놀아달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동영상이야 차라리 왠만한 카메라보다 손떨방이 나아 애용하는 기능 중 하나.




장터에 내놓자 금새 팔려 버린 아이팟 나노도 폰으로 찍어 올려 놓았다.

간편하면서도 제법 괜춘한 결과물로 인해 장터 사진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구입 전에는 원하는 색이 아니라 망설였던 아이팟 나노지만 막상 손에 들어 오면 기품 있는 핑크라 싸랑스러워 산책이나 출퇴근길에 유용한 친구였다.(서울역에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싣고_20151016, 일상_20180811)



이 또한 몇 가지 물품과 같이 장터에 올려 놓았던 라이프트론 드럼베이스 스피커(라이프트론 드럼베이스 Ⅲ XL(Lifetrons DrumBass))인데 이 검둥이는 카메라들이 포커스 잡을때 버거워 하지만 아이폰은 척척 잘 잡아낸 게 불가사의다.

성능 좋은 카메라는 몇 장을 찍어도 포커싱이 다 틀린데 아이폰은 포커싱 위치를 터치하면 거의 정확하게 잡아 내므로 하는 수 없이 아이폰으로 찍어야만 되는 몇 안 되는 궁합이렸다.

어쩌다 봉께 카메라 성능 위주로 정리 되어 버렸는데 그 단순한 매력이었다면 진즉에 고무신 거꾸로 신었을 터, 여전히 압도적인 오감 충족을 느끼며 1년? 2년? 같이 사는 동안 잘 지내 보자, 아이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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