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떠나 보내는 내 정든 것들_20161107

사려울 2017. 4. 19. 21:42

그 동안 잘 사용했던 만큼 중고장터에 팔기 전, 마지막 아쉬움의 징표를 남겨 보자.




따박따박 모아둔 포인트에 조금 부담해서 영입했던 아이팟나노7세대.

요 자그마하고 얄상한 녀석이 음악은 며칠 동안 너끈하게 재생하면서 동영상과 사진까지 볼 수 있는데다 블루투스와 라디오도 된단다. 헐~

라디오 품질은 아이팟나노6세대에 비해 좋지 않고 블루투스 이용시 불안하고 수신 거리가 좀 짧은 단점을 빼면 역시 애플답다.

색상은 퍼플에 꽂혔었지만 2015년 1월1일 구입 당시 재고는 핑크와 그린 뿐.

3개월 간 퍼플을 기다리다 결국 핑크로 질러 버렸지만 막상 손 안에 핑크는 예상보다 더 세련되고 이미지에 비해 덜 여성스러워 다행이다 싶어 자~알 썼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는 2015년 4월에 구입해서 주로 자전거 라이딩 시 전용 파우치에 넣어 사용했었는데 과도한 저음이 부담스러워 생각보다는 활용도가 저조했다.

그래서 이참에 출가시킬 형제들과 함께 과감히 방출했었고 장터에 올려 놓은지 3분만에 쪽지로 넘쳐 났던, 역쉬나 한국에서 보스 싸랑은 알아 줘야 된다.

다른 중고들에 비해 보스는 거래가격도 꽤 비싸 파는 입장에선 좋다만 상대적으로 다른 좋은 제품들은 묻히는 경향이 아숩다.



요 앙증맞은 아이템은 장터에 올려 놨음에도 외면 받다 결국 호시탐탐 노리던 조카 녀석이 어부지리 득템했다.

'삼촌삼촌, 요게 모에요?'

'응, 스위스제 블투 스피커'

'애게! 요만한게 소리가 지대루 나와요?'

'응, 크기에 비해 소리는 제법 괜춘해~ 함 들어 볼래?'

'넹,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

'응? 으응 --;;;;;;;'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파트라슈 목에 구급시 차고 다니던 주머니와 비스므리하게 생긴 드럼베이스 파우치로 재질이 가죽 같지만 만지는 순간 비닐로 눈치 채게 된다.

그래도 이런 파우치라면 제법 만족스럽다.

제품 보호와 액세서리 수납이 가능하니까~



난 역쉬나 붐 형제들 매니아다.

현재까지도 싸랑으로 바라 보는 메가붐과 첫 입문에 대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붐의 기대를 고스란히 모아 붐2도 질러 버렸으나 소리는 좋긴 해도 너무 많은 리시버가 춘추전국시대를 이루어 과감히 몇 개로 가족계획을 세우며 방출되어 버렸다.

역시 명불허전, 자그마한 녀석이 소리도 좋고 출력도 좋고 성능도 조~타...지만 메가붐과 베오플레이 A1으로 집중하는게 경제적으로도 타협했던 점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거 영입한 사람은 봉 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게 신주단지 모시듯 엄청난 정성으로 모셨던 만큼 외관에 흠집은 물론 액세서리는 전부 새 거 였다지?

새제품과 거의 동일한 녀석을 4만원 정도 낮춰서 팔았지만 여전히 싸랑스런 제품들 중 하나다.



이건 개인적으로 피아노 위주의 음악과 집 안에서 맥북으로 엎어져 영화 볼 때 종종 활용했었다.

순백의 청순미 가득한 덕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흉측해 보일라 싶어 애지중지 했었고 요 자그마한 녀석이 이런 소리를 뿜어 대는 것 자체가 내겐 아낄 수 밖에 없었다.

휴대하기도 참 편한게 사이즈가 작으면서 두께가 납작해서 가방 어디든 수납에 문제가 없었고 외부에서도 휴대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카랑카랑한 성격 덕분에 종종 사람들이 '어디서 요따구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겨?'하며 두리번 거리기까지 했었으니까.

원래 골드 컬러를 2014년 12월 따끈한 신상일 때 비싸게 주고 구입했는데 급작스런 음질 밸런스 문제로 공식싸비스센터에 보냈고 이 녀석 특성상 스피커콘이 약하다고 해서 기다리다 지쳐 화이트로 교품 받아 애지중지했었다.

이건 장터에 올려 놓고 한 나절 정도 지나 음악 없이는 못 사는 지인한테 헐값에 넘겼는데 피드백으로 쉴 새 없이 '!'를 받을 만큼 사이즈에 비해 소리가 좋은 녀석이다.


이제는 모두 떠나 보내고 조금 홀가분하게 생활하는 중인데 언제 다시 그 지름신이 이성을 마비시킬런지...

한 때는 내 주위에서 맹활약하던 녀석들이라 마지막으로 이렇게 사진을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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