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291

곰팡이 조청_20221016

선물 받은 전통 조청의 캡을 개봉하는 순간, 환영의 꽃다발이 땋! 눈에 띄었다. 9월 초 제조한 제품인데 이건 어디서부터 믿어야 되나? 선물이라 주신 분께 알리기 난감해서 교품을 위해 직접 연락을 취했다만 난감하구먼. 곰팡이 배양 키트? 생산자-판매자-소비자 간 신뢰란 건 시장 경제에서 접점이 없는 걸까? 교품을 받더라도 찝찝해서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많은 제품들 중 한 건을 전체인 양 일반화시킬 수 없어 브랜드는 노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례를 찾는 것도 귀찮아 내돈내산은 하지 않겠다.

쭈꾸미 카페, 하남 달마당_20220811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상승은 잠시 잊고 입에 착! 달라붙는 주꾸미를 달래느라 땀 좀 흘렸다. 미사신도시를 살짝 벗어난 정갈한 쭈꾸미 전문점에서 그리 풍성하지 않지만 적은 가짓수에 비해 맛깔난 음식으로 미각이 흥겨웠고, 허기진 속을 달래는 사이 쭈꾸미+흑삼겹에 앞서 나온 메밀막국수와 묵사발 또한 단독적인 메뉴로 음미해도 모자람 없었다. 미사에 사시는 지인을 만나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주저 없이 여기로 안내하신다. 미사나 강동 지역 토박이나 다름 없는 분이라 주변을 훤히 아시는 분인데 여기가 예전에 카페 였다고? 그래서 카페 분위기의 한식집이었다. 내부 분위기나 소품은 꽤 정갈했다. 물론 가격은 조금 사악한데 근래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길들여져 크게 체감할 수는 없었다. 메밀막국수, 묵사발에 이어 ..

추억이 아닌 현재 진행형, 삼양라면 골드_20220709

추억의 소품들 중 하나로 내 기억에 지워진 줄 알았는데 뜻밖에 대구 고산 하나로마트에서 볼 줄이야. 요즘처럼 풍성한 향미가 들어있는 맛이 아닌 간결한 베이스에 시원한 해물맛이 가미되어 지금 세태와 어울리지 않지만 깔끔한 걸 좋아한다면, 그리고 농심을 보이콧하는 입장에서 이건 반가운 득템이었다. 예전 기억과 그리 이질감 없는, 반가운 얼굴. 삼양라면 고올~드!

풍성하고 너른 정원 카페, 우즈 베이커리 포레스트_20220709

작은 자연을 조성해 놓은 카페에서 야외 의자에 기댄다. 바람에 섞인 풀내음으로 습한 여름을 잠시 잊는 동안 허리 숙여 보이는 것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커피향을 잊어버리는 건 양날의 검이다.-그만큼 가격에 비해 커피 맛이 뵑!- 야외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반려견은 실내 출입 불가라 어쩔 수 없었던 '이유'가 '덕분'이 되었고, 때마침 야외 너른 공간 중 괜춘한 자리를 선점해서 커피 한 잔 곁들이며 큰누나네와 헤어지기 전,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요 녀석은 초코 푸들인데 어찌나 까칠하고 멍충한지, 얼마 전에 봤는데도 또 사납게 짖어 대고,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이란 개념이 없는지 틈만 나면 짖어댔다. 나도 댕이를 오래 키워 봤지만 금세 가족이나 가족과 친한 지인을 빨리 습득한..

들판 옆 도심 카페, 데일리호스 브라운_20220708

들판 옆 카페를 좋아한다. 때마침 추천을 받고 굶주린 커피 한 잔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정말 들판과 인접한 베이커리였다. 조용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 빵 한 조각과 커피를 나누는 사이 하늘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세상 모든 소음을 집어삼켰다. 조금 아쉽다면 천금 같은 들판은 창 너머 정면이 아닌 모로 살짝 시선을 돌려야 했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외부에 나가 들판을 바라보는데 순둥이 한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멍 때리는 사람 첨 보냐멍~" 마늘빵의 겉은 달달하고 조금 딱딱한 식감이라 진정 마늘 바게트 다웠다. 다만 토핑은 내 입맛이 아니어서 딸기케이크로 위안 삼았다. 요즘 빵값 장난 아니다. 큰조카가 올 무렵엔 소나기가 퍼붓는데 얼마나 굵고 살벌한지 샤워기로 퍼붓는 줄 알았다. 카페 내..

중고 피부 크림이라니, 멜라젤_20220625

이게 그리 좋다고 하여 인터넷으로 주문했고, 미심쩍은 벌크 포장을 제껴 캡을 열자 이따위다. 새제품에 지문 인증샷은 필요 없다구. 게다가 유통기한이 겨우 4개월 남아 전화를 드리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판매자님. 나긋한 경상도 사투리와 달리 제품은 정말로 비이성적이라 반품! 이게 뭐라고 판매하는 곳도 별로 없는지, 원참! 캡을 열자마자 첫인상. 선명한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심지어 유통기한은 4개월 남았다. 위생 지퍼백에 담긴 첫 모습부터 의심은 했었다. 멜라루카를 찾아보니 다단계 제품이었다. 뭐든 난 상관없고 제품만 관심 있다규!

파주 대형 카페 문지리535와 평양손만두_20220523

한 때 공장형 카페가 성행하더니 이제는 식물원 카페도 눈에 띄었다. 규모로 따지면 왠만한 식물원 정도는 씹어 먹고도 남을 정도에 메뉴는 카페에 더해 파스타며 피자까지 가능했다. 물론 이색적이고 공감각적인 가치는 지불해야 되겠지만 어느덧 커피 한 잔 가격이 회사 부근의 점심 특선 메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사람이라고 그래도 질리지 않는 한식 메뉴를 선택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운정 신도시까지 달려 이색적인 카페 체험은 간단한 약식으로 끝내자. 근래 들어 자유로를 따라 파주에 특이한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는 가운데 여긴 규모면에서 가히 압도적이었다. 북한식의 꽤 깔끔한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이란다. 운정역 바로 앞인데 너른 식당 내부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