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327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동탄 보나카바_20240414

김제에서 동탄까지 날아온 동상, 그래서 뭔가 특별한 식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입맛에 후회는 없어야 되겠는데 녀석의 입맛을 잘 알기 때문에 주저 없이 보나카바로 예약을 했다.서울에서 태어나 어릴 적 원주로, 학교는 충주로, 회사는 오산으로, 다시 회사가 전부 이전하면서 김제로 기구한 삶(?)을 사는 녀석이지만 워낙 해외 출장이 잦고, 회사 내 입지가 괜찮아 심적 안정이 느껴졌다.근데 거구인데도 불구하고 가리는 식재료는 어찌나 많은지.예전에 익산 일해옥-여기 완죤 내 스탈-에 데려갔다 쥔장의 한 마디에 삐칠 정도로 마음도 여리지만(?), 가리는 식재료는 무궁무진한데 특히 범용으로 사용되는 계란과 파는 거부했다.일해옥에서도 계란과 파를 빼고 달라는 말에 쥔장께서 "뭐든 다 잘 먹게 생겼는디 워째 가리는 게..

기나긴 여정의 끝, 안동 학가산온천_20240412

돌아서는 길은 늘 허전한 지 석양의 뒷모습 또한 그렇게 쓸쓸할 수 없었다.근래 물가 대비 온천을 통틀어 6,500원이란 수를 본 게 얼마 만인지.착한 가격 때문이라도 좋은 인상만 남을 수밖에.안동학가산온천은 천년고찰 광흥사를 품에 안은 학가산의 동남쪽에 위치하며, 조선 세조 때에는 길 떠난 중앙관료나 일반인들이 여행길에 쉬어가는 두솔원이 있던 자리였습니다.학가산 줄기 지하암반 690~940m에서 용출되는 깨끗한 수질과 하루 1,325t의 풍부한 수량으로 1,200여 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현대식 시설입니다. 알카리성 중탄산나트륨형 온천으로 수질이 부드럽고 온열에 의한 진정작용이 있어 특히 혈액순환, 신경통, 불면증, 피로회복 등에 좋습니다.특히 수면방에 설치된 산소공급기는, 분당 8ℓ의 산소를 발생..

정감 어린 간이역, 군위 화본역_20240412

군위를 떠나기 전 마지막 여정은 화본역으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흥행이 한몫한 곳이었다. 그런 걸 보면 문화 컨텐츠의 위력은 문명의 파도에 떠밀린 간이역을 특별한 존재로 재탄생시킬 만큼 파급력은 실로 어마했다.화본역은 중앙선의 철도역으로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에 소재한 역으로 국가철도공단 공식 소개 문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소개되었다. 인근 지역에서는 여객열차 역보다는 관광지로 더 유명하며, 군위 거주자나 철도 동호인이 아닌 이상 아예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24년 이후에는 실제로 더 이상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는데, 이는 중앙선의 복선 전철화와 함께 선로가 산성면 윗동네인 의흥면으로 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흥면 ..

보이는 모든 것들이 반듯한 창원_20240409

창원에서 숙박은 처음인데 반듯하게 정비된 도시 한가운데, 그것도 엄청난 규모의 주택단지 전망으로 우뚝 솟은 곳이라 이거 누가 책임질지 기분이 까리뽕했다.저녁 식사 해결을 위해 부근에 잔치국숫집으로 출발했는데 정문 앞 광장을 철통 방어 중인 백호들이 어찌나 정교한 지 하마터면 츄르를 들이밀고, 눈인사할 뻔 했다.-냥이 집사의 성향이라 가끔 길 가다 냥이들과 마주치면 습관적으로 눈인사를 하게 되는데 그걸 이해 못 하는 주위 사람들은 눈이 아픈 줄 알고 인공눈물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작은 여울을 낀 멋들어진 인도를 걸으며, 때마침 서녘 집으로 돌아가는 뜨거운 석양이 태우는 하늘을 감상하는 것도 꽤나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이전 관련글] 창원과 부산 여정, 남은 건 사진 하나_20190313전날 창원으로 가게 ..

괜찮은 선택, 소설 알래스카 한의원_20240405

회사 전자책 대여로 완독을 했는데 넘 재밌는 소설을 발견했다.‘알래스카 한의원’표지는 끝없이 펼쳐진 설원 대신 비슷한 청량감을 주는 하늘빛 일색이었고, 지구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청정 지대란 걸 암시했다.그 춥고 청명한 지역에 한의원?미쿡에 한의원, 그것도 본토가 아닌 변방과도 같은 알래스카에 지극히 동양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한의원이라니 당연히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일 주일 동안 대여기간 동안 조기에 읽어, 그것도 집중적으로 읽은 건 하루 만에 대부분 분량을 읽어 버렸다.주인공 이름은 이지.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난해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양한방을 가리지 않고 명의를 찾아다녔음에도 진전이 전혀 없어 진통제에 의존하던 중 알래스카의 한의원에서 이 질환을 치료했다는 논문을 통해 지..

회사 회식으로 만만하게 찾는 그릴1492_20240324

이베리코는 돼지 품종 가운데 하나로 머리와 코가 길고, 귀가 길고 좁으며, 몸이 검은 것이 특징으로 스페인이 원산지다.스페인 흑돼지인 이베리코는 자연 방목으로 도토리를 먹으며 자라 맛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양돈업계 일각에선 "이러다 국내산이 이베리코로 둔갑되는 것 아니냐."라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출처] 이베리코_다음사전오랜만에 모임 저녁 식사는 종종 회사 회식으로 애용하던 이베리코 고깃집.웃고 떠드는 사이 훌쩍 저녁 시간이 되었고, 마지막 유종의 미는 부근 카페에서 수다 떨다 밤 9시 넘어서야 파했다.봄이라 뭘 해도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시래기 순대국, 양평 개군 토종순대국_20240323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출발하여 끝까지 여행 가이드로서 책임감을 느껴 남한강 여주보에 들렀지만 예전 생각하며 갔다 길을 헤매는 바람에 꽤 시간이 걸렸고, 워낙 봄볕이 강해 오래 있지 못했다.게다가 간현유원지 식당에서 먹은 아침이 벌써 소화가 되어 뱃속은 그야말로 전시상황이라 이른 저녁을 먹자는 의견에 비교적 가깝고 맛집으로 유명한 양평 개군의 순대국밥으로 결정했다.이른 저녁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해서 식당에 들어서자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문전성시라 역시나 싶었다.어차피 국밥이라 주문한 메뉴는 빨리 나왔는데 일행의 폭풍흡입하는 모습을 보곤 너무 강행군했나 싶어 조금 미안했지만 사실은 입맛에 맞아서 맛이 있었단다.무청시래기가 들어간 순댓국이 독특하다거나 덧내가 적다거나 등등 일행의 호평에 괜히 으..

갖잡은 어패류를 파는 화성 사강시장_20240302

송산 사강시장에 가면 서해 갯벌에서 춤추는 각종 어패류, 특히 조개와 쭈꾸미가 춤을 춘다.추위의 습격으로 조용한 장날이라 떠들썩한 장터 구경은 못했지만 바지락, 쭈꾸미와 낙지를 납치해서 덮밥으로, 칼국수로 먹으면 가출한 입맛도 냉큼 돌아오겠다.뜨거운 호떡은 덤~원래는 북적이는 장날이라는데 꽃샘추위가 오던 날이라 시장과 그 주변은 한산했다.서해가 인척이라 거기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 특히 싱싱한 바지락이나 쭈꾸미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그래서 저녁엔 외식 대신 집에서 쭈꾸미 덮밥을 먹었는데 쭈꾸미만 먹어도 배가 터지겠다.

불완전한 옹심이칼국수_20240301

횡계에 도착하여 예전 생각에 중화요리 식당을 방문했지만 재료 소진으로 조기 영업 마감하는 바람에 아쉬운 대로 인척에 있는 옹심이 식당을 방문, 옹심이 칼국수를 시켰는데 때마침 몰려든 손님들로 한참 걸려 요리가 나와 허겁지겁 흡입했다.담백하면서 적절한 간이 배어 먹을만했으나, 내가 기억하던 옹심이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내 기억이 시간으로 인하여 오염되어 버린 걸까?내 기준으로 칼국수 양은 조금 아쉽긴 해도 적당한 편-칼국수에 환장한 족속이라-이었고, 상대적으로 옹심이 양은 얼마 되지 않았다.식당을 나와 차량을 주차한 방향으로 출발하려는데 옆에 쌓인 눈 보소!이번 겨울 동안 유별나게 폭설 소식이 많이 들렸던 강원도였다.다음 목적지는 삼척으로 잡으려다 그냥 일정을 포기했다.황금연휴라 그런지 숙소 가격이 장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