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m가 넘는 고지에 우뚝 선 숙소는 2015년 처음 연을 맺었고, 일대 베이스캠프 삼아 거의 매년을 요긴하게 활용 했었던 친숙한 경험에 비추어 올해도 빼지 않았다.
자연은 오래된 것들에서 싫증 나거나 낡았다는 느낌이 없건만 인공적인 것들은 낡은 것들에서 과정에 따라 극단적인 '현재'의 결과가 있기 마련인데 여긴 점점 거리를 둘 때가 되었다.
회사를 통한 제휴 프로그램의 혜택과 감성 사이에서 이제는 감성의 역치에 다다르고, 꽤 많은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괜히 성질 버릴 필요 없겠다.
여러 가지 중 특히 중대형 평형대를 제외한 소형 객실의 경우는 조리 시설이 없었다.
화재 위험? 급 나누기?
객실내 베란다 통유리창은 틀이 변형된 건지 창을 완전히 닫더라도 너른 틈이 보였고, 그 틈 사이로 한파가 몰고 온 찬바람이 제법 불어 난방이 거의 되지 않아 실내가 꽤나 포근했던 용평과 극명하게 대조되었던데다 밤새 여우가 우는 듯한 소리까지 들렸다.
굳이 장점을 꼽으라면 너른 실내를 들 수 있었는데 비슷한 가격대에선 이만큼 공간이 너른 곳도 많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오투리조트는 태백시 주관 태백관광개발공사에서 설립된 후 2014년에 폐업했다 2016년에 민간기업인 부영그룹이 인수하여 현재 운영 중이란 사실.
창을 열자 가장 먼저 눈 덮인 오투리조트 퍼블릭이 전망 되었다.
게다가 한 동안 멈춰있던 스키장도 개장을 한 건지 체크인 당시 3대가 함께 찾은 가족이 체크인을 하면서 한참 대화를 주고받다 다른 가족들이 지친 모습을 보이자 정가로 결제했었는데 먼 길까지 찾아와 뒤늦게 다른 숙소를 알아볼 엄두를 못냈었던 게 아닐까 싶었고, 이어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했던 한 커플은 스키장에 대한 들뜬 기대감으로 대화를 나눴었다.
도계에서 통리로 넘어오는 통리재 구간은 여전히 구부정하고 험한 고갯길인데다 눈까지 내려 많이 긴장했던 탓인지 숙소에 도착하자 피로감이 일시에 밀려 들었지만 창을 열자 1천m 고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청량감에 모든 피로를 잊고 땅거미가 내려앉은 설경에 빠졌다.
산중 낮은 일찍 저물고 금세 밤이 찾아왔다.
도착해서 한창 설경에 빠진 사이 어느새 해는 지고 땅거미도 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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