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 29

일상_20161224

성탄전야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하잖다. 초저녁부터 분주하길래 무언가 봤더니 과메기와 순대볶음을 위시해서 몇 가지 가끔 먹는 음식들. 난 이 비린내가 익숙치 않아 패쓰! 순대곱창볶음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 중 하나라 개흡입 했지. 며칠 전에 내린 눈이 겨울 추위로 고스란히 얼어 있다.조카들 권유로 걸어서 노작박물관 뒤 무장애길로 갔었는데 그 늦은 시간에도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걸 보면 성탄 전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무장애길을 따라 올라가는 조카 녀석들은 어릴적에도 이렇게 같이 산책을 다니면 신이 나서 쫓아 다녔더랬는데 이 날도 혈기왕성하다.다만 앞서 가는 녀석은 입대를 몇 달 앞 둔 시점이라 마음이 착잡 했나 보다.길 가던 내내 특유의 입담과 유머가 좀 뜸했고 한사코 여기까지 걷자..

일상_20161218

여긴 그닥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싶은데 오마니와 함께 갈 수 밖에 없었던 만의사.겨울 찬 바람이 예외 없이 세찬 곳이라 든든하게 입고 찾아 간 날은 겁나 조용해서 사진 찍기 좋은 기회이긴 했지만 애시당초 모든게 귀찮은 날이라 그저 몇 장만 흔적을 남겼다. 바람에 휘날리는 연등은 그래도 보기 좋다.왠지 역동감과 성스러움이 공존하는 것만 같단 말야. 익살스런 동자승들이 한데 모여 재잘 거리는 것만 같다. 의외로 이 동그리 불상도 귀엽네.장난끼 많은 누군가가 동전을 이게 만들었다, 재치 만점이지? 이 기왓장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소원을 새겨 쌓아 놓았다.어떤 종교든 이제는 돈지랄에 풍년이구먼.어떻든 소원이나 팍팍 성취시켜 줍쇼들~

일상_20161217

주말 늦은 밤에도 간단히 짐을 차려 가출한 건 빠듯한 시간에 운동이란 걸 하기 쉽지 않아 편한 주말 밤을 이용하게 된다. 더불어 야외에서 음악도 즐기고~ 반석산 둘레길은 야자매트로 정갈하게 닦여 있건만 가을을 지나면서 떨어진 낙엽에 초토화 되었다.밟을 때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겨울이 지날 수록 낙엽이 먼지로 변하면서 사그라드는데 경쾌한 발걸음을 도와주는 지라 은근 기분이 좋아부러. 오산천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동탄2신도시는 이제 암흑의 옷을 벗고 활기차고 화려한 문명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둘레길을 따라 쭈욱 걷다 보면 암흑 속에서 두터운 낙엽이 쓸리는 소리가 급작스레 들리며 무언가 빠르게 움직인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소리를 내는 주인공은 꿩과 고양이, 고라니 되시겠다.내가 흠칫 놀랄 정..

일상_20161204

부쩍 짧아진 낮에 부쩍 추워진 바람살이 영락 없이 겨울이다.11월이 되도록 가을 낙엽이 꽤 많이 붙어 있다고 좋아라 했는데 찬바람 앞에선 장사가 없나 보다. 초저녁임에도 밤이 되어 반석산 둘레길을 혼자 다니는 재미를 붙여서 한껏 음악을 틀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거닐다 만난 자전거를 타던 반가운 사람들.오후 5시 반인데도 깜깜해져 둘레길은 이미 텅 비었다.밤에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초점을 잘 잡지 못하는 구만. 쉴 새 없이 걷다 뜬금 없이 나비가 날아 다닌다.이 녀석만 있는게 아니라 종종 등불 주위를 맴도는 녀석들이 눈에 띄는데 낙엽 색깔과 거의 같아서 바닥에 앉아 쉬면 잘 표가 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 입바람을 훅 불면 그제서야 '들꼈구나' 싶어 또 사정 없이 날아 다닌다. 노작박물관으로 ..

작은 동그라미의 꿈, 뱅앤올룹슨 A1

2016년 5월 말에 선택한 베오플레이 A1은 넘사벽 가격과 드자인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B&O, 일명 뱅앤올룹슨의 엔트리-라고는 하지만 가격은 첫 출시 때 한화 40만원에 육박했다-에 해당되는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로 소리도 정평이 나 있던 친구였다.당시 비슷한 용도로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와 하만카돈 에스콰이어 미니, UE Boom을 사용 중이라 구입 전 고민이 많았었는데 굳이 이 친구를 선택한 건 휴대성과 출력을 어느 정도 충족했기에 가능했다. 풍채 늠름한 A1은 요따구로 가죽 스트랩이 있어 걸면 걸린다(많이 들어 본 문구?)광고나 블로거들의 포스트를 보면 카라비너로 가방에 걸어서 다니는 사진을 많이 봤는데 실제 그렇게 했다가 줏대 없이 덜렁이면서 요리조리 돌아가 들리는 소리가 균일하지 않았고 은근 음..

해남 고구마_20161202

지인이 보내준 해남 물고구마가 보기엔 쬐깐해도 무시할 수 없는 녀석이다.내가 먹어 본 고구마 중에서 당도에선 이게 최고라고 엄지척 해도 저얼대 손색이 없을 만큼 완전 꿀에 절여 놓았다고 해도 믿을 만큼 촉촉하고 달다.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눈에 보이는 다른 녀석들도 이뻐서 뱃속으로 넣고 싶어 먹게 되고 그러다 체한 적도 있다지! 평소 맛나게 먹었다던 고구마들도 이 녀석 앞에선 명함 조차 못 내밀 정도라지~

일상_20161129

시청 뒷편 소호정 괴기국은 딱 내 취향이긴 하나 여긴 한결 같이 불친절하다.원래 안동국시 전문점으로 알고 가끔 찾아 전 정도 추가하기도 했지만 국시만 먹다 지인의 권유로 국밥을 한 입 넣는 순간 삘은 통했는데 비싼 돈 싸들고 찾아가 내가 부탁하러 왔나 자괴감 든 적도 있었다. 식사 후 커피 한 사발 들고 거리를 채운 집회 인파 속에 잠시 서 있다 다시 돌아간 날.찾아오는 겨울이라 제법 춥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