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5 10

2016년 마지막 날_20161231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고는 하지만 늘 같다.2015년 한 해 동안은 뻔질나게 전국토를 안방 드나들 듯이 쫓아 다녔고 그짓말처럼 2016년 접어 들어선 핵조신모드로 평일은 일, 주말 휴일은 동네의 공식에 충실했던 만큼 내가 누릴 수 있는 주변 활용은 극대화 했었다.다가 오는 2017년은 어떻게 바뀔지 나로썬 알 수 없지만 변하지 않는 건 늘 내일에 대한 설렘이렸다.2016년 마지막 날도 늦은 밤을 골라 반석산에 습관적으로 운을 뗐다. 날이 그래서 인가? 평소 주말 휴일보다 더 조용하다.원래 밤이 되면 조용한데 이견이 없지만 이 날 만큼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서 음악을 틀어 놓은 스피커를 목 졸라 가며 볼륨을 올려도 지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걷는 라이브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다. 둘레길과 오산천 산책로..

크레이프 케이크_20161230

입으로 넣으면 부드러움과 쫀득함이, 눈으로 보면 겹겹이 알찬 요 크레이프 케이크는 가끔 먹는 주전부리기도 하다.이 겹겹이 쌓인 알찬 맛들이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괜한 감성까지 이입되면서 먹을 때 좀 더 혓바닥으로 쌓인 겹들을 헤아리는 것도 작은 행복이라면 행복이다.그래도 역시나 단맛이 과한 건 많이 먹지 못하는 케이크들의 치명적이고 태생적인 단점이겠다.

일상_20161225

성탄절이 일요일이라 손해 보는 느낌, 피해 의식에 젖어 그냥 평범한 일상과 별 반 다를바 없이 지냈다.2년 연속으로 12월이 따스한 겨울이라 활동에 큰 제약이나 불편함은 없었다만 피 같은 휴일이 빈혈 수준이라 불만이다. 오산천 산책로엔 의외로 사람들이 많아 나처럼 조용한 성탄절을 보내는 사람이 많구나 싶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그런 응원인가?새들의 날개짓과 움직임이 비교적 잦아 슬로모션으로 찍어 봤는데 이상하게 카메라만 들면 잘 떨어지던 낙엽이 잠잠해지고 미친 듯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새들이 조용해진다.미스테리여! 겨울을 맞이한 들판은 황량하기까지 한데 그마저 겨울만의 정취겠거니 하며 긴 산책과 함께 조용한 성탄 연휴를 보냈다.

일상_20161224

성탄전야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하잖다. 초저녁부터 분주하길래 무언가 봤더니 과메기와 순대볶음을 위시해서 몇 가지 가끔 먹는 음식들. 난 이 비린내가 익숙치 않아 패쓰! 순대곱창볶음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 중 하나라 개흡입 했지. 며칠 전에 내린 눈이 겨울 추위로 고스란히 얼어 있다.조카들 권유로 걸어서 노작박물관 뒤 무장애길로 갔었는데 그 늦은 시간에도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걸 보면 성탄 전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무장애길을 따라 올라가는 조카 녀석들은 어릴적에도 이렇게 같이 산책을 다니면 신이 나서 쫓아 다녔더랬는데 이 날도 혈기왕성하다.다만 앞서 가는 녀석은 입대를 몇 달 앞 둔 시점이라 마음이 착잡 했나 보다.길 가던 내내 특유의 입담과 유머가 좀 뜸했고 한사코 여기까지 걷자..

일상_20161218

여긴 그닥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싶은데 오마니와 함께 갈 수 밖에 없었던 만의사.겨울 찬 바람이 예외 없이 세찬 곳이라 든든하게 입고 찾아 간 날은 겁나 조용해서 사진 찍기 좋은 기회이긴 했지만 애시당초 모든게 귀찮은 날이라 그저 몇 장만 흔적을 남겼다. 바람에 휘날리는 연등은 그래도 보기 좋다.왠지 역동감과 성스러움이 공존하는 것만 같단 말야. 익살스런 동자승들이 한데 모여 재잘 거리는 것만 같다. 의외로 이 동그리 불상도 귀엽네.장난끼 많은 누군가가 동전을 이게 만들었다, 재치 만점이지? 이 기왓장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소원을 새겨 쌓아 놓았다.어떤 종교든 이제는 돈지랄에 풍년이구먼.어떻든 소원이나 팍팍 성취시켜 줍쇼들~

일상_20161217

주말 늦은 밤에도 간단히 짐을 차려 가출한 건 빠듯한 시간에 운동이란 걸 하기 쉽지 않아 편한 주말 밤을 이용하게 된다. 더불어 야외에서 음악도 즐기고~ 반석산 둘레길은 야자매트로 정갈하게 닦여 있건만 가을을 지나면서 떨어진 낙엽에 초토화 되었다.밟을 때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겨울이 지날 수록 낙엽이 먼지로 변하면서 사그라드는데 경쾌한 발걸음을 도와주는 지라 은근 기분이 좋아부러. 오산천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동탄2신도시는 이제 암흑의 옷을 벗고 활기차고 화려한 문명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둘레길을 따라 쭈욱 걷다 보면 암흑 속에서 두터운 낙엽이 쓸리는 소리가 급작스레 들리며 무언가 빠르게 움직인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소리를 내는 주인공은 꿩과 고양이, 고라니 되시겠다.내가 흠칫 놀랄 정..

일상_20161204

부쩍 짧아진 낮에 부쩍 추워진 바람살이 영락 없이 겨울이다.11월이 되도록 가을 낙엽이 꽤 많이 붙어 있다고 좋아라 했는데 찬바람 앞에선 장사가 없나 보다. 초저녁임에도 밤이 되어 반석산 둘레길을 혼자 다니는 재미를 붙여서 한껏 음악을 틀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거닐다 만난 자전거를 타던 반가운 사람들.오후 5시 반인데도 깜깜해져 둘레길은 이미 텅 비었다.밤에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초점을 잘 잡지 못하는 구만. 쉴 새 없이 걷다 뜬금 없이 나비가 날아 다닌다.이 녀석만 있는게 아니라 종종 등불 주위를 맴도는 녀석들이 눈에 띄는데 낙엽 색깔과 거의 같아서 바닥에 앉아 쉬면 잘 표가 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 입바람을 훅 불면 그제서야 '들꼈구나' 싶어 또 사정 없이 날아 다닌다. 노작박물관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