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7 4

일상_20161115

떨어지는 낙엽을 애써 찍으려 해도 희한하게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바람이 잠잠해 진다.불가사의여!몇 번을 찍었건만 바람이 잠잠해져 포기하려 하면 조롱하듯이 세찬 바람이 불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래서 다시 급하게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또 잠잠...두 손 두 발 다 들고 그마저 가장 만족할 만한 동영상에 위안 삼자, 신발~ 저녁 식후의 커피 한 사발이 하루의 긴장을 풀어 주는 건 알겠지만 이 날은 더더욱 니미럴 같은 앙금들을 토닥여 줬다.여의도까지 간 김에 순광형 뵙고 왔더라면...가을과 함께 옛 추억들도 되살아 난다.

일상_20161114

퇴근길에 쉰나게 떨어지는 빗방울이 아니나 다를까 조금 남아 있던 가을 정취를 워찌나 괴롭히는지! 담배 연기를 마시는 잠깐 동안 그 맛을 잊을 만한 이 동정심은 급기야 그리움에 대한 회상까지 촉수를 뻗쳐 지저분하던 폰 렌즈를 닦고 어느새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비가 그친 건 시간이 흘러 제법 마른 땅을 드러내지만 낙엽이 잡아 놓은 억울한 증거는 여전히 품고 있어 금새 범인은 발각 되었다. 추운 만추의 빗방울과 바람에 여전히 저항하는 남은 가을 잔해들은 종내엔 떨어지겠지만 그 빛깔은 여전한 기력을 행사하며 섣부른 아쉬움으로 단정 지으려던 이내 마음을 도리어 위로해 준다. 찰진 재미를 안겨 주는 이 녀석들이 참 좋아 퇴근길이 설렌다.

일상_20161112

미친 듯이 가을을 털어 내는 찬겨울의 강바람. 가을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일까?바람이 부는 대로 가냘픈 몸을 흔들어 대지만 절대 꺾이지 않는다.자전거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이런 향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기동력이 어느 정도 따라 주는 고로 한 자리에서의 식상함에 젖을 겨를이 없다. 사정 없이 흔들어 대는 바람에 흔들리기만 할 뿐, 꺾이거나 뽑히지 않고 조롱하듯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너희들의 부드러움을 난 얼마나 경탄했던가! 부는 바람과 남은 가을 정경에 아이들이 신나서 사진 찍어달라고 보챈다.너른 고수 부지의 잔디밭에 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가 보기 좋구먼. 갈대 너머에서 강렬하게 웃어대는 햇살 가을이 만들어 놓은 나무 터널이 작별을 예고하는 추풍낙엽.이 터널이 보기 좋아 자전거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