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5

해남 고구마_20161202

지인이 보내준 해남 물고구마가 보기엔 쬐깐해도 무시할 수 없는 녀석이다.내가 먹어 본 고구마 중에서 당도에선 이게 최고라고 엄지척 해도 저얼대 손색이 없을 만큼 완전 꿀에 절여 놓았다고 해도 믿을 만큼 촉촉하고 달다.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눈에 보이는 다른 녀석들도 이뻐서 뱃속으로 넣고 싶어 먹게 되고 그러다 체한 적도 있다지! 평소 맛나게 먹었다던 고구마들도 이 녀석 앞에선 명함 조차 못 내밀 정도라지~

일상_20161129

시청 뒷편 소호정 괴기국은 딱 내 취향이긴 하나 여긴 한결 같이 불친절하다.원래 안동국시 전문점으로 알고 가끔 찾아 전 정도 추가하기도 했지만 국시만 먹다 지인의 권유로 국밥을 한 입 넣는 순간 삘은 통했는데 비싼 돈 싸들고 찾아가 내가 부탁하러 왔나 자괴감 든 적도 있었다. 식사 후 커피 한 사발 들고 거리를 채운 집회 인파 속에 잠시 서 있다 다시 돌아간 날.찾아오는 겨울이라 제법 춥게 느껴졌다.

일상_20161127

전날 내린 첫 눈은 그리 춥지 않은 날씨로 인해 대부분 바로 녹아 비가 내린 양 온통 축축히 젖어 있었건만 자전거 타러 나간 오산천 고수 부지 조차 고인 물을 피해 다니느라 쉽지 않았다.바람에 이끌려 이리저리 휘둘리던 갈대마저 물에 젖은 강아지처럼 털이 폭삭 달라 붙었다.계절이 다가 올 때 기온차는 익숙치 않은 상태라 가장 혹독하기 마련인지 고수 부지는 썰렁하기만 했다.애시당초 쉰나게 한 바퀴 돌려고 했던 계획도 도중에 접어버리고 적당히 쉴 만한 곳을 찾아 가져간 빵과 커피만 비우고 온 휴일이었다.

반갑다, 첫 눈_20161126

일상 시계와 인생의 시계는 영원히 만나지 않고 평행선을 그리며 가끔 좁아지거나 멀어질 뿐이다. 아마도 그 시계가 겹쳐지면 인생의 허무함에 사로잡혀 지나치게 센치해지는 본능으로 인해 일상을 등안시 하기 때문에 조물주가 두 시계를 각기 다른 주머니에 두게 하여 혼란스럽지 않게 하기 위함이겠지?가을에 대한 감상에 젖어 있는 동안 어느새 겨울 예고를 귀띔하듯 쌓이기도 전에 보란 듯이 증발해 버리는 눈발을 뿌리며 단잠을 깨우곤 퍼뜩 정신을 차리게 된다.첫 눈?첫 번째가 가진 설렘은 첫 눈처럼 짧고 아쉬워 오래 동안 가슴에 두란 건가?그 첫 눈이 고맙게도 휴일에 여유와 함께 동행하란다. 시간이 한참 지나 올리는 사진인데 어디서 찍은 거지?나름 매뉴얼 포커싱의 진가가 발휘되는, 허공에 하염 없이 날리는 눈발이 첫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