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 29

일상_20170122

혼자 부시시하게 일어나 눈 내린 휴일 아침, 맑은 햇살이 창 넘어 취한 잠을 깨웠다. 조금 내린 눈에도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 베란다 창을 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휴일 여유를 누리며 눈이라는 장난감을 맘껏 즐기고 계신다.채 온전치 않은 졸음을 애써 떨치고 대충 끼니를 챙긴 후 커피와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새 반석산으로 돌려진 발걸음을 굳이 돌릴 필요가 있겠는가 싶어 발길이 닿는대로 맡겼다. 이런이런... 정원 초과 하셨구먼.노작마을 노인공원 초입에 도착하자 정원 초과한 썰매가 전복해 버린다.사고와 동시에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에 시선이 갈 수 밖에... 둘레길에 들어서 고스란히 쌓여 있는 눈길에 빛 바랜 낙엽 하나가 꽂혀 있다. 양지 바른 곳은 벌써 눈이..

일상_20170121

제주로 떠난 가족들과 달리 내가 사는 고장을 지키던 주말, 점심을 해치우자 하염 없이 퍼붓던 함박눈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여 라마다호텔 커피빈으로 커피 한 사발 때리러 왔다.일요일과는 다른 주말의 여유를 벗삼아 창가에 자리 잡고 커피에 심취해 있는 사이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걷히는 구름을 비춘다. 분명 하늘엔 두텁던 구름이 걷히면서 석양이 비추려 하는데 호랭이 장가 가려는지 얕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눈꽃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부드럽게 엉켜 있는 눈뭉치가 반증해 준다.역시 과일이든 야채든 신선할 때가 최고 아니겠어? 커피빈 테라스에 측백나무? 너머 노작박물관이 보인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눈꽃의 고결한 기품이 아름답다. 테라스에서 사진 찍다가 추워서 냉큼 들어 왔는데 그 잠깐 사이 많..

일상_20170108

주말 휴일에 맛들인 혼책? 혼자 산책!이런 낙이라도 있어야지 하던게 벌써 일 년 넘게 꾸준한 일상이 되어 버렸다. 늘 가던 패턴 그대로~ 늘 한숨 돌리던 장소 그대로~ 늘 쳐다 보던 하늘 그대로~ 아주 작은 변화를 준답시고 습지공원으로 방향도 살짝 틀어 보고~ 다시 반석산으로 올라 습지공원 반대편 늘 내려 오던 복합문화센터는 그대로~ 겨울 옷을 두툼하게 입은 나무라...12월 겨울은 따스했으나 긴장을 풀려는 1월이면 매서운 추위가 찾아 온다.허나 작년의 기록적인 한파는 제 풀이 많이 꺾여 전형적인 겨울일 뿐.

2016년 마지막 날_20161231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고는 하지만 늘 같다.2015년 한 해 동안은 뻔질나게 전국토를 안방 드나들 듯이 쫓아 다녔고 그짓말처럼 2016년 접어 들어선 핵조신모드로 평일은 일, 주말 휴일은 동네의 공식에 충실했던 만큼 내가 누릴 수 있는 주변 활용은 극대화 했었다.다가 오는 2017년은 어떻게 바뀔지 나로썬 알 수 없지만 변하지 않는 건 늘 내일에 대한 설렘이렸다.2016년 마지막 날도 늦은 밤을 골라 반석산에 습관적으로 운을 뗐다. 날이 그래서 인가? 평소 주말 휴일보다 더 조용하다.원래 밤이 되면 조용한데 이견이 없지만 이 날 만큼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서 음악을 틀어 놓은 스피커를 목 졸라 가며 볼륨을 올려도 지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걷는 라이브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다. 둘레길과 오산천 산책로..

크레이프 케이크_20161230

입으로 넣으면 부드러움과 쫀득함이, 눈으로 보면 겹겹이 알찬 요 크레이프 케이크는 가끔 먹는 주전부리기도 하다.이 겹겹이 쌓인 알찬 맛들이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괜한 감성까지 이입되면서 먹을 때 좀 더 혓바닥으로 쌓인 겹들을 헤아리는 것도 작은 행복이라면 행복이다.그래도 역시나 단맛이 과한 건 많이 먹지 못하는 케이크들의 치명적이고 태생적인 단점이겠다.

일상_20161225

성탄절이 일요일이라 손해 보는 느낌, 피해 의식에 젖어 그냥 평범한 일상과 별 반 다를바 없이 지냈다.2년 연속으로 12월이 따스한 겨울이라 활동에 큰 제약이나 불편함은 없었다만 피 같은 휴일이 빈혈 수준이라 불만이다. 오산천 산책로엔 의외로 사람들이 많아 나처럼 조용한 성탄절을 보내는 사람이 많구나 싶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그런 응원인가?새들의 날개짓과 움직임이 비교적 잦아 슬로모션으로 찍어 봤는데 이상하게 카메라만 들면 잘 떨어지던 낙엽이 잠잠해지고 미친 듯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새들이 조용해진다.미스테리여! 겨울을 맞이한 들판은 황량하기까지 한데 그마저 겨울만의 정취겠거니 하며 긴 산책과 함께 조용한 성탄 연휴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