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고는 하지만 늘 같다.
2015년 한 해 동안은 뻔질나게 전국토를 안방 드나들 듯이 쫓아 다녔고 그짓말처럼 2016년 접어 들어선 핵조신모드로 평일은 일, 주말 휴일은 동네의 공식에 충실했던 만큼 내가 누릴 수 있는 주변 활용은 극대화 했었다.
다가 오는 2017년은 어떻게 바뀔지 나로썬 알 수 없지만 변하지 않는 건 늘 내일에 대한 설렘이렸다.
2016년 마지막 날도 늦은 밤을 골라 반석산에 습관적으로 운을 뗐다.
날이 그래서 인가? 평소 주말 휴일보다 더 조용하다.
원래 밤이 되면 조용한데 이견이 없지만 이 날 만큼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서 음악을 틀어 놓은 스피커를 목 졸라 가며 볼륨을 올려도 지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걷는 라이브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다.
둘레길과 오산천 산책로가 만날 무렵 야간 자전거 라이딩 중인 사람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반석산에서 만난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막상 나 혼자 누리라고 멍석 깔린 거나 마찬가진데 묘하게 재미 없다.-이 변덕이라니-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도착해서 까지 그냥 멍 때리면서 왔다면 말 다했지.
아이팟 터치로 음악을 연결해서 듣고 간헐적으로 아이폰을 사진기로 활용하는데 품 안에 아이폰은 거의 꺼내지 않은 만큼 그냥 앞만 보며 가다 이 사진 조차 손에 잡힌 아이팟 터치로 찍어 버렸다.
그러다 결국 어처구니 없는 사건.
반석산 정상길에 접어 들어 큰 마음 먹고 아이폰을 끄집어 내어 야자매트가 깔린 매끈한 길을 걷던 중 홀라당 미끄러져 버렸다냐!
평소 미끄럽거나 바닥의 마모가 심하지 않는 곳인데 뭐지?
이 때 열라 황당해서 나도 모르게 "씨!"를 뱉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2016년 한 해를 무사히 보낸 액땜이려니 생각이 들어 웃음만 나온다.
이 날 이후에도 몇 번을 더 지나치며 행여나 미끄러운가 싶어 발로 문질러 보면 전혀 미끄럽거나 그럴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데 이 날은 왜 이랬을까? 불가사의여~
한 해의 마지막을 몸 개그와 따스한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하며 2017년엔 더 힘차고 밝고 복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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