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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피서의 정리_둘째 날

일찍 일어나서 비발디파크 오션 월드에서 열불나게 놀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노는데 정신도 없었고 엑백수를 위시해 모든 방수 기능이 없는 돼지털 제품들은 물이 쥐약이라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러다 보니 물놀이에 온통 관심과 시간이 집중되어 껍질이 홀라당 태워 먹었는 광영(?)의 징표를 남겨 두게 되었다.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3시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과 함께 데이트에 집중한 후 속초로 고고씽~가는 길에 미시령 터널을 지나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 해 주는 울산바위의 환영을 뒤로 하고 바로 속초로 가게 되었다.확실히 맑디맑은 공기의 천국인지 가을하늘처럼 드높은 하늘의 색상에서 심연의 깊이가 느껴지더라. 시건방진 자세로 앉아 무언가에 몰입하고 계신 요 분은 내 조카 되시겠다. 여기 오기..

늦은 피서의 정리_첫 날

컴에 앉아 있으려니 급 귀찮고 피곤해서 계속 미루다 일 주일 넘어 정리를 하게된다. 물론 다녀온 후엔 피곤하다고 스스로 위안 삼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니 구차한 핑계와 변명으로 부끄부끄..그래도 열심히 사진 찍고 스토리지에 저장해 놓았으니 그냥 지나면 더 찝찝해질 터.용인 수지로 가서 피서 일행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 전, 잠시 예전에 살았던 추억을 곱씹고자 밖으로 혼자 산책해 보았다. 몇 년 전에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 서곤 손곡천도 이렇게 변했다.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들르곤 했었는데 비교적 오랫동안 공사 후 이런 고수부지와 그 주변에 전무후무하던 큰 건물들도 떡!하니 들어서 있다.시간이 지나면 예전 모습들은 그리움으로 길 아래 묻힌다던데 그 말이 실감 난다.개울조차 가공이 되어 예전의..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나무를 넘어 빛이 스며 들고 있는 무보정 사진. 비발디파크에 환한 불빛과 안개에 그을린 빛이 큰 나무로 인해 마치 호기심의 종착역인 엘도라도 같은 환상의 단상 같다.산 언저리에서 굴러 내려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어두운 빛 덩어리가 퇴색된 녹색인 것은 산에 남은 자연의 공존이 지상에서는 의미가 상실되어 암흑의 때에 물든 빛 바랜 녹색이 되어 세상 천지에 가득할 뿐.폐부로 흡수되는 왜곡으로 인해 그 불빛의 근원을 철저히 지향하게 만들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같은 자리에서 하염 없이 셔터를 눌러 버렸지만 순수한 동경만 남아 나무를 지나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욕구는 어느 외풍에도 왜곡되지 않는다.시골이면서도 인적이 넘쳐나는 문명의 덩어리에 잠시 등을 돌린 채 바라보는 산엔 나 외에 달도 같이 찬양하듯 묵묵히 같..

청도휴게소

지난번 부산에서 대구 올라오는 길에 들린 청도휴게소.벩스런 대구부산간 고속도로의 요금이 괘심해서 그냥 논스톱으로 갈려고 했지만 여기엔 투썸플레이스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들렀다.휴게소가 해가 지날수록 뭔가 낡아간다는 느낌이 강한 걸 보면 관리를 잘 못하나 보다.2010년 봄에 처음 들렀을땐 참 깨끗하고 조용한 첫인상이 었는데 매년마다 지날때엔 점점 이용객이 늘고 정차된 차량도 많은데 그래서 점점 나이를 먹는구나 싶다가도 곳곳에 시간의 때가 끼인 걸 보면 관리 문제가 아닐까?만약 투썸플레이스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려니...이날 바람도 거의 없고 날은 무쟈게 덥더라.커피 직원은 별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여서 아이스 아메리까~노만 사서 바로 출발했다.그래도 여느 휴게소에..

조카에게 받은 향수

지난 생일에 조카에게 받은 향수.지금 사용 중인 존바바토스나 버버리 터치, 얼릭 드 바렌스에 비해 향이 중성적이고 개성이 한발짝 물러서 있다.얼릭 드 바렌스>불가리 블루>버버리 터치>존바바토스 블랙>누보 콜로뉴 순으로 향의 강함이나 지속력인데사용할 수록 묘한 느낌이 든다.다른 향수가 도드라지려 하고 남성적인 향의 상징인 시원함을 부각시킨다면 이건 감미롭고 다소곳하면서도 도리어 젊음을 지향하려 한다.난 향수에 대해 문외한이라 어떤 자료를 찾아 본다거나 일가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완전 부정하지만최소한 내가 사용함에 있어서 느낌을 중시하므로 상황에 맞는 향을 애용한다.근데 이 녀석은 아침 출근 시간에 나른한 육신을 차분하게 승화시켜 주는 것 같아 존바바토스 블랙과 번갈아 가며 쓰게 되더라.청량감으로 기분을 ..

한가로운 석양과 갈 길 바쁜 노을

석양은 내일 같은 자리에 오리란 약속과 확신이 있지만 노을은 그 모양도 다르거니와 내일에 대한 기약은 없다.다만 석양에 비해 더 화려하고 거대하리란 막연한 기대만 주고 사라진다.이런 간결한 석양과 노을과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가을 편지를 써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수신처는 그저 하늘이지만 누군가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전이할 수 있다면 이 하늘은 충분히 매력이 있단거다.

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대구에 들른 절친 아가 돐잔치.이쁜 아이의 사진인 만큼 이쁘게 디스플레이 해 놓았다.휴일의 시간이라는 조미료가 버무러져 웃고 울고 하품하는 아이의 표정이 마냥 흥겹기만 하고 더위를 초월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도촬의 제왕이 되기 위해 무진 노력해 보는 나.아이 사진을 구경하고 장래 아이가 무엇이 되었으면 바래는 희망사항을 고르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도 재밌다.비록 박쥐 모자를 쓰긴 했지만 이건 귀엽고 친숙한 박쥐다.또한 그걸 숙고하는 가족의 모습 또한 눈부시기만 하다. 대구에서 가장 큰 걸로 알고 있는 범어네거리에 지하철 범어역과 연결된 지하상가의 상가스럽지 못한 풍경들을 담아 봤다.돐잔치가 있던 주상복합 지하와 연결된 지하 상가 통로인데 미술 관련 매장들이 즐비하게 한 통로에 자리잡고 있다.지하상가의 매..

에러의 원인을 찾다

접사 촬영 시에 '전원을 다시 켜주세용'이라는 벩스러운 메시지가 자꾸 뜨더라. 구글링을 하고 서비스 문의를 해 봐도 당췌췌췌 원인을 알 수 없었다.이거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건데 전작인 엑백은 이런 현상이 있었고 펌웨어를 통해 해결되었단다.근데 최최신형(?)인 내껀????!!!!그러던 중 아무렇지 않게 보호필터를 제거하고 사진을 찍어 봤더니 콧꾸녕 앞에서 들이대고 찍어도 그 문제가 전혀 없다. ㅎㅎㅎㅎㅎ문제는 바로 켄코 멀티 필터 였던 것!바로 포장 박스로 직행.켄코인지 개코인지 이제 넌 안뇽~이런게 홍콩 간 기분인겨?그런 의미로 담배 한 모금 하러 고고~~

부산역

부산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51분.부산을 거의 오지 않는 1인으로서 멀긴 멀~다.KTX를 타고 한참을 달려 역시 빠르긴 빠르다고 해도 부산은 멀긴 멀다.'멀다'라는 단어로 가득 채워도 모자랄 만큼... 오는 동안 온 몸을 배배 꼴 거 같았는데 여행이라는 설렘은 평소에도 없던 인내를 어디에서 끌어내 주는지 신기하다.그렇다고 오는 시종일관 잠을 잔 것도 아닌데 별 지루함도 없었다.출입구 바로 앞 정방향 창쪽 좌석에 앉았는데 희안하게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없었다.그렇게 북적대는데도 사람이 없었다는게 불가사의다.덕분에 난 온 몸을 쫙 펴고 편하게 올 수 있었단 것.도착하자마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1층 커피빈에 들렀다.2층에도 커피빈이 있더라마는 거긴 인파 속에 간이 카페 같은 느낌이라 행여 1층으로 내..

하늘 구름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언젠가 부터 공식화 되어 세상 누구보다 가장 친한 벗이 되었다.심연의 공간에 떠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단장하곤 대지를 내려다 보면서 지상의 모든 것들을 동경하며하늘을 동경하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표식으로 시각적인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 준다.그렇다면 구름은 하늘과 지상의 동경을 이해로 풀어 주고 맺어 주는 가교인 셈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