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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솔영이와 솔양이_20160915

솔영이와 솔양이?영양에서 가져온 솔방울(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씨앗이 올 봄부터 솔순을 틔워 이렇게 자라났고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름이 없으면 우짜노~(무럭무럭 자라거라, 소나무야_20160528)그래서 솔영이와 솔양이로 급 결정, 일상에 쫓겨 살다 보면 이 녀석들을 거의 볼 수 없음에도 간혹 고개를 쭉 빼고 쳐다 보면 성장의 히스토리가 점점 연상이 된다.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는 솔잎의 수가 제법 풍성해 졌고, 가지가 좀 굵어 지면서 성숙한 색으로 변했다.바로 햇살이 내리 쬐이는 위치라 아마도 집으로 들어 오는 햇살의 파수꾼으로서, 작년 가을의 기억을 재현시켜 주는 촉매이자 한 가족으로써 정이 들었다.바쁜 일상에서 이 녀석들을 얼마나 보겠나 마는 관심 목록에 하..

일상_20160903

가을이 오려나?깊게도 푸른 하늘의 망망대해에 아무렇게나 휘갈겨 놓은 구름이 잠시 잊고 지내던 가을 정취를 일깨워 준다.허벌나게 패달을 밟고 오산에 도착해서 바라 본 하늘은 여전히 더운 여름을 뚫고 보란듯이 가을의 푸르름을 펼쳐 놓는다. 오산천을 따라 고수 부지 끝을 찍고 돌아서면 첫 번째 마주치는 공원이 맑음터 공원 되시겠다.연못을 한껏 집어 삼킨 연들이 모여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묶음과 동시에 하루살이들도 막무가내 비행을 즐기는 중, 매뉴얼 포커싱으로 몇 장 찍은 사진 중 이 사진 한 가운데 속절 없이 비행 중인 하루살이 한 마리가 낚였다. 집으로 돌아 가는 길녘엔 구름이 화염에 휩싸여 노을을 만들어 내는데 그 뜨거움을 무릅쓰고 철새가 짝지어 비행한다.남으로~ 남으로~

일상_20160828

갑자기 내리던 소나기가 갑자기 그치고 동녘에 거대한 쌍무지개를 그려 넣었다.얼른 카메라 끄집어 내서 셔터 신공을 발휘해 사진을 담았는데 생각보단 광대한 감회가 표현되지 않았구만.광각의 뽐뿌를 억누르고 아이폰 파노라마로 몇 장 찍곤 감동에 젖을 무렵 일장춘몽처럼 금새 무지개가 사라지고 서편에 화려한 노을 쇼쇼쇼~ 간만에 보는 노을다운 노을이라 망원으로 또 다시 셔터 신공을 발휘, 구름 저 편에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무지막지하게 구름이 타 들어가건만 조바심은 이내 사라지고 자연의 대서사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턱관절 무리를 고스란히 견뎠다. 요건 마치 채도가 낮은 물감으로 아무렇게나 그려 넣은 그림 같지 않나?잿빛에 가까운 서편 하늘이 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누가 찍었는지 잘 찍었네~

일상_20160827

영원히 이 땅을 지배할 것만 같던 여름은 어떻든 때가 되면 떠나긴 하나보다.딱 잘라 정의 하자면 여름이 싫다, 허나 역동적인 느낌과 긴 낮-물론 하루 주어지는 시간은 똑같다-과 가벼운 옷차림에 활동하기 좋은 계절임은 분명하나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깨닫게 된다는 건 아이러니하다.8월의 막바지에 접어 들자 한층 시원해진 공기와 더불어 서슬 파랗던 신록이 부쩍 약화되는 모습을 보면 바야흐로 가을이 코구녕 앞까지 왔다는 거겠지? 오산으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던 중 인적이 거의 없는 산업단지에서 동탄을 바라 보자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드높은 퍼런 하늘을 뒤덮은 양떼 구름이 대규모로 방목 중이다.하늘도 거의 전체를 뒤덮은 채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보면 양떼 소년이 여유가 넘쳐 유유자적하고 있..

무럭무럭 자라거라, 소나무야_20160528

봄의 양분을 받고 자란 화초들이 베란다 정원에서 꿈나무 마냥 쑥쑥 자라 며칠 사이 꽃은 더 많은 봉오리를 틔워 바야흐로 여름을 예고한다. 불과 사흘 지났는데 눈에 띄게 풍성해진 꽃의 향연.(일상_20160525)세상에 뿌려지는 봄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베란다 통유리가 모진 비바람을 막아주니 월매나 최적의 조건인가!거기에 울 오마니 정성이 팍팍 들어가서 꽃들도 감사의 응수로 더 풍성하고 선명한 컬러를 쭉쭉 뽑아 주더구먼. 소나무 새순도 예외는 아니올시다.(일상_20160402, 베란다 정원에 새식구_20160417)새싹을 틔워 얼마나 살 수 있을까 했던 이 소나무 형제가 벌써 영글어가는 줄기를 보여 주며 그 간의 관심에 화답하는데 꼭 움직이는 동물만 애정이 생기는게 아니라 모든 생명과 사물에도 관심 여..

석가탄신일, 만의사 나들이_20160514

석가탄신일에 개 끌려 가듯 오마니께서 가끔 들리시는 만의사에 들러 어부지리로 살랑이는 봄바람에 총각 가슴 들썩이게 한다.무신론자라 종교를 위해 사찰이나 교회에 찾아 간다기 보다는 그 한적함이 좋아서, 오래된 것들이 살포시 한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마치 어떤 방해꾼들에게 조차 묵언수행의 결단을 보여 주는 그 인내심에 눌리는 기분이 속세에선 쉽게 느낄 수 없다지?요즘은 좀 뜸하지만 몇 년 전에 가끔 찾던 용인 백암의 오래된 교회도 목사님과 같이 살아가는 소박한 이야기와 그 낡은 교회의 삐걱임이 좋았었다.근데 사찰의 경우 문명과 조금 떨어진 지리적 잇점 땜시롱 일상의 치열한 전투가 마치 영속적인 휴전에 돌입한 쾌감도 은근슬쩍 느낄 수 있잖나.나는 카메라와 음악 도구만 챙기고 따라 나서는 석가탄신일 만의사 길~..

베란다 정원에 새식구_20160417

봄을 타고 들어온 베란다 정원의 새식구가 훈풍과 따사로운 일광을 먹고 자라 어느덧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렸다.평소 이런게 있나 싶을 정도로 내 싸랑을 받을 겨를 없긴 했지만 나른한 휴일 오후에 보고 있노라면 너무 잘 자라 내게 미소 지으며 윙크하는 그 모습이 참 대견해서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둔다. 이 녀석은 꽃이 참 특이하다.육안으로 봤을 때 이게 꽃인가 싶은데 자세히 보면 꽃 모양을 띄고 있으며 전체적인 컬러가 슷비슷비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뿐.옆에 지지대는 집에서 쓰던 나무젓가락이구먼.여타 꽃처럼 화려한 컬러만 없다 뿐이지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의로움은 말해 모해. 요염한 자태~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빛깔은 마치 공들여 만들어 놓은 조화 같다.약간 노출 오버가 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