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60827

사려울 2017. 2. 25. 01:09

영원히 이 땅을 지배할 것만 같던 여름은 어떻든 때가 되면 떠나긴 하나보다.

딱 잘라 정의 하자면 여름이 싫다, 허나 역동적인 느낌과 긴 낮-물론 하루 주어지는 시간은 똑같다-과 가벼운 옷차림에 활동하기 좋은 계절임은 분명하나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깨닫게 된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8월의 막바지에 접어 들자 한층 시원해진 공기와 더불어 서슬 파랗던 신록이 부쩍 약화되는 모습을 보면 바야흐로 가을이 코구녕 앞까지 왔다는 거겠지?



오산으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던 중 인적이 거의 없는 산업단지에서 동탄을 바라 보자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드높은 퍼런 하늘을 뒤덮은 양떼 구름이 대규모로 방목 중이다.

하늘도 거의 전체를 뒤덮은 채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보면 양떼 소년이 여유가 넘쳐 유유자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오산 맑음터 공원 인근 전망데크에 서서 밀도 높은 양떼 구름이 서산에서 동녘으로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북쪽을 바라고 달려 오던 중 오산대학교 인근에서 하늘을 보자 마치 양떼 사이에 거대한 비행 접시 하나가 양떼 틈을 비집고 앉아 양들을 강탈 중인 것 처럼 보인다.



이 청명한 하늘을 뒤덮은 양떼 구름을 보라.

어떻게 이런 꼬락서니가 나올까?

자연의 경이로움은 늘 보고 있어도 지치지 않는다.



아이폰으로 파노라마를 돌렸는데 실제 거의 모든 하늘을 뒤덮고 있는 양떼 구름의 움직임이 포착 된다.



아이폰 잡은 김에 이 사진도 함 찍어 보고.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양떼 행렬이 자욱한 걸 보면 근래 보기 드문 엄청난 규모다.

마치 가을을 따라 먼 지방에서 행차하시는 거 같기도 하고 가을에 바뀌게 될 소소한 변화들을 한 조각이 하나씩, 그래서 수 많은 조각들이 모여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거 같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반가운 소식은 분명하단 거~



저녁 시간이 되어 깨알 같던 구름들이 두리뭉실 모여 더 큰 조각을 만들어 하늘을 온통 뒤덮어 일몰마저 삼켜 버렸다.




하루가 저물 무렵 해가 서산 넘어 집으로 돌아가고 하늘을 완전 장악하던 양떼구름도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주말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며 가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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