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48

스타벅스 창 너머 그림, 진천 혁신도시_20240815

농다리에서 출발하여 더위와 갈증을 식힐 겸, 그리고 생일 때 받았던 스벅 기프티콘을 홀라당 쓸 겸해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혁신도시 스타벅스로 돌격했고, 벤티 사이즈 아이스티를 주문했다.지치는 이유가 바로 더위로 인한 갈증이라 몸은 그대로 둔 채 주뎅이만 움직여 스트로를 통해 들어오는 아이스티를 마셨는데 반 정도 단숨에 비우자 그제야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건 공원의 오똑 솟은 지형 위 고목이었다.어떻게 세상 풍파를 넘겼기에, 또한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저런 멋진 자태로 있을까?어느 위치에서 보는가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스타벅스 2층의 통유리 너머에 있는 나무는 거룩한 생명이자 작품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징어 한 마리, 광혜원 만승짬뽕_20240809

점심 외식으로 찾아간 중화요릿집은 점심시간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자장면은 6천냥, 짬뽕은 1만냥?보통 두 메뉴의 가격차이가 1~2천원 내외인 걸 보면 4천원 차이는 뭐지?그 해답은 바로 오징어와 홍합이었다.국물은 짬뽕지존이나 홍콩 반점, 서울 몽중헌 짬뽕처럼 구수한 맛이 아닌 칼칼하고 조금 밋밋한 맛이라 내 기준에선 그리 추천할만한 곳이 못되나-짬뽕은 자고로 국물 아닌가!- 양과 건데기만큼은 푸짐했다.단체로 간 거라 짬뽕이 나오기 전에 탕수육과 팔보채, 깐풍새우를 애피타이저(?)로 먹어 배가 어느 정도 채워진 상태라 양이 많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적은 양이 아니었다.과거와 달리 홍합이 많이 비싸진 식재료라 이렇게 푸짐하게 먹은 게 언제일까 싶었고, 특히나 오..

일상, 진천 광혜원 도서관_20240806

마련된 거처에서 멀긴 하지만 그래도 찾아간 도서관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쾌적한 건물이었고, 정갈하게 꽂혀 있는 책들을 보자 꽤 흡족했다.도서관 주차장은 지하 1층으로 1층에 이렇게 출입이 가능했고, 베란다처럼 주차장과 보건지소, 그리고 길 건너와 멀리 우뚝 선 아파트 단지를 조망할 수 있었다.그리고 1층에 사무실과 어린이 도서관이 있었고, 일반 열람실과 학습실, 멀티미디어실은 2층에 있었다.그래서 1층에 출입할 일은 거의 없었다.1층에서 옆으로 빠져 나와 주변을 둘러볼 심산으로 우측 뒷편으로 걸어갔다.폭염으로 인해 금세 땀이 흐르기 시작했지만 울창한 숲이 있다는 촉이 발동했기 때문이었다.바로 뒷편에 숲이 있긴 했지만 워낙 무성했고, 길이 없어 출입은 어려워 대충 둘러볼 정도였는데 그래도 이런 아담한..

봄의 갈망, 진천 농다리와 미르숲_20240330

누구나 계절에 대한 다짐, 약속, 추억은 있기 마련.내게 있어 봄의 약속 중 하나가 되어 버린 농다리 계절의 청량감을 즐기는 몰취향은 손꼽아 기다리는 의식이 되어 버렸다.미르숲에서 미로 같은 숲길 갈림길에서 즉흥적으로 발길이 가는 대로 길을 걷고,만약 걷다가 길을 잃어도 전혀 상관없었다.결과를 안다는 건 스릴도 없지만 두려움도 없는, 역치 내에서 지극히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최소한 농다리에서 조금 이른 봄 산책이지만 시신경을 자극하는 스펙트럼이 모든 게 아니며, 청각이나 후각 또한 모든 사유의 동조 안에서 결과는 상이했다.그래서 미르숲을 찾아 괜히 방황하고, 쓸데없이 기웃거리며, 정해진 길에도 공감의 가슴을 열어젖혔다.진천 농다리는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로 아름다운 모양..

꿈틀대는 용에 기대어, 진천 초평호 초롱길_20230325

피부에 닿는 그 감촉에 걷는 피로를 잊게 되는 계절, 봄의 광시곡은 그렇게 휘몰아쳐 굳게 닫힌 사람의 마음도 스스로 열게 했다.호수는 스치는 계절마다 내음을 기억하며 꿈을 꾼다면, 호수의 엷은 도화지에 꿈을 조각하는 생명은 그 꿈을 추억하며 환상의 안개에 꿈을 덧칠했다.봄을 만나는 걸음인데 어느 한발 게으를 소냐그로부터 총총히 길 밟아 무거운 발자욱 소리는 사뿐히 잠들었다.초평호는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에 있는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이며, 미호 저수지라고도 한다. 미호천 상류를 가로막아 영농목적으로 만들어진 초평저수지의 외형적 규모는 저수량이 1378 만 톤이며 진천군 관내뿐만 아니라, 멀리 오창, 북일, 북이, 옥산, 강서 등지까지 물을 대고 있다.저수지 근처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서 초평저수지를 바라볼..

마음속에 담고 싶은 진천 농다리 미르숲_20230325

마음속으로 북마크 했던 진천 농다리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 북적대는 인파를 무릅쓰고 한달음에 쫓아갔다.결과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길과 테마가 명백한 곳이라 대만족.올해는 O다리와 인연을 맺어 볼까?원주 사다리병창, 진천 농다리, 영월 섶다리, 예천 뿅뿅다리, 냥이랑 외나무다리 ...화려하고 미려한 채색으로 물들인 것만이 아름다운 건 아니다.때론 시각적 신호보다 감각적 신호가 아름답다는 스키마를 자극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게 있어 미르숲길은 길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쉽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 새침한 면도 있었다.농다리를 건너 크게 꿈틀대는 초평호는 용을 닮았다고 해서 인접한 숲을 미르숲이라 칭했고, 그 숲에 혈관처럼 빼곡히 뻗은 길은 차라리 미르가 아닌 미로에 가깝지만 길이 가진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떠 있는 한반도를 찾아서, 초평호_20200211

금강과 그 지류를 통틀어 무주와 함께 가장 멋진 절경을 품을 수 있는 곳이 다음 여행지인 진천에 있었다. 아산에서 수월하게 이동하여 이곳 초평호에 도착하자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평화로운 정취가 물씬 풍겼다. 아산과 함께 한국 교민들을 포용으로 보듬어 안은 곳, 진천은 과거 제약 회사에 근무할 당시 음성 금왕과 인척이라 여기를 떠오르는 순간부터 흥겹던 시절을 회상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고, 더불어 가는 길 내내 강렬하게 사방을 가득 채우던 락음악이 더해져 풍선 마냥 한없이 가슴 벅차기만 했다. 초평호 인근 전망대 초입의 붕어마을에 도착하면 너른 주차장이 있어 거기에 차를 세워 두고 걸어서 가기로 했다. 주차를 한 뒤 초평호 반대 방향 산등성이를 째려보면 이렇게 아득한 위치에 전망대가 보이긴 하지만 가는 길이..

아산과 진천으로_20200210

언론의 속성은 진실의 열정만 있는 게 아니라 추악한 관심끌기도 있다. 코로나19의 광풍을 피해 우한에서 우리나라로 온 교민들이 현재 아산과 진천에 격리 조치 중인데 어떤 언론에선 마치 모든 주민들이 들고일어나 반대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실제 보듬어 안아 주는 주민들도 상당히 많고, 이런 오해의 소지는 자칫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 있어 상당히 신중한 표현이 필요하다. 하긴 사명감이란 게 모든 이가 동등하게 가질 수 없는 거라 뭘 바라겠나 마는 대중 앞에서 선동에 대한 책임감 정도는 가져야 되겠다. 자극적인 것만이 단기간에 관심을 끌 수 있고, 선동은 균열의 파도에 실리면 화력이 배가 되니까. 언론에 의한 고아, 공공의 적이 될 뻔했던 한국 교민들을 받아 준 아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