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48

시골 산자락의 포근한 분위기 카페, 진천 스몰콤마_20240920

정말 이쁜 카페를 진천에서 만났다.요즘 죽이 잘 맞는 회사 사우를 따라 진천의 이쁜 카페로 출발하여 도착할 무렵, 극명하게 짧아진 낮을 실감 하며 카페로 들어서는데 일몰 후의 여명이 잘 어우러져 카페가 어찌나 이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조금 감탄사를 뱉긴 했다.그런데 19시 반까지 오더를 받는다고!가을 어스름 아래 말끔히 단장한 카페의 모습은 이쁘다는 말 외엔 그리 대체할 만한 표현 방법이 없었고, 시원스런 통유리창 너머 따스한 불빛과 널찍한 공간 배치, 거기에 맞춰 편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찰떡궁합이었다.내부에 들어오자 밖에서 보던 톤과 달리 조금 차갑긴 해도 나무와 아이보리가 적절히 조합을 이룬 포근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2층도 있긴 했지만 영업 마감이 임박하여 이용할 수..

여름과의 숙연한 작별, 안성 칠장사_20240910

진중한 사찰의 저녁, 안성 칠장사_20240902칠장사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에 위치한 칠현산 자락의 고찰.조선 영조 9년(1773년)에 간행한 칠장사 사적비(事蹟碑)에 의하면 고려시대 혜소국사에 의해 중수된 기록이 있으나 초창meta-roid.tistory.com지난주 방문했을 당시 무거운 구름을 떠받들던 산자락이 이번엔 진공의 하늘을 떠받들어 지루한 폭염의 일탈을 천상의 바다에 담갔다.구름 한 점 없는 세상은 마치 우주를 동경이라도 한 건지 흙먼지로 날리는 소음은 사라지고 멍한 망울처럼 고요하기만 했다.한 주 지나 확연히 짧아진 대낮은 폭염만 남겨놓고 냉정하게 돌아서서 서녘 칠현산과 칠장산을 넘기 시작했다.덩그러니 남은 문 앞에서 칠장사로 향하는 걸음이 그로 인해 조급해졌건만 마음은..

진천혁신도시의 한적한 전망 맛집, 선옥보리밥_20240910

한 때는 회사 사우에서 이제는 사회 형제로 반년 정도만에 만나 식사를 나누기로 했던 날, 그 친구가 둥지를 튼 혁신도시로 향했다.하루 종일 가을을 예고하는 빗방울이 이어지다 퇴근 무렵엔 만남을 응원해 주는지 빗방울이 가늘어져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인간관계에서 꽤나 신중하고 성의를 다하는 동상이라 약속 장소에 꽤나 만전을 기했을 터, 아니나 다를까 혁신도시 남단 길게 늘어선 산무리 사이 한적한 장소를 섭외했었는데 지도에서 보는 것과 달리 막상 그 자리에 서자 혁신도시와 일련의 산무리 사이에 우뚝 선 지형이라 일대 전망은 꽤나 좋았다.물론 그런 전망을 감상하느라 사진은 거의 남기지 않았지만.식당에 도착했을 무렵 소강상태던 빗방울이 다시 굵어지기 시작했는데 그까잇꺼 몇 방울 비 맞는 것 쯤이야.조선..

생거의 작은 조각 쉼터, 진천역사테마공원_20240909

예전에 충북이라고 하면 대부분 충주를 찾았다.소위 장단이 맞는 지인들이 있었고, 유적지나 공원, 자연 경관이 우수했으며, 그와 함께 먹거리와 함께 비교적 교통도 좋았기 때문이었다.그러다 진천을 찾은 건 20여 년 전 음성 소재 제약회사에 근무하며 엄청난 궁합을 자랑하던 독수리 오 형제-생산팀 2, 관리팀 1, 연구팀 2명으로 구성된 멤버들로 어느 순간부터 평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퇴근에 맞춰 일대를 훑고 다녔었지-와 함께 진천을 찾았었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하던 늦겨울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의 격리를 위해 아낌없이 받아주었던 아산과 더불어 진천에 대한 막연한 관용-코로나 팬데믹 초기엔 스쳐만 지나도 감염될 거란 공포심이 극대화된 시기라 지자체에선 엄청난 모험이기도 했다-에 아산과 더불어 진천을..

일상_20240903

퇴근에 맞춰 체육공원으로 향하는 길.실원마을, 덕성마을을 새긴 멋진 입석을 지나 걸어가는 길은 대략 1km 남짓, 걸어가는 길에 여전한 더위 속에서 가을 바람이 살짝 스쳤다.체육공원에 도착하여 하루 1만보를 채우기 위해 몇 바퀴만 돌았는데 출입할 수 없는 장고개로 문득 호기 어린 시선을 보냈다.옛 시절엔 교통이 지금처럼 좋지 않아 고갯길은 길목이나 마찬가지였을 터, 이제는 인적이 차단되어 수풀만 무성했다.며칠 동안 꾸준히 다녀본 결과 퇴근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한둘씩 늘어나 10여 명의 사람들이 걷기 운동을, 가끔 몇 사람들이 모여 축구나 러닝을 즐기는 곳인 만큼 이 마을에 비교적 호화로운 시설이 들어서 운동하기엔 정말 호사였다.해가 부쩍 짧아졌다는 걸, 그리고 여전히 진행형이란 걸 체감할 수 있는 건 ..

일상_20240902

아침에 단비가 내려 뜨겁던 열기가 사그라들었고, 흐린 하늘이 반가워 점심 식사를 마치곤 사우님과 함께 주변 산책을 나왔다.늘 도는 코스에서 살짝 벗어나 생활체육공원 방향 산길로 향했는데 비가 막 그친 뒤라 공기는 무겁긴 해도 더위가 한풀 꺾인 상태에 내린 비도 적어 걷기에 알맞았다.작은 산과 체육공원 외곽의 둘레길은 평소 걷는 구간이 대략 3km 조금 넘는 정도의 거리였고, 산으로 이어진 곁길은 지형적으로 질러가는 길이긴 해도 곧은 길이 아니라 거리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이런 길이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무성한 풀숲 사이로 가려져 보이지 않던 길은 의외로 잘 조성되어 있었다.지난 8월 26일과 28일에 걸었던 체육공원 뒤 산 정상은 바로 이렇게 조성하다만 공터와 같았다.풀은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음에도 듬..

웅크린 사적의 고독, 안성 죽주산성_20240829

죽주산성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북진 과정에서 축조한 성곽이다. 신라의 한강 유역 진출 과정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산성이다. 고려 1236년에 송문주가 몽골군과 15일간 전투를 해서 승리한 곳이다. 이 산성은 한양으로 통하는 요충지였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되었다. 죽주산성은 내성, 중성, 외성 등 3중 성벽 구조이다. 내성은 조선 시대, 중성은 신라 시대, 외성은 고려 시대에 축조되었다. 전체 둘레는 1688m 정도이다. 죽주산성은 시대별 성벽 축조 방법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다.[출처] 죽주산성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죽주산성(竹州山城)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이전 관련글] 웅크린 여름, 죽주산성_20200816자그마한..

진천 광혜원생활체육공원 산책하기_20240826

폭염엔 이열치열이라, 덥다고 마냥 늘어질 수 없어 어차피 샤워하기 전에 땀을 쥐어짜기 위해 회사 사우가 소개하는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17번 국도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자 낮은 산을 싹둑 잘라 그 자리에 들어선 거대한 체육공원에 들어서자 신세계 같았다.고가도로에 가려 이런 공간이 있는 줄 생각도 못했는데 아주 깔끔하고 매끈하게 다듬은 체육공원이 나왔고, 거기를 지나 다시 산으로 향하는 계단길을 오르자 얼마 오르지 않아 정상과 그 옆 근린공원이 있었다.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정상엔 조성하다 그만둔 작은 공터가 나왔고, 그래도 다듬을 의지가 있었는지 쉼터 정자와 비교적 너른 공터가 있었는데 사람들 발길도 뜸했던지 황량하게 고른 땅 위에 듬성듬성 멀대 같은 잡초가 뒤덮고 있었다.거기를 지나면 산중에 어엿한 근..

일상_20240816

왜 가수 거미가 생각날까?숙소 창 바로 앞에 거대 거미가 집을 지어놓고 먹이사냥 중이었는데 때마침 석양이 비킨 노을이 덧칠해져 거미가 스뽜이더맨처럼 보였다.웬 청승!어차피 방충망 밖이라 그냥 두기로, 그래서 여름 기운에 깝치는 모기들이 걸려 녀석과 서로 상생하기로 했다.내게 있어 거미는 아주 친숙하며 이로운 생명이란 인식이 있어 집안에 돌아다녀도 살짝 건져 밖으로 보낼 뿐 저얼대 살생하지 않았다.먹이사슬을 그대로 둬서 누이 좋고, 매부 좋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