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45

신라 공신 김유신의 뿌리, 진천 김유신 탄생지_20241001

임시 공휴일을 뒤늦게 알곤 밤새 내린 가을 장맛비가 아침에 일어나자 비교적 가늘어졌고, 그 틈을 이용해 만뢰산 방향으로 여정을 떠났다.진천이란 곳이 워낙 도로망이 잘 되어 있어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금세 만뢰산 초입에 도착했고, 길목에 휑하니 너른 잔디밭과 깔끔하게 조성한 유적지가 있어 곁길로 잠시 샜는데 통일신라의 공신이 김유신장군의 탄생지라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었다.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어 관리인 차량이겠거니 했는데 한창 장실 내음의 주범인 은행을 줍던 분들이었고, 주차를 한 뒤 성큼성큼 걸어가자 노부부는 은행 줍던 걸 멈춰 걸음아 날 살려라 떠나셨다.난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딱히 신라에 대해 좋거나 아님 나쁜 감정이 없어 김유신장군에 대한 경의 또한 별로 없던 터라 너른 잔디밭과 그 위에..

혁신도시의 아름다운 야경, 음성 함박산_20240930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국군의 날을 앞두고 퇴근 후 저녁 식사를 잽싸게 끝낸 뒤 곧장 함박산으로 향했다.두촌성당을 지나 함박산으로 오르는 자그만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랜턴과 트래킹화를 갈아 신은 뒤 사우와 함께 산행을 시작했는데 이 구간은 함박산 정상의 전망대까지 비교적 긴 구간의 능선길이라 걸음수가 많은 대신 산행은 수월했다.야간이라 하기엔 조금 이른 시각이지만 가을 내음 가득 머금고 오르는 산행은 지친 여름의 시름을 달래기에 충분했고, 정상에 올라 처음으로 맞이하는 야경은 도심 야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함박산은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군자리·쌍정리·두성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전설에 의하면 천지개벽을 할 때 물에 잠겼으나 함지박 하나를 놓을 자리가 남아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함박산에서 ..

일상_20240930

점심 시간대를 이용한 산책에서 체육공원을 넘어 비교적 상층 수종에 해당되는 나무들이 빼곡한 숲을 지나게 되었는데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져 이제는 시들할지 몰라도 초기 시민숲으로 조성할 당시엔 야심 차게 준비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숲 한가운데 데크길을 조성하여 숲의 파괴를 막음과 동시에 그런 숲을 자산으로 가꾸려 한 흔적을 보면 서울 도심에서 숲을 만나기 어려웠던 과거와 비교해 태생적으로 물려받은 환경적 자산은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만큼 이용하는 입장에서 행운이기도 했다.낙엽송을 비롯하여 비교적 다양한 상층 수종들과 그 아래 다른 수종들로 구성된 무성한 숲을 관통하는 데크길에 들어서면 특유의 경쾌한 발자국 소리가 울리면서 그와 함께 걸음 또한 가벼웠다.숲을 지나 도로와 합류하는 지점에서 어린 냥이가 황급..

진천 마을에서 만난 미치도록 귀여운 냥이 가족_20240929

이번주는 본가로 돌아가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휴식에 몰입했고, 그 휴식이 끝나는 일요일 저녁에 간단히 저녁 끼니를 해결하곤 집으로 돌아가는데 편의점 옆에서 그림자가 꼬물거렸다.가까이 다가서서 쪼그려 앉자 희한하게도 완전 하얀 냥이와 완전 까만 냥이가 같이 어울렸다.얼마 전까지는 뽀얗고 이쁜 하얀 냥이한테 관심이 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까만 냥이 매력을 알아 버린 뒤 완전 까망이한테 홀려 버렸고, 그 뒤부턴 까망이가 유독 눈에 잘 띄었다.그런데 이 녀석도 성격이 무척 좋은 1개월 가량 된 까망이였다.얼른 트렁크에서 밥을 한 움큼 집어 놓아주자 역시나 성격이 대담한 까망이가 먼저 다가와 먹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지나서야 하양이도 다가와 먹었는데 그 쯤에서 까망이가 거의 다 먹어서 한움큼 더 주자 함께 나..

작은 화원이 품은 카페, 진천 뤁스퀘어_20230923

발음이 좀 어려운데 반해 내부 분위기는 신선한 뤁스퀘어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사우가 추천하여 퇴근 후 함께 찾았다.앞서 산자락 초입에 걸쳐진 스몰콤마와 달리 여긴 허허벌판에 나지막하게 들어선 카페로 주차장에 주차하고 첫 대면에선 컨테이너 하우스를 이어 붙여놓은 인상이었는데 막상 내부로 들어서자 전혀 다른 규모의 비교적 너른 실내에 작은 정원이 자리 잡았고, 그 정원에 카페 테이블이 비집고 들어간 모양새였다.회사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바로 왔건만 확실히 낮이 부쩍 짧아져 벌써 어둑해지려 했다.허허벌판에 아주 살짝 솟은 구릉지대 같은 지형에 도로에서 접어들면 잡초가 무성한 공터와 같아 여기가 맞나 싶었지만, 길 따라 들어오면 된다는 작은 입간판을 믿어 보기로 하고 더 진행하자 테슬라 슈퍼차저가 가장 먼저 맞이했..

시골 산자락의 포근한 분위기 카페, 진천 스몰콤마_20240920

정말 이쁜 카페를 진천에서 만났다.요즘 죽이 잘 맞는 회사 사우를 따라 진천의 이쁜 카페로 출발하여 도착할 무렵, 극명하게 짧아진 낮을 실감 하며 카페로 들어서는데 일몰 후의 여명이 잘 어우러져 카페가 어찌나 이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조금 감탄사를 뱉긴 했다.그런데 19시 반까지 오더를 받는다고!가을 어스름 아래 말끔히 단장한 카페의 모습은 이쁘다는 말 외엔 그리 대체할 만한 표현 방법이 없었고, 시원스런 통유리창 너머 따스한 불빛과 널찍한 공간 배치, 거기에 맞춰 편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찰떡궁합이었다.내부에 들어오자 밖에서 보던 톤과 달리 조금 차갑긴 해도 나무와 아이보리가 적절히 조합을 이룬 포근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2층도 있긴 했지만 영업 마감이 임박하여 이용할 수..

여름과의 숙연한 작별, 안성 칠장사_20240910

진중한 사찰의 저녁, 안성 칠장사_20240902칠장사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에 위치한 칠현산 자락의 고찰.조선 영조 9년(1773년)에 간행한 칠장사 사적비(事蹟碑)에 의하면 고려시대 혜소국사에 의해 중수된 기록이 있으나 초창meta-roid.tistory.com지난주 방문했을 당시 무거운 구름을 떠받들던 산자락이 이번엔 진공의 하늘을 떠받들어 지루한 폭염의 일탈을 천상의 바다에 담갔다.구름 한 점 없는 세상은 마치 우주를 동경이라도 한 건지 흙먼지로 날리는 소음은 사라지고 멍한 망울처럼 고요하기만 했다.한 주 지나 확연히 짧아진 대낮은 폭염만 남겨놓고 냉정하게 돌아서서 서녘 칠현산과 칠장산을 넘기 시작했다.덩그러니 남은 문 앞에서 칠장사로 향하는 걸음이 그로 인해 조급해졌건만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