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쁜 카페를 진천에서 만났다.
요즘 죽이 잘 맞는 회사 사우를 따라 진천의 이쁜 카페로 출발하여 도착할 무렵, 극명하게 짧아진 낮을 실감 하며 카페로 들어서는데 일몰 후의 여명이 잘 어우러져 카페가 어찌나 이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조금 감탄사를 뱉긴 했다.
그런데 19시 반까지 오더를 받는다고!
가을 어스름 아래 말끔히 단장한 카페의 모습은 이쁘다는 말 외엔 그리 대체할 만한 표현 방법이 없었고, 시원스런 통유리창 너머 따스한 불빛과 널찍한 공간 배치, 거기에 맞춰 편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찰떡궁합이었다.
내부에 들어오자 밖에서 보던 톤과 달리 조금 차갑긴 해도 나무와 아이보리가 적절히 조합을 이룬 포근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
2층도 있긴 했지만 영업 마감이 임박하여 이용할 수 없단다.
창밖은 드라마틱한 전경은 아니었으나 그저 한적한 산자락의 풍성한 녹지가 과감없이 보이는 전망이었고, 저녁 어스름이 산이 트인 북녘을 가득 채웠다.
공간을 획일화시켜 통일감을 주기보단 사이트를 나눠 제각각의 컨셉으로 마감을 했는데 앞서 사방이 트인 자리에 온화한 개방감에 비해 여긴 내 취향이 아니었다만 그래도 동굴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취향엔 맞을 수 있겠다.
앞서 한 테이블의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곤 우리가 들어올 무렵 나갔고, 잠시 앉아 옥수수를 터는 사이 다른 젊은 연인이 들어와 창밖을 향한 트인 자리를 차지했다.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떴는데 얼마 있지 않아 마감이라 그런지 직원분들은 정리로 분주했다.
내가 마신 커피는 5천 3백냥, 사우가 고른 요거티 스무디는 8천냥.
요즘 들어 워낙 가성비 커피를 마시다 보니-회사 커피는 단돈 1천 5백냥인데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좀 비싸긴 해도 이런 특이한 카페들이나 특히 수도권의 초대형 테마 카페의 경우 보통 6~8천냥 정도 해서 체감상 그리 충격은 아니었다.
그래도 커피 맛은 영~
순식간에 요거티 스무디를 비운 사우를 보면 이건 괜춘한가 보다.
한가위 지나 첫 분위기 카페를 왔는데 진천에 이런 카페가 있다는 게 좀 신기했었고, 여기 외에 다른 멋진 곳도 몇 군데 있다고 하니 기대 챙겨야 스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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