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이열치열이라, 덥다고 마냥 늘어질 수 없어 어차피 샤워하기 전에 땀을 쥐어짜기 위해 회사 사우가 소개하는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17번 국도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자 낮은 산을 싹둑 잘라 그 자리에 들어선 거대한 체육공원에 들어서자 신세계 같았다.
고가도로에 가려 이런 공간이 있는 줄 생각도 못했는데 아주 깔끔하고 매끈하게 다듬은 체육공원이 나왔고, 거기를 지나 다시 산으로 향하는 계단길을 오르자 얼마 오르지 않아 정상과 그 옆 근린공원이 있었다.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정상엔 조성하다 그만둔 작은 공터가 나왔고, 그래도 다듬을 의지가 있었는지 쉼터 정자와 비교적 너른 공터가 있었는데 사람들 발길도 뜸했던지 황량하게 고른 땅 위에 듬성듬성 멀대 같은 잡초가 뒤덮고 있었다.
거기를 지나면 산중에 어엿한 근린공원이 있었는데 여기 또한 찾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던 데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온통 키가 큰 잡초가 무성했다.
그래도 공원을 가르는 길은 뚜렷하긴 했다.
무성한 풀에 덮여 벤치조차 흔적만 있었지만 그래도 체육공원을 지나 이어 걷기에 한적하고 좋았다.
한켠 육각정 쉼터 또한 사람들이 거의 찾질 않았는지 주변에 풀이 무성했고, 나무가 가진 고유의 빛깔도 얼룩처럼 바랬다.
공원 아래 고압 변전소를 지나면서도 길은 잘 포장된 길이라 부담 없이 걷기엔 더할 나위 없었고, 이렇게 걷는 동안 5천보를 훌쩍 넘겼다.
그냥 지나쳤던 체육공원이 아쉬워 이틀이 지나 퇴근 후에 다시 찾았는데 나지막한 산이긴 해도 산중 이런 거대하고 깔끔한 운동장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른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찾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고, 다만 어느 때엔 걷기 운동을 위해 찾는 주민들이 많을 때도 있었다.
17번 국도의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면 큰 게이트볼장과 주차장이 있었고, 거기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이런 대운동장이 있어 전체적으로 규모는 큰 편이었다.
산을 깎아 만든 이런 체육공원은 얼마나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였을까?
2일 전에 회사 사우의 안내로 오른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일반적인 산행과 비슷하긴 했지만 워낙 나지막한 산이라 얼마 가지 않아 정상에 도착했다.
이날은 산으로 오르지 않고 편하게 운동장 몇 바퀴 걷는 정도로 마무리했는데 산을 밀어 조성한 곳이라 전체적으로 마을에 비해 지대가 높았다.
운동장에서 산 가장 내부와 인접한 곳은 언뜻 봐도 예전에 고갯길 형태였는데 지금은 출입 통제 중이었다.
장고개 입구에서 운동장을 바라보는 시점에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 몇 명이 축구를 하려는지 운동장 한가운데 둘러앉아 운동복을 입은 상태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고, 가장자리 트랙을 따라 주민 몇 분이 걷고 있었다.
장고개 입구 반대편에서 장고개를 바라보면 고개 지형이 보였다.
특히나 대기가 맑던 날이라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기만 했다.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 거기서 내려오면 주차장과 이렇게 거대한 게이트볼장이 있었다.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돌아가는 길, 17번 국도의 고가도로 아래에서 진입하는 길은 고가 아래 작은 주차장을 지나 이런 계단을 오르면 공공 장실과 주차장, 그리고 게이트볼장이 있었다.
17번 국도는 고속도로처럼 자동차 전용 도로라 그 아래를 지나 비교적 거리가 있는 곳에 주차된 차량으로 걸었고, 국도 너머 체육공원의 대운동장에 우뚝 솟은 네트가 보였다.
이제 여름도 끝물이라 하루 해가 비교적 짧아졌는지 석양과 저녁이 일찍 찾아왔다.
이 시간이 소중하긴 하나 더위만큼은 정말 유별나고 지겨웠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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