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시간의 파고에도 끄덕없는 부론_20150307

사려울 2015. 8. 29. 21:01

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충주, 음성 지인들인지...

족히 8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큰 형님 뻘 되시는 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전부 재회하기로 하고 장호원에 후딱 도착해서 큰 형님 되시는 분을 먼저 만났다.

아직 만나기로 했던 약속 시각이 여유 있어 그 분께 부탁 드려 예전 내 추억이 묻힌 장소로 부탁 드렸더니 흔쾌히 콜!








부론으로 간 까닭?

예전 기억에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이 느티나무가 건물로 가지를 뻗자 그 가지를 잘라 낸게 아니라 가지가 지나는 길을 건물 안에 틔워 줬었다.

2004년에 첫 방문했고 그 기억이 너무 강렬했던가 보다.

현대에선 이해하지도 않고 이해할 가치도 없는 걸 옛사람들은 배려와 공존공생의 방법을 알았던 게지.

당시 2층은 다방이었는데 지금은 간판이 없고 1층에 다방이 있군.

게다가 부론 옆을 지나는 남한강엔 여주에서 내려온 섬강과 합류되는 두물머리가 있는데 그 풍경이 시골의 여유로움 그 자체 였다.





형님 뻘인 남한강과 우측에 동생 뻘인 섬강이 만나 사이좋게 서해바다로 흘러가는 두물머리다.

강 사업 전에는 홍수를 방지하는 뚝이 있고 그 위에 비포장이지만 단단한 흙길과 간간히 쉴 수 있는 배려로 벤치가 있었다.

지리상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의 세 도가 합쳐지는 곳이긴 해도 워낙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여기 와서 산책을 한다거나 벤치에서 쉬는 사람은 못 봤지만 왠지 나 혼자 알고 있는 광활한 은신처 같다는 착각에 난 종종 여기를 찾곤 했었는데 4대강 삽질 사업으로 그 정취는 이제 완전 자취를 감추고 어색하게 매끈할 뿐이다.

그래도 한강은 모른척, 그저 유유히 흐르며 오리떼의 나들이를 품어 주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옛생각에 빠져 있다 자리를 옮겨 문막 방향의 허름한 도로를 타고 가던 중 숯가마처럼 태양빛을 굴절시키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

이 모든 정취들이 평화롭기만 하다.

잠깐이지만 모든 일상을 잊고 가끔 들르던 여주 점동, 강원 부론, 충북 앙성은 그 날도 언제나처럼 편안한 그 표정을 잃지 않고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주는 넓은 아량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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