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170

일상_20171113

밤에 열린 야시장에 주민들이 북적댄다.호기심에서 두리번 거리던 어릴적 생각하며 쭉 둘러 보며 크게 달라질 건 없나 보다.월요일 한 주의 시작이 그리 호락하지 않았던지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아와 솔빛공원 길이 발 디딜 곳 없다.예나 지금이나 야시장 분위기는 비슷해서 음식이나 상품 뿐만 아니라 놀거리도 가득하다. 밤 늦게 까지 계속된 야시장에 기습 추위가 찾아와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우박이 우수수 떨어져 겨울을 실감하게 된다. 바닥에 떨어지는 우박이 소나기와 함께 많이도 떨어지고, 이내 자취를 감춘다. 잠시 비를 피하는 사이 투명 아크릴 지붕 위에 이렇게 우박이 자리 잡고 야시장을 구경하러 온 사람 마냥 잠시 맺혀 자리를 뜰 줄 모른다.야시장의 볼거리에 대한 호기심은 사람도, 우박도 주체하..

자욱히, 낙엽이 떨어진다_20171110

겨울이 오려는지 바람이 제법 쌀쌀하고 단단해졌다.어김 없이 세찬 바람이 떨구는 낙엽은 자욱할 정도로 많아 겨울까지 든든히 버텨줄 것만 같던 무성한 나뭇잎들이 일시에 우수수 떨어져 금새 가지만 남길 기세다. 조급한 마음에 초점 조정도 하지 않고 그냥 사진을 찍는 실수를 하다니!매년 요맘 때면 초점 조정해서 사진을 찍어야지 다짐하면서도 막상 세찬 바람이 불면 한꺼번에 낙엽이 몽땅 떨어질까 싶어 성급히 사진을 찍어 버리니 주위 사물은 선명하고 정작 포커스 온 대상인 낙엽은 두리뭉실해져 버린다.얼마나 정신을 빼앗겼으면 아예 셔터를 길게 눌러 연사가 다다다다 찍혀 버리는 구만.아쉽지만 올 만추는 이걸로 만족해야지.그냥 넘어가 버린 과거를 생각하며 위안 삼자.

일상_20171109

만추의 미련일까?유별나게 단풍이 더욱 붉고 곱다.특히나 따스한 햇살에 달아 올라 더욱 눈이 뜨거워질 정도다. 지나는 길에 꼭 들러 머물면서 이 가을이 완전 자취를 감추기 전 장면들을 담고 싶었다.평일에 카메라를 휴대할 수 없어 이렇게 아이폰으로 담는 것도 결과물은 나쁘지 않아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볼 수 있는데다 만추가 되면서 적재적소에 낙엽도 담을 수 있지 않나.파란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낙엽이 선명하다. 잠시 자리를 옮겨 내가 좋아하는 구도로 이동하던 중 살랑이며 부는 바람에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져 급하게 찍었지만 핀은 맞지 않아 낙엽이 흐리게 나왔다. 이 자리에 서서 가을 구도를 많이도 감상하고 담았다.걸어 다니는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았는데 거짓말처럼 며칠 만에 이렇게 나뭇잎이 죄다 떨어..

과하게 큰 마음, 지름신_20171115

묘하지?어떤 상품을 고르다 보면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점점 눈이 높아져 결국 예상했던 등급을 훌쩍 뛰어 넘다 못해 이번처럼 워프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처음엔 경량이지만 한 겨울에도 한파가 아니면 견딜 수 있는 패딩 자켓을 구입 하겠노라 다짐 했건만 눈이 휘둥그레 돌 정도로 넘무나 다양한 상품들이 있었고, 눈팅 중에 '나도 이런 거 하나쯤!'하는 심정으로 중량으로 넘어가 질스튜어트에 눈이 트여 버렸다. 든든한 경량 자켓이나 퍼 내피 자켓 정도에서 엄청시리 무겁고 부피가 거대한 다운 자켓이라니.캐나다 구스가 비싸다고 거품 운운 했던 내가 그것보다 더 후덜한, 내 생전 이런 화려하고 에스키모 같은 옷을 구입할 줄 나도 몰랐다. 폭스 퍼, 무스탕 안감에 방수 처리된 두꺼운 면 소재 외피까지 더해져 무게는 얼추 ..

가을의 안동호반_20171107

집으로 돌아가는 날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늘 그렇듯 주위를 둘러 보며 시간을 추억으로 아로 새긴다.아이가 일기를 쓰고, 세일즈맨이 다이어리에 지났지만 간과해선 안될 포인트를 기록하듯.아침 일찍 일어나 한 차례 적막한 호숫가를 둘러 보고 뒷정리를 마무리한 뒤 또 한차례 가족들과 함께 흩어진 시간들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면 제대로 된 감정 전달일 수 있겠다. 이른 아침과 달리 호수와 숙소 주변을 가득 메웠던 안개는 다른 세상으로 던져 놓은 것처럼 일제히 걷히고, 전형적인 가을의 화사함이 자리를 떠나려는 사람들을 반긴다.호수에서 바라본 숙소는 숲의 일부인 양 나무 숲에 뒤엉켜 빼꼼히 고개를 내민 부끄럼 많은 막내 같다. 휴양관에서 호수는 한달음에 당도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실상은 운동에 가까울 만큼 걷는 양이..

새벽 물안개 세상_20171107

그리 이른 아침이 아님에도 안개들은 달아날 기미가 없다. 가족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가을 아침의 추위만 피할 요량에 간단한 차림으로 호수를 바라고 나섰다.깊은 숲인 양 인적이 전혀 없는 공간을 채우는 건 아침을 깨치는 경쾌한 새들의 지저귐 뿐. 깊은 가을이라 늑장을 부리는 햇살을 눈치챈 안개가 자욱하고, 전날 가족들만 공간을 채운 휴양관 일대는 적막이 그칠 줄 몰랐다.호수로 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자 휴양관의 추위를 막아 주는 형상의 안개가 이불처럼 무겁게 깔려 있다. 휴양관에서 부터 관찰할 수 있는 호수가 짙은 안개로 뒤덮혀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한참 걸어야 볼 수 있다.가는 길엔 심심하지 않게 작은 연못과 주위를 휘감은 산책로가 있다. 호수 위로 떠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면 바로 발치에서 부터 끝 간..

지나는 가을의 길목_20171106

이튿날 부시시 잠에서 깨어 서둘러 떠날 채비를 한다. 각자 가고 싶어하는 곳이 달라 의견이 분분 했지만 오마니 의견에 따르기로, 그러자 모두 동의하여 하회마을로 향했다. 이틀을 묵어야 하니까 휴양관 일대 안동호 구경은 에너지가 어느 정도 소진된 후에 하기로 했다.가까운 곳에서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정작 가봐야 되는 곳은 출발 전에 의기소침 해져 버리니까 에너지가 충만할 때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 하회마을을 앞뒤 돌아보지 않고 재촉해야만 했다.휴양관에서 나오는 길에 미련만 남겨둔 안동호수를 훑어 보자 전형적인 가을의 따가운 햇살이 하염 없다. 하회마을은 2개월 여 전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 때(낯설던 예천과 친해지다_20170901) 인근이었단 걸 알고 잠시 들릴려다 지체할 수 없는 사정으로 차후를 기약..

일상_20171103

아침과 저녁에도 가을은 수려하다.평소에 비해 조금 일찍 집을 나서 가을이 펼쳐진 거리를 보면 막연히 걷고 싶어져 나도 모르게 꽤나 걸었다.그것도 앞만 보며 걷는게 아니라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쉴 새 없이, 그렇게 걸으면 전혀 지치지 않는데 어느 순간 한 자리에 머무는 순간부터 정신 없이 걸었던 피로감이 엄습한다. 가을이 끝물로 치닫게 되면서 떨어지는 낙엽도 많지만 여전히 나무에 지탱 중인 낙엽들은 한결 같이 빛깔이 곱다. 퇴근 후 밤이 찾아오면 낮을 밝히던 햇빛 대신 가로등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조금 미약하긴 해도 그걸 투정할 겨를이 없을 만큼 여전한 가을의 자태가 아름답다. 걷는 김에 이왕이면 좀 더 둘러 보자고 했다가 오산천까지 가버려 꽤나 무리했다.하지만 계절이 흐르듯 다시 걷다 보면 금새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