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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20171224

날이 풀려 곳곳에 쌓인 눈들이 녹는가 싶더니 성탄절 이브에 추위를 몰고 오는 비가 내린다.그리 많은 비는 아니라 방수 되는 외투를 입고 거리를 걷던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앙상한 가지에 맺혀 빛을 굴절시키는 물방울이다.막상 사진으로 찍어 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데 육안으로 보면 가지에 보석을 달아 놓은 마냥 초롱초롱 하다. 길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간 곳이 반석산 노인공원으로 산수유 열매에도 빗방울이 맺혀 있다.여기까지 왔응께로 야자매트를 깔아 질퍽이지 않는 둘레길로 올라섰다. 산수유가 아주 탐스럽게 붉그레 하다. 둘레길을 따라 진행하다 노작 공원 호수로 내려 가자 텅빈 공원에 속삭이는 빗소리 뿐이다.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재봉산 아래 인공하천 산책로에도 이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After the rain_20171120

겨울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촉촉히 세상 만물을 적시는 하루다.빗물을 만나 단풍의 붉은 색은 싱그러운 생명을 얻고, 들판의 갈대는 영롱한 색을 얻었다. 비 온 뒤 땅은 굳고, 비와 같이 시련이 찾아온 뒤에도 남은 친구가 진정한 우정이랬던가?저녁 무렵 그친 빗방울이지만 점점 가을 내음이 물러가고, 겨울 정취가 알알이 들어와 세상에 박히는 비 내린 하루 였다.

택시운전사로 두 번 울다_20170828

시원하지만 꾸물한 날씨가 결국 비로 이어지더니 사람을 센치하게 만들었다. 한 동안 그 좋아하던 영화를 못 보다가 얼마 전 회사 동료들과 택시운전사(택시운전사와 눈물_20170822)를 보곤 다시 잠자고 있던 열망이 꿈틀, 가족과 영화를 보러 가자 결심한 김에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못 본 택시운전사를 다시 선택했다.왜냐고?이렇게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잊혀지면 안 되는 진실은 꼭 주위에 알려야 되지 않겠는가!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지내왔거나 진실에 나태 했던 부분은 지금이라도 알아야 될 의무라 생각하니까.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모르며 살아왔던 건 분명하다. 동탄CGV가 있는 메타폴리스로 가던 중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가 다시 위력을 찾고 빗방울을 뿌려 댄다.다른 흥미 거리는 제쳐 두고 촉박한 영화 시각을 맞춰야 되..

비 내린 뒤_20170824

장마철인 양 허벌나게 비가 퍼붓다가 소강상태를 번갈아 가길 보름 이상 지난 거 같다.가을 장마라고 하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무더위가 8월 초에 극성을 부린 고로 시기상 장마도 아닌데 도리어 장마철 보다 더 지루하게 흐리며 비도 많다.결국 오늘을 기점으로 낮 동안 퍼붓던 비가 완연히 물러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리 집 나갈 채비를 해 놓았지.지난달 말에 비해 비도 많이 오고 덜 후덥지근 하니까 걷기엔 따봉!(일상_20170731) 걸어서 노작마을을 지나 오산천 산책로에 나가자 나와 비슷하게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눈에 띄인다.일기예보의 거듭된 오류를 믿지 못하겠는지 한 손엔 우산을 들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아 졌지만 내가 막 오산천에 도착할 무렵은 아주 조용했고..

일상_20170731

2017년 7월의 마지막 날엔 어김 없이 변덕스런 날씨를 반증 하듯 빗줄기가 굵어 졌다 가늘어지기를 반복한다.오후 느지막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 차림에 소지품을 챙겨 잰걸음으로 산책을 나왔다.계획은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북쪽 끝을 찍고 노작호수공원을 거쳐 투썸플레이스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남쪽 끝, 사랑밭 재활원에서 집으로 가는 코스 였다. 노작마을 카페와 반석산 사이에 노상 테이블과 자그마한 경작지가 보기 좋아 어느새 부터 인가 이 길을 거쳐 노인공원을 통해 반석산에 진입하는 횟수가 빈번해 졌다.이미 가늘게 떨어지던 빗방울은 좀 더 굵어졌지만 유난히도 비가 좋아 흠뻑 젖지 않는다면 이렇게 비를 맞이하는 것도 좋다. 둘레길로 접어 들었다가 오산천 산책로를 한 바퀴 돌려면 체력..

일상_20170717

하루 죙일 지루한 장마비가 내리다 못해 베란다 정원의 잡초 끝에 미세한 물방울로 그 흔적을 남겨 놓았다.워낙 미세해서 눈에 보일똥 말똥 가느다란 빛이지만 영롱함은 크기가 아닌 투영시킨 빛을 밤하늘 별처럼 여과 없이 밝혀 놓음에 일말의 의심조차 없다.카메라가 포커싱하지 못해 메뉴얼로 바꿔 정확하게 맞추진 않았음에도 내 눈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이 순간 만큼은 한 줄기 이름 없는 잡초가 아니라 고결한 한 생명이기도 하다.

일상_20170715

모처럼 종안형 만나 한잔 스원하게 빨려고 찾아간 일산의 족발집.자칭 족발에 대해 일가견 있으시다는 울 엄니께서 이 집 족발 맛과 식감에 엄지척 하셨다.동탄에 이런 집이 있다면 한 달에 최소 두 번은 드실 텐데 아쉽다고 칭찬 엄청 하시던 족발집에서 만나 우리는 날 밤을 샜다.비가 추적히 내리는 이 날, 마시다 마시다 4차로 퓨전 일식집까지 가서 구수한 꼬치 구이와 스원한 어묵탕을 곁들여 맥주로 목을 축이던 날.언제 또 종안형을 위시해서 한 동안 뻔질나게 봤던 그 친근한 일족(?)을 볼 수 있으려나?

일상_20170707

비 내리는 금요일, 비를 맞는다는게 다른 사람들 입장에선 정신 줄 놓았거나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허나 난 가끔 어설프게 비가 내리는 날, 가방 속에 우의를 챙기긴 했어도 내리는 비를 어느 정도 맞다 흠뻑 젖을 만큼 내리거나 오래 노출이 되었다 싶을 때 그제서야 우의를 꺼내 입는다.왜냐구?이상하게 비나 눈 내리는 날 왠지 센치해지데~낙엽 끝이나 가지에 매달린 빗방울들도 이쁜데 꽃러럼 화려, 화사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연의 숭고, 영롱한 아름다움이 맞겠다.빛이 굴절된 이 빗방울 보면 엥간한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내 취향이겠지. 이른 새벽 여명이 밀려드는 동쪽 하늘이 결 고운 빛의 오렌지 컬러가 내 방의 창 너머에 고요한 파동을 그린다.뒤척이던 잠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사진으로 담아 뒀..

일상_20170513

주말 이른 아침의 해돋이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대지를 헤집어 놓는 현장의 빼곡한 타워크레인이 굴절되어 그다지 아름답진 않은데다 그런 기대감도 이미 포기하며 무덤덤히 쳐다 보게 된다.봄이 점점 지나 여름이 오는 기약으로 밤의 길이가 많이 짧아 졌기에 여간 일찍 일어 나지 않으면 일출을 보기 힘든데 이날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찍곤 다시 잠을 청했다지? 근래 봄비가 자주 내리는가 싶은데 한차례 시원하게 퍼붓던 비가 이내 그치고 창의 방충망에 빗자국을 남겼는데 이게 사진 찍을 무렵 한 칸씩 없어지는게 눈에 보여 오기?로 찍어 놓은 거 같다.카메라 셔터가 찰칵하던 순간 하나가 더 없어 졌다지~

비 내리던 대통령 선거날_20170509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를 뚫고 오마니와 함께 투표장으로 향하던 길, 한 동안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정치판에 열만 내다가 과감히 참여를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투표장은 어차피 집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가벼운 옷차림에 우산을 쓰고 경쾌하게 걸어갔다.대지를 촉촉히 적실 만큼 반가운 비가 내려 소중한 표를 행사하고 비 구경을 가겠다는 계획은 이미 눈을 뜰 때부터 했던 터라 모든 행동은 신속했다. 투표를 하고 걸어가던 중 어느 아파트 한켠의 산책로에 크로바 꽃이 빼곡하다. 집에 들어와 미리 준비해 놓은 가방을 메고 바로 출발, 우산은 놔두고 모자를 쓴 채 소강 상태로 보슬비를 맞으며 걸어 간다.비에 맞을까 싶어 카메라는 집에 두고 아이뽕으로만 흔적을 담아 뒀는데 이럴 땐 카메라가 아쉽다.망원렌즈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