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93

다 같은 왕이 아닌 대빵 큰 돈까스_20180726

하루 일과가 끝나고 저녁 식사는 맛집이 밀집되어 있는 쌍문동으로 행차 하셨다.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잘 몰랐겠지만 평소 티비를 혐오하던 내가 특정 드라마에 빠졌으니 동네에 대한 호기심이 오죽 하겠나.며칠 동안 점심과 저녁을 각각 다른 집에서 쳐묵했는데 깨알 같이 숨겨진 맛집이 많고, 가성비도 우수하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찾아간 곳은 뎁따시 큰 돈까스가 트레이드 마크인 돈까스 전문점이다.내부는 화교 식당 풍의 붉은 색과 그냥 깔끔한 정도. 여기 미션이 있는데 15,000원 짜리 대왕돈까스가 주인공.전용 좌석의 앉은 자리에서 모두 쳐묵 하시면 100% 음식값을 돌려 준단다.마침 일행이 일당백 하는 대식가에 거구라 자신만만하게 도전해 보겠다고 한다. 난 대식가가 아니라 일반 돈까스를 다른 좌..

일상_20180722

누님네 이사 이후 처음 집들이를 한다.한강 조망에 주변 녹지가 많고 도심과 인접해 있는데다 한강 남북으로 접근성이 수월하단다.허나 도로 건너 아파트 하나가 들어 서면서 한강 조망이 되지 않고, 지대가 높아 지도만 보고 찾아갈 경우 한여름엔 땀에 흠뻑 젖을 위치다. 새 아파트라 시설은 아주 깔끔하고 고급진데다 주변 녹지가 서울 도심이 맞나 싶을 정도로 풍부하다.그참에 조카 녀석이 동네 구경을 시켜 주겠단다.내심 자랑하고 싶은 거 겠지만. 아파트 바로 뒷편이 응봉근린공원으로 장충동, 신당동과 금호동, 옥수동 사이에 버티고 있는 작은 뒷동산인데 올라 보면 꽤나 숲이 우거져 있어 큰 힘 들이지 않고 서울 외곽에 온 기분이다.조망은 장충동을 위시해서 4대문 도심을 포함, 경계를 이루는 산들까지 보인다. 여기까지 ..

스시 회식_20180712

사우들과 회식 메뉴로 고른 건 스시.근데 회사 인근에 만족할 만한 곳도 없고, 이왕이면 회식 기분도 내고 싶어 정체길을 뚫고 종로로 향했다. 기본 메뉴로 스시 한 접시에 추가로 회전초밥처럼 돌아가는 거시기에서 각자 쳐묵하고 싶은 메뉴를 시켜 먹는데 생각보다 괜춘해서 꽤나 과식을 했다.스시로 과식한다는 게 얼마만 인가 싶지만 문제는 가격! 맛깔스런 윤기와 도톰한 회, 회를 업고 있는 알맞은 사이즈의 밥.다른 메뉴들도 이와 사정이 비슷해서 조금 양이 적지만 근래 먹은 스시집 중 가장 정갈하다.문제가 가격이라 해도 이 정도 차림에 다른 스시집도 부담은 비슷하니까 이왕 마음 먹은 김에 후회 없이 배를 불렸다. 먹느라 정신이 없어 그 많던 종류들은 이미 뱃속으로 뛰어든 상태로 모든 식사를 끝내고 커피 한 사발 때..

강의 전 날에 먹는 막창_20180618

2주 막판으로 흘러간 강의를 앞두고 여전히 하루 일찍 도착하여 지인을 만나 조촐하게 막창을 곁들인 소주 한 사발 때린 날이다.숙소는 인터불고 호텔 예약을 놓쳐 인근 동촌유원지에 어느 깔끔한 모텔이었다.보통 모텔들, 특히 동대구역 인근 모텔들은 대실 손님으로 인해 밤 늦은 시간부터 체크인이 가능한데 동촌유원지에 강의 시작 전날 몇 번 숙소로 잡은 알토모텔은 일반 호텔처럼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여 역시나 이 모텔로 하루 숙박을 잡았다.게다가 동촌유원지 특성상 먹거리 넘쳐나, 강 인근이라 전망-실제 내가 잡은 방은 강을 볼 수 없는 위치-이고, 방도 넓직하니 왠만한 숙소로 잡았던 모텔이나 호텔보다 공간이 컸다. 지인을 만나러 가는 막창집은 숙소와 가까이 있는 곳으로 막창집이 맞나 싶을 만큼 넓고 깨끗하고 인..

일상_20180616

몇 개월에 한 번씩 태용이 만나 식사도 같이 하고 술판도 벌이며 웃고 떠든다.알게 된지 10년이 훌쩍 지나 점점 친해지는 뚝배기 같은 친구로 술 자리에서 아무리 취해도 주사 한 번 없고, 사소한 대화에도 유쾌하게 웃으며 장단을 맞춰 준다.그런 태용이를 만나러 서울로 나와 잠깐 회사에 들러 볼 일 보고 허기진 배를 달랜다. 맛은 별로지만, 온갖 자극적인 토핑을 배제한 샌드위치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건강한 맛 같다.신선한 원료의 아삭한 식감 외엔 그닥 내세울 게 없고, 맛이 아닌 간단한 끼니로 가끔 때우는데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맛은 너무 담백한 나머지 먹는 즐거움은 전혀 없다. 저녁이 가까워지고 북적대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싫어 일찍 만나 저녁을 챙겨 먹는데 육즙이 미어 터지는 스테이크가 땡긴단다.빕스..

일상_20180606

현충일 저녁, 연 이틀 동안 마신 술과 이른 더위로 기진맥진이다.가족들은 여행 중으로 마지 못해 회사에서 먹는 가장 집 입맛과 유사한 국수로 저녁 해장을 했는데 주구장창 이 국수를 찾는 거 보면 꽤나 내 입맛에 맞나 보다. 다른 자극적인 토핑이 전혀 없는 국수라 단번에 끄는 맛은 아닌데 전날 먹은 평양 랭면처럼 오묘한 맛의 매력을 알아 차려 버린 거다.이거 그리 적은 양이 아닌데도 술술 잘 넘어간다.게다가 이틀 동안 뭔가 홀린 사람처럼 넋을 어따 떼놓고 다니는지.사람이 때론 가장 사람을 힘들게 한다.그래, 잊어여 할 때 잊자.

얼마 만인지 모를 서점 나들이_20180605

몇 년만의 서점 행차 신지 기억에도 까마득하다.전날 인천에서 술 한 잔에 밤을 꼴딱 세우고 부시시 출근하며 광화문 교보 문고에 들렀다.하필 광화문, 그것도 교보 문고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학우 중에 한 명이 시집을 냈단다. 두려우면 하지 말고, 하면 두려워 마라.몽골의 격언이라는데 그럼에도 거부감이 전혀 없는 건 인간의 모든 주저함은 두려움의 근원이기 때문이고, 그걸 정확하게 꼬집어 놓은 문구이기 때문이다. 몇 군데 전화를 해서 검색해 본 결과 대형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단 걸 알았기 때문이었고, 생각난 김에 서점에 들러 바로 구매를 해 버렸다. 회사원이며 주짓수 선수에다 시집까지 낸 실력자이자 도전에 지극히도 무뎌져 신중하게 판단하고 마음 먹었다면 과감하게 파고 드는 똑 부러지는 인간적인 사람이..

야식, 대구 병천 순대국밥_20180327

이른 아침에 대구를 가는 길은 무척이나 부담스러워 교육이 있으면 항상 전날 내려 가게 된다.도착하면 늦은 밤이긴 하지만 거리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없어서 한층 수월하다.물론 동탄역에서 동대구역까지 SRT를 타게 되면 소요시간이 1시간 30분 남짓이라 액면상으로 본다면 별 거 없지만, 아침에 운행하는 열차는 출근 손님으로 만원에 이미 오래 전 부터 열차표가 매진되어 버렸다.이 쾌속 열차를 전적으로 믿었다가 만의 하나라도 매진 사태가 벌어지면 어찌할 방도가 없다.수원 터미널을 이용한다면 고속버스 경우 3시간 30분은 족히 걸리고, 집에서 수원 터미널까지 시간을 고려한다면 4시간 반 정도 여유를 둬야 되는데 그러면 첫차를 타야 된다는 거다.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교육이 끝나는 날까지 이른 아침 잠을 완벽히 통제할..

오류동 첫 발_20180210

바쁜 하루다.전날 천안 다녀 왔다 잠시 쉬고 오후 느지막이 오류동 승룡형 만나러 다시 병점역에서 1호선을 이용하여 약속 장소에 도착할 즈음엔 해가 기울고 어둠이 찾아 왔다.얼마 만에 뵙는지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근무지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 거의 11개월 만에 볼 만큼 앞만 보며 달려 왔던가. 언제나 그렇듯 이 형을 만나면 뭐가 그리 할 이야기가 많아 쉴 새 없이 수다 떨고 웃느라 정신 없다.둘 다 과묵한 성격인데도 장단이 잘 맞나 보다.같은 건물에서 근무할 때엔 자주 술자리 마련해서 적당한 취기에 담소와 진중한 주제로 시간 가는 줄 몰랐었다.이 날도 모처럼 쌓여 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이 깊어가는 것도 잊을 정도.그 형 댁이 오류동이 아닌데다 나는 난생 처음 찾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