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91

송이능이 식당 솔봉이_20190516

봉화에 오면 능이나 송이 요리의 전골, 백반을 자주 먹었는데 영주 도심에 있는 동궁을 찾다 빈정이 상해서 다른 집을 물색하던 중 봉화 내성천변에 있는 솔봉이를 방문 했다.동궁과 지극히 주관적인 비교를 하자면 여긴 풍성함에 비해 퀄리티는 아주 높지 않지만 평타 이상은 한다.동궁은 가짓수가 여기 보다 조금 적지만 맛은 조금 더 세련된 수준이랄까?허나 볼륨과 나물 무침은 여기가 좀 더 낫다. 경상도 음식 치고 꽤나 가짓수가 많은데 특히나 녹색 나물 무침들은 감칠 맛 난다.동궁을 가다 결정적으로 발길을 돌린 건 첫 방문 때만 음식을 제대로 음미했고 그 이후 어눌한 한국말 쓰시는 분의 빈정 상하는 상스러움에 단 돈 10원도 아깝다는 주관에 발길을 끊었다.어차피 내가 아니라도 갈 사람들은 얼마 든지 가니까 그런 마..

평이한 밥상_20190430

기대가 너무 컸나?내 최고의 산채 요리는 남원 뱀사골 입구에서 먹은 건데 그 당시 잔상이 워낙 강렬해 이번 무주에서도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산채 비빔밥에 여타 몇 가지 요리를 주문 했고, 그게 너무나 평이했다.사실 3월달 청량산 부근에서 맛 본 산채 비빔밥-산채 비빔밥과 밑반찬만 단순 비교했을 때-과 비교한다면 이게 훨씬 산채스럽고(?) 전반적으로 나은데도 욕구를 시원하게 긁어 주지는 못했다.다행히 푸짐한 상차림에 손이 큰 쥔장의 배려로 알흠알흠 찾아온 허기를 완전 박멸 할 수 있었다.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충 만들지 않은 음식은 자극적인 조미료를 아낀 대신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양념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렸다.맛집이라고 하는 장소를 다니다 보면 이렇데가 있지?난 만족스런데 악평 일색..

빛이 반가울 때_20190328

저녁 일찍 출발한다고 나름 가는 길을 재촉했건만 진부에 내렸을 시각이 이미 밤 9시 가까워질 무렵이었다.시골 밤은 빨리 찾아와 평일 이 시각은 가로등 불빛 외에 뭔가 활력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그러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환한 불빛이 손짓하는 곳에 나도 모르게 유혹에 넘어가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따스한 커피 한 사발과 내일 일용할 양식을 줍줍했다. 젊은 직원 두 분의 환한 응대와 내가 좋아하는 골든 메달 사과 쮸~스를 겟 하곤 밖을 나와 고마운 활력에 땡큐 한 번 때린다.역시나 정선은 예나 지금이나 먼길이다.

이게 왕돈까스 표준_20190326

간단한 근육 수술로 오마니께서 입원 하셨다.하루 입원이라 그리 큰 수술도 아니었고, 담당 의사의 확고한 신념이 무척 마음에 들어 덩달아 오마니 걱정도 사라졌다. 하루 만에 수술을 끝내고 하루 입원하시는데 점심을 먹으러 혼자 걸어 나와 가까이 있던 홍익돈까스로 납시었다.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엄두를 못내고, 저녁엔 재료가 떨어져 더 이상 주문이 어렵다는 첫 방문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 평소에도 그럴 거란 생각에 방문하지 않았는데 설마 점심이야 없겠냐는 생각으로 갔지만 대기 인원이 있을 줄이야.이왕 꺼낸 칼 무우라도 잘라야지.끝까지 기다려 돈까스를 먹는데 작년 여름 쌍문동에서 먹은 미션 대왕 돈까스 만큼은 아니더라도 거기 일반 돈까스에 비해 훨~ 크다.게다가 요즘은 가지 않는 돈까스클럽 왕돈까스에 비해 훨 좋다..

어리버리 찾아간 소머리 국밥_20190309

인천은 자주 가거나 아님 회사 업무로 가는 일이 없어 어쩌면 내게 있어 가깝고도 먼 동네나 진배 없다.때문에 한 번 가게 되면 아예 하루 자고 오는 식의 큰 맘을 먹어야 되는데 결국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 다음 날 점심 추천을 받는데 무조건 따라 오라는 동생의 꽁무니를 쫓아 계산동으로 넘어 갔고, 주차 공간을 찾아 한참 헤메던 동생 눈빛을 애써 외면하는 척!하며 겨우 주차를 한 뒤 국밥 한 그릇 해치웠다.가성비 좋은 국밥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나.약간의 조미료향은 감수해야 될 터, 푸짐한 건데기와 적지 않은 양.대접해 주고 커피로 답례를 받았다.

숨겨진 다슬기 해장국 고수_20190305

몇 년 전 회사 임원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다슬기 맛집이 황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몇 번 방문 했었지만 가족 모시고 오긴 처음이다.중부내륙 고속도로, 당진영덕 고속도로 개통으로 황간은 굳이 목적지로 두지 않는다면 거쳐 갈 일이 없어 얼마 만에 방문인지도 모르겠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고 오며 가며 눈에 보이지 않아 이런 사실도 잊고 있었다.올라 가는 길에 조금만 다른 길로 택하면 되는 것을, 그렇다고 멀리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워째 이리 무심 했던가.주위에서 다슬기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데다 어른들은 더더욱 다슬기에 묘한 의미가 많다.예전 공원에서 번데기와 다슬기는 이동식 가게-수레 식당-의 단골 메뉴 였고, 시골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보양식 중 취향을 거의 가리지 않는 음식이기도 했으니까. ..

일상_20190226

곡성에서 동탄까지 오신 학우이자 행님과 저녁 식사로 계절밥상 외엔 대안이 없었다. 전라도 음식을 능가할 맛집이 거의 없는데다 빕스 가기엔 너무 내 이기적인 취향이라 선택한 건데 그래도 제대로 접대를 못 한 거 같어.식사 후 커피 한 사발 나누고 바로 내려가시는 분 뒷 모습에서 너무 송구스런 마음 뿐인게 오신 지극 정성에 비해 접대로 너무 소홀하다 싶었거든.저녁 6시에 동탄역 도착, 11시 곡성 열차로 내려 가셨는데 대단한 분이셔!선량함의 표본이 바로 이런 분이구나 싶다.셀카를 찍으니까 직원 분이 오셔서 사진 찍어 주시겠단다.같은 자리에서 두 분의 배려를 접한 날이기도 하다.학교 다닐 땐 가까이 있어 절실함을 몰랐는데 이렇게 오래 못 보면서 그리움을 느낀다.이 생퀴 같은 사람 감정이란...

인천 유명 랭면집, 백령면옥_20190226

인천에 가서 하루 꼴딱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급 생각난 백령면옥으로 늦은 아침을 해결, 추가 사리까지 뽀개 버렸다.비냉과 추가 사리까지 합쳐서 9천5백냥~ 10년 만에 들린 집이라 주위가 다른 세상이겠거니 찾아 갔지만 의외로 통째 바뀌지 않았다.백령도식 랭면이라 남북한 맛이 적절히 섞여 있는 백령면옥은 닝닝하지만 여운이 남는 북한식과 달싹하면서 새콤한 남한식에 면은 질기지 않은 메밀 사리라 전형적인 랭면이라기 보단 막국수에 가깝다.랭면과 콩국수, 아니 면요리 애찬자라 뭔들 맛 없을려구?

오래된 곤드래밥집, 동박골_20190217

정선에 오면 곤드레밥을 줍줍해야 되지 않겠어?정선으로 들어오던 중 자동차 전용 도로가 생겨 얼떨결에 그걸 타고 정선을 지나쳐 버렸다.다시 돌아서 정선으로 들어오던 길은 처음 차로 정선을 들어오던 평창에서 정선으로 진입하는 길이었다.15년 전 아무런 지식도, 네비도 없이 퇴근 후 늦은 밤에 정선으로 첫발을 들였던 날, 평창 지나 이길로 오는 과정은 힘들었다.9시 좀 넘어 연당으로 빠져 불티 하나 없는 밤길을 운전하는데 이게 맞는 길인가?앞에 거시기한 뭐시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이러다 산사람 되는 거 아닌가?안개 같은 의심을 뚫고 가리왕산을 굽이치는 이 자리에서 정갈하게 켜져 있던 가로등을 보고 월매나 반갑고 안도 했던가!다시 이 자리에 수 없이 많이 지나쳤지만 급작스레 튀어 나오는 회상을 어찌 막으랴.대기..

여수의 명물, 밥 도둑을 만나다_20190116

여수 오면 꼭 먹게 되는 게장은 여수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다.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단위로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왜 게장이 밥도둑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알지?돌게장이라 꽃게장에 비해 먹기는 불편하지만 양념은 잘 베어져 맛은 더 알차다.두꺼비를 갈까, 황소를 갈까? 하다가 이번엔 황소로 가서 늘 먹는 대로 정식 주문. 자그만 공기가 아닌 약간 널찍한 그릇이라 적은 밥이 아닌데도 순식간에 뽀개고, 조금 더 먹어야 배에 신호가 온다.여수 음식은 내 입맛에 넘 잘 맞어!여기서 맛 없는 게 뭔지 물어 보면 한 마디, 해변가 모래알 중 가장 큰 게 뭐냐고?하다 못해 밑반찬과 된장찌개는 맨 입으로도 다 마셨다.정식에 함께 나오는 양념과 간장을 보면 어디에 먼저 손을 날려야 될지 순간 망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