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80722

사려울 2019. 7. 8. 11:38

누님네 이사 이후 처음 집들이를 한다.

한강 조망에 주변 녹지가 많고 도심과 인접해 있는데다 한강 남북으로 접근성이 수월하단다.

허나 도로 건너 아파트 하나가 들어 서면서 한강 조망이 되지 않고, 지대가 높아 지도만 보고 찾아갈 경우 한여름엔 땀에 흠뻑 젖을 위치다.



새 아파트라 시설은 아주 깔끔하고 고급진데다 주변 녹지가 서울 도심이 맞나 싶을 정도로 풍부하다.

그참에 조카 녀석이 동네 구경을 시켜 주겠단다.

내심 자랑하고 싶은 거 겠지만.



아파트 바로 뒷편이 응봉근린공원으로 장충동, 신당동과 금호동, 옥수동 사이에 버티고 있는 작은 뒷동산인데 올라 보면 꽤나 숲이 우거져 있어 큰 힘 들이지 않고 서울 외곽에 온 기분이다.

조망은 장충동을 위시해서 4대문 도심을 포함, 경계를 이루는 산들까지 보인다.



여기까지 들어오면 서울이 아닌 착각에 빠진다.

게다가 동선도 나름 짜임새 있게 배치시켜 놓았다.



4대문 반대 방면을 보면 강남, 송파, 광진을 비롯하여 하남, 양평의 큰 산까지 조망 가능하다.

하루 종일 미세 먼지가 자욱 했음에도 산 능선 정도는 식별 가능 했던 만큼 전망은 끝내 준다.



아주 오래된 콘크리트 흔적들을 고스란히 활용한 조경이 특이한 공원이다.

한 바퀴를 도는데 그리 힘든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임했지만 기분 만큼은 비교적 깊은 녹지에서 나무와 녹지의 습한 내음을 잔뜩 마셔 마음이 환기된 느낌이다.

올라간 길을 따라 다시 내려오자 서서히 저녁 시간이 가까워졌다.




집들이지만 집 내부에서 음식을 해 먹기엔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도 많이 필요하고 자칫 냄새가 베이는 것도 문제 였고, 이사에 시달린 집 주인들도 가뜩이나 진을 뺐는데 더욱 부담 되는 거 같아 외부 식당으로 저녁 식사 자리를 잡았다.

동네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식육 식당이라 그런지 초저녁 손님으로 가득찬 식당은 앉을 자리가 없었고, 다행이 예약한 상태라 미리 세팅된 자리에 앉자 마자 바로 음식이 차려지고 식사를 한술 뜰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도톰 쫄깃 육질에 화력이 좋아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는 식욕 작렬이었고, 식육 식당 특성상 단가가 저렴한 편이라 마음껏 뜯었다.

서울 도심의 주택 밀집 지역이지만 적당한 옛 것과 새 것들이 조화된 동네, 녹지와 낡은 콘크리트 건물들이 어울려 있고, 강남과 달리 작은 도로들이 불규칙적으로 뻗어 있어 정갈한 주거지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갑갑해 보이겠지만, 왠지 직선보다 곡선 투성이인 동네가 더 정감이 느껴지는 개인 취향으로 인해 살기 좋은 동네, 서울 다운 동네란 첫 인상이 강렬하다.

하긴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니라 내가 뭔 참견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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