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같은 만추, 여명이 나리는가 싶더니 찰나의 인연처럼 해는 순식간에 동녘마루를 박차고 뛰어올라 단숨에 어둠을 깨친다. 가을은 그리 짧은 게 아니지만 떠나려 할 때 뒤늦은 아쉬움처럼 아침의 고요 또한 분주한 세상이 펼쳐지고 나서야 애닮음을 아쉬워한다. 치열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맞이하는 휴식에 비로소 평온에 눈이 트이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가 기지개를 켠다. 눈이 제대로 뜨이지 않는 깊은 졸음을 애써 누르고 베란다로 나와 새벽 여명을 맞이하며, 태백의 평화로운 대기에 추위를 잊는다. 마치 모든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든 것만 같다. 찰나... 잠시 사색에 빠졌을 뿐인데 성급히 동트며 이글거리는 햇살의 촉수를 뻗어 세상을 흔들어 깨운다. 사용하지 않는 구형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집에 설치하여 CCTV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