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을 두고 잠시 평택 소사벌에 다녀왔는데 그러는 사이 녀석은 쿠션 위에서 무기력하게 졸며 이따금 몸만 뒤척일 뿐, 식사도 하지 않았다.그게 불쌍해 보여 저녁 외식 대신 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식사를 했는데 현관을 여는 순간부터 녀석은 무척 정겹고 명랑했다.바닥에 앉아 있으면 앞까지 다가와 얼굴을 마주보고 정겨움을 표현하는 녀석.하긴 불쌍한 게 아닌데 냥이들 외모 자체가 불쌍하게 보여서 그런 생각이 든 게 아닌가 싶다.식사가 끝나자 저녁 루틴처럼 여기저기 집사들 무릎 위에 올라와 잠든 척 했다.나이로 따지면 5년이 훌쩍 지난 성묘인데도 불구하고 도저히 어린 티를 벗지 못하는 녀석으로 인해 더 정겹고 더 훈훈한 게 아닌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