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22

장엄한 여명의 깨침, 영덕 동해 해돋이_20240117

때론 너른, 때론 포근한 동해 멀리 하늘과 바다, 인간이 모여 하나의 간결한 선을 예찬했다. 하루가 시작되기 전, 동해의 찬연한 자취와 그 고운 결들 사이에서 환희의 불꽃이 빅뱅 했다. 전날 취침에 들기 전에 미리 해돋이 시각을 확인했고, 오전 7시 반 정도란 걸 미리 체크한 뒤 알람을 맞췄다. 일출일몰시각계산 | 생활천문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지금까지 역서가 발행된 연도의 역서자료를 바탕으로 월별, 지역별 해/달 출몰시각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 '일출일몰시각계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사용자가 입력한 값에 기반하여 astro.kasi.re.kr 7시 10분. 해돋이 시각까지 약 20여 분이 남았다. 여명이 구름의 골짜기를 지나며 빛의 결들을 만들었고, 그 결의 파장이 바다 위에 소나기로 내렸다..

인간과 자연/ 현실과 전설의 교합, 경주 해파랑길_20240115

봉길해변을 뒤로하고 해파랑길을 따라 걸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 구축한 총 50개 코스로 이루어진 750km의 걷기 여행길입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르른 바다색인 ‘파랑’, ‘~와 함께’라는 조사 ‘랑’을 조합한 합성어이며,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을 뜻합니다 [출처] 해파랑길_두루누비 해파랑길 소개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와 함께하는 해파랑길 www.durunubi.kr:443 원래는 나아해변부터 해파랑길 11코스의 시작이었지만 무조건적으로 해파랑길을 추종하는 게 아니어서 언덕길로 이어진다면 그 길을 살짝 벗어나더라도 도리어 해변을..

겨울 갈매기 파도, 봉길대왕암_20240115

그나마 종종 찾던 감포 대왕릉은 그마저도 90년대 후반이었고, 초기엔 행정구역상 감포가 경주란 것도 모른 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당시 뻔질나게 만나던 친구들과 어울리며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면 누구 하나 반문도 없이 기계처럼 감포 대왕암 해변에 무작정 찾았고, 차를 갖고 있던 녀석 또한 타산적인 감정 없이 스스로도 감포 여정을 즐겼다. 그런 대왕암 해변에 꽤나 빈번한 추억을 심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 버렸고, 그 길목에 암초와도 같았던 덕동호반 구부정길을 우회하여 매끈한 945 도로가 새로 들어섰다. 아침에 무중력과도 같은 가슴을 추스르고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타고 봉길해변에 도착하자 주차장엔 의외로 많은 차들이 주차 중이었는데 나처럼 겨울 바다의 뚝배기 같은 매력을 담으려는 사람들..

동해에서 원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_20220825

이튿날 동해시, 동해 바다와 작별하고,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원주로 출발했다. 지난 봄에 동해 바다를 만난 영덕이 숨겨진 보석이었다면 동해, 삼척은 진품이 검증된 보석이었다. 카페와 펜션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오래된 마을이 그랬고, 야생의 바다와 기암괴석이 그랬다. 올 때처럼 갈 때도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며, 대관령 지나 마치 뿌듯한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가는 기분에 도치되었다. 그 길 따라 도착한 원주는 새로 꽃단장한 간현이었다. 동해를 떠나 동해고속도로에 발을 걸쳤다. 망상해변 구간은 인접한 우측이 망망대해, 동해바다였다. 옥계를 지날 무렵 전방에 특이한 형상의 구름이 보였다. 마치 젊은 시절 한 가정을 떠받치느라 허리가 굽어 더이상 펼 수 없는 우리네 할머니 같았다. 강릉3터널을 지나며 남강릉IC가 가까..

갯마을 삶의 모세혈관, 논골담길_20220824

삼척과 또 다른 정취의 갯마을. 급경사의 척박한 현실에서 처절한 인고의 세월을 말해주듯 어느 하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고, 그로 인해 그 흔적은 문자가 되고, 언어가 되었다. 그렇기에 바다 앞에서도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도째비골 해랑전망대에서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다.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하여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85m 길이의 해상보도 교량이다. 해랑은 바다와 태양 그리고 내가 함께 하는 공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입구에는 도깨비 영역으로 들어가는 의미를 가진 파란색 진입 터널이 있고, 가운데 조형물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전망대의 봉오리 진 슈퍼트리가 도깨비방망이를 통해 만개했다는 스토리를 조형화했다.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바다 위 파도를 발아래서 느낄 수 있도록 유리바닥과 메쉬바닥으로 ..

미려한 동해 해안도로, 새천년 해안도로(이사부길)_20220824

바다 따라 해안길로 미끄러져 가는 사이 그리 집요 하던 잡념도 무뎌진 관심에 어느 순간 하얀 파도처럼 흩어져 버리고, 사유는 하얀 도화지처럼 또 다른 낙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념 깃발을 따라 가더라도 정해진 길은 없고, 다만 그 깃발의 말미암아 펄럭이는 순간의 기억이 이 여정의 백미 아닐까?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익숙한지 보드라운 손길로 자연을 그려 흔한 일상은 접고 추억의 채도를 높였다. 동해의 마지막 여정, 묵호 등대 불빛은 졸고 있지만 매혹의 나침반은 혼돈의 유혹도 뿌리치고 강인한 지남력을 따라 그렇게 그렇게 흘러간다. 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길)은 삼척해수욕장과 삼척항을 잇는 4.6km의 해안 길이다. 동해안 최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영동고속도로 따라 동해 가는 길_20220823

동해바다와 동해/삼척을 목적지로 궈궈!!! 비 내린 뒤라 대기가 이리 청명한 건 축복이자 행운이고, 피서철 끝물이긴 해도 여름과 가을이 묘하게 뒤섞인 정취는 뒤돌려차기하는 맛이 있었다. 수평선이 이다지도 선명하고 간결하게 보이는 날, 축복과 행운을 절감했다. 원주를 지나면 전형적인 강원도 지형인 장벽 같은 겹겹이 산세를 만날 수 있었다. 우측에 거대한 치악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비로봉 일대 정상은 구름에 가려졌다. 둔내 즈음 지날 무렵, 비가 내린 뒤라 대기는 이보다 청명할 수 없었다. 덩달아 기분은 업업! 방향지시등은 차량을 구성하는 디자인의 구성 요소일 뿐, 무법천지의 차량은 실선, 점선도 구분 없었다. 평창 둔내를 지나 청대산 자락의 둔내 터널을 지나면서 드넓던 하늘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메밀꽃 필..

동해바다에 대한 거대한 포부, 망양정_20220316

수평선 너머 또 다른 수평선에 대한 이상과 너른 바다를 품은 더 너른 바다에 대한 호기심은 지극한 욕구이자 궁극의 본능이다. 무릇 풍류를 아는 사람이 즐길 줄 알고, 풍류가 머무는 곳에서 가락은 흥이 된다. 망양정에서 읽노라면 표독한 파도는 바람의 흥에 맞춰 한사코 뒤를 따르는 바다의 어깨춤이 되며, 그토록 뒤섞이면서도 밀어내고 떨치려 하는 문명도 평온의 자장가에 나른한 단잠이 된다. 그 장단에 신이 난 봄볕은 향긋한 미소의 깃털을 띄워 뺨 위에 길 잃은 콧노래로 합주한다. 망양정(望洋亭)은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해안가에 있는 정자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구조의 정자이다. 고려시대에 처음 세워졌으나 오랜 세월이 흘러 허물어졌으므로 조선시대인 1471년(성종 2) 평해군수 채..

봄바다의 나지막한 찰랑임, 망양정 해수욕장_20220316

망양휴게소에서 한숨 고른 뒤 도착한 망양정 해변은 한가로이 쉬고 있는 갈매기 소리와 망망대해 동해 파도 소리만 가득한 그야말로 한적한 세상이었다. 망양정에 도착하여 너른 공터 같은 주차장에 차를 두고 망양정으로 오르기 전에 잠시 해변을 걷는데 생각보다 꽤 너른 해변의 규모에 비해 찾은 이는 거의 없다시피 했고, 시간의 구속 없이 천천히 걷는 순간순간 해변의 모래처럼 무수한 여유가 차고 넘쳤다. 망양정 해수욕장은 망망대해 동해와 인접한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 언덕과 왕피천 하구가 만나는 거대 모래톱으로 인근 엑스포공원, 성류굴과 왕피천을 넘나드는 케이블카가 있다. 200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의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개최되었으며, 2007년 7월에는 해양수산부 주관 아름다운 어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