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22

머나먼 삼척 원덕_20151225

가족 여행이라고 찾아간 삼척은 사실 대가족이 이동하기에 거리상으로 무리일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자유로운 시간은 성탄절 당일 뿐이라 여행에 익숙치 않은 가족, 특히나 아이들이나 오마니께선 녹록치 않은 고행길과도 같을 수 있겠다.성탄전야에 서둘러 퇴근한 뒤 일행들을 재촉하여 출발할 무렵엔 이미 9시가 넘어 암흑이 잔뜩 끼인 오지를 둘러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부지런히 고고씽 했지만 도착은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 1시가 막 지나서 였다.그나마 흥림산 휴양림의 넓직한 숙소를 이 몸이 애시당초 예약한 덕에 말끔히 피로를 풀고 이튿날 오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삼척 원덕으로 출발~영양 흥림산 휴양림은 첩첩산을 넘어 비교적 오지에 있는 자그마한 휴양림이라 힐링하기엔 제격이었다.이미 올해 세번째 방문이라 내..

20140920_가을을 잡으러 가자

불현듯 가을을 가지고 싶다는 무모한 욕심이 생겼고 마치 그 욕구를 실현한 착각에 빠져들자 한술 더 떠서 어떤 가을, 어디 가을을 가질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 빠질 무렵 어차피 내가 가질 가을이라면 철저히 고립되어 가공이 덜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뺏기지 않는 멀고 접근성이 불편한 곳을 선택해야 겠다는 내 나름의 용의주도한 착각에 빠졌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울진. 바다에도 가을볕이 들까?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듯 죽변 후정해수욕장으로 계획도 없던 발걸음을 돌렸더니 강렬한 햇살에 사람들이 모두 증발해 버렸다.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없고 오로지 혼자 전세 내어 놓은 사람 마냥 모든걸 다 가진 기분. 동해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심연의 파란 바다와 하늘이 이종교배하여 더 깊은 파랑의 수평선이 너무도 선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