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너른, 때론 포근한 동해 멀리 하늘과 바다, 인간이 모여 하나의 간결한 선을 예찬했다.
하루가 시작되기 전, 동해의 찬연한 자취와 그 고운 결들 사이에서 환희의 불꽃이 빅뱅 했다.
전날 취침에 들기 전에 미리 해돋이 시각을 확인했고, 오전 7시 반 정도란 걸 미리 체크한 뒤 알람을 맞췄다.
7시 10분.
해돋이 시각까지 약 20여 분이 남았다.
여명이 구름의 골짜기를 지나며 빛의 결들을 만들었고, 그 결의 파장이 바다 위에 소나기로 내렸다.
7:25
아직 여유가 있었다.
해돋이를 보기 전에 아침 여명의 섬세한 자연을 세세히 정독했다.
구름이 수평선과 맞닿은 날이라 그 틈을 얼만큼 허락할지가 관건이었다.
7:29
장엄한 일출이 밤의 장막을 걷어내기 직전이었다.
7:31
낮게 드리운 구름과 바다 사이 틈바구니에 해가 솟구쳤다.
바다가 밀고 하늘이 끌어당기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7:34
찬란한 불꽃으로, 하루의 역동으로.
그래서 바다와 하늘이 끓고, 수평선이 가장 선명하고 미려해지는 찰나였다.
7:35
수평선과 구름 사이 좁은 틈으로 해가 얼굴을 살짝 비춘 뒤 부끄러운 듯 금세 구름 이불 속으로 숨어들기 시작했다.
7:36
해가 눈을 뜨고 그 수줍은 얼굴 붉어질세라 구름이 장막으로 긴장된 떨림을 달랬다.
수평선 걸친 고깃배는 어쩔 줄 몰라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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