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8

대중교통으로 봉화 가는 길_20221001

세상사 다가올 시간처럼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뚫고 서울로 향했다.유쾌한 기분이 아님에도 아주 작은 감동에 부정의 먼지를 털었고, 무거운 걸음에 주문을 걸었다.하루 중 눈이 맑아지는 카페에 앉아 감미로운 커피 한 잔으로 마음에 먼지도 털고 걸음에 날개도 달았다.언젠가 맥북 충전 빵빵하게 해서 저 구석탱이에 앉아 넷플릭스 한 번 때려야 되겠다. 가족 모임으로 퇴근해서 바로 청량리 열차를 탔다.단양을 지날 무렵, 해가 지기 시작했다.영주에 진입하며 내릴 채비 중 가을 들판이 너무 이뻐 일어서기 전 사진으로 담았다.가을이 물든 들판은 언제나 이뻤다.영주역에 도착하여 곧장 밖으로 나왔는데 한창 공사 중이었다. 영주 가는 길_20150626영양을 목적지로 금요일 칼퇴근 후 청량리역에서 ..

온연한 사랑의 형태, 회룡포_20220228

굽이마다, 계단 걸음마다 사연을 입고 발자국에 흥을 싣는 울림이 능선 따라 메아리친다. 지난번 자욱한 미세 먼지로 찌뿌둥 대기가 아쉬운 곡소리 남발할 때 못내 아쉬운지 다시 찾은 길은 북풍에 설움 고하며 청명한 민낯의 쑥스런 미소가 마냥 방긋거린다. 봄기운 따라 두터운 꽃가루 뒤집어쓰고 알알이 박힌 겨울색 조롱 하던 꿀벌이 무척 귀하신 몸이라 너룻대 힘겨운 움직임을 응원하는 수밖에. 인간은 223 계단 걸음만 옮기면 강이 새겨 놓은 꽃향기를 담을 수 있지만 봄을 쫓는 꿀벌은 무척이나 고단한 길을 걸어야 한다. 고립을 넘어선 회룡포_20210306 조만간 만나야 될 낙동강이 그토록 설레고 그리웠던지 흐르던 강도 잠시 주춤하여 어눌한 듯 발걸음도 굽이치어 오히려 그 자취는 휘몰아치는 붓끝처럼 육지 속에 아름..

걷기 좋은 비룡산 봉수대 능선_20220126

회룡대와 연결된 산능선은 걷기 좋은 평탄한 언덕길과 같아서 거리는 짧았지만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비교적 포근한 겨울을 음미했다. 무릇 강이란 바다를 향해 내달리며 그 어떤 장애물도 깎고 다듬어 물길을 내리라 여겼건만 내성천은 나지막한 산을 뛰어넘지 않고 옆길 크게 돌아 지나간 뒤 더 큰 물길인 낙동강과 합류한다. 작은 산이라 업신 여기지 않고, 마치 회룡포를 지킨 크나큰 포용으로 이 또한 지켜주고자 함이었을까? 그렇다면 강이 바위를 뚫고 산을 깎아 길을 낸 게 아니라 산이 물결을 위해 작은 길을 내어준, 오롯이 어울림에 익숙한 자연의 섭리며, 문명의 이기에 대한 일침이 아닐까? 고립을 넘어선 회룡포_20210306 조만간 만나야 될 낙동강이 그토록 설레고 그리웠던지 흐르던 강도 잠시 주춤하여 어눌한 듯 ..

그리움의 육지 섬마을, 회룡포_20220126

회룡포가 재조명 받은 건 삶의 진수가 녹아든 추억의 류와 다르게 억겁 동안 강이 만든 작품에 대한 감탄의 표현 중 경의에 찬 화답이었다. 주변에 발달한 평야의 가운데 우뚝선 작은 산에서 회룡포만큼 포근한 지형에 기대어 종교적 염원을 쌓아 올린 건 인류의 원초적인 방법인데 종교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는 나로선 비교적 빈번한 종교인의 거룩을 가장한 타락이 아니라면 이런 자리에 불명확한 미래의 공포와 안도를 넋두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멋진 회룡포의 자태를 더욱 경건하게 하는 건 인간에게 대하는 인간의 역할이기도 하니까. 때마침 찾은 날은 무거운 적막이 아름다운 침묵으로 인지되기에 충분했다. 회룡포를 전망할 수 있는 회룡대로 가는 길에 산책할 심산으로 멀찍이 차를 두고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무척 적막하고 ..

지형의 아름다움이 용해된 용마루공원_20210614

둥지에 웅크린 자연이 수줍은 듯 날개를 서서히 펼치며 작은 잠에서 깨어난다. 이리저리 굽이치는 아스팔트는 산허리를 타고 돌아 인적 드문 지도의 공백지대로 걸음을 옮겨 주고, 한낯 기대의 봇짐만 무겁게 이고진 나그네는 무거운 어깨를 털어 신록이 흐르는 여울의 풋풋한 생명의 위로를 보답 받는다. 위성지도에 찍은 호기심만 믿고 지엽적인 이정표를 따라 몇 번 헤맨 끝에 도착한 호수공원은 매끈하게 단장한 공원이 무색할 만큼 인적이 증발해 버려 몇 안 되는 가족의 여유로운 산책에 있어 든든한 동반자 같았다. 비록 갈 길이 한참 먼 곳임에도 잠깐의 여유가 어찌 그리 달콤하던지. 한국관광공사 발췌 영주호 용마루 공원은 경북 영주시 평은면에 자리 잡고 있다. 공원은 용마루 공원 1과 용마루 공원 2로 구분된다. 용마루 ..

고립을 넘어선 회룡포_20210306

조만간 만나야 될 낙동강이 그토록 설레고 그리웠던지 흐르던 강도 잠시 주춤하여 어눌한 듯 발걸음도 굽이치어 오히려 그 자취는 휘몰아치는 붓끝처럼 육지 속에 아름다운 섬을 만들었고, 그 환각을 잊지 못해 발길 끊어질 새 없이 소박한 다리가 강 위를 떠다닌다. 회룡포는 그 자체로도 지형이 특이하지만 그를 둘러싼 나지막한 산새 또한 허투루 하게 넘길 수 없다. 회룡포의 풍류 가득한 지형을 볼 수 있고, 그러기 전에 내성천 위를 위태롭게 가로막는 뿅뿅다리는 자연히 걸음을 유혹한다. 회룡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회룡포(回龍浦)는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일대에 있는 농촌마을이자 관광지이다. 명승 제16호로 지정되었다.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일대에 ko..

먼 길 떠나기 전, 삼강주막_20210306

강의 두물머리에 옛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던 자취는 덩그러니 터만 남아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야속하게 바라보며 속절 없이 웅크리고 있다. 어쩌면 시간 앞에서 자연도 휘청이는데 사람인들 건재할 수 있을까? 유별난 강바람도 계절 따라 분주히 오갈뿐 무심한 시간에 떠밀린 옛터의 흔적처럼 벙어리 되어 유유한 강물에 투정이다.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상류에 회룡포가 있다. 전형적인 겨울의 강변 정취다. 나루배를 재현시켜 놓았는데 이마저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삼강의 물결이 한데 합쳐지는 두물머리에 삼강절경? 표지석이 눈에 띈다. 삼강문화단지에 옛 모습을 재현시켜 놓았다. 낙동강을 건너면 행정구역상 문경이고, 이렇게 두 고을을 잇는 달봉교는 특이하게도 전망대까지 설치하여 여행객에 대해 배려해 놓았..

송이능이 식당 솔봉이_20190516

봉화에 오면 능이나 송이 요리의 전골, 백반을 자주 먹었는데 영주 도심에 있는 동궁을 찾다 빈정이 상해서 다른 집을 물색하던 중 봉화 내성천변에 있는 솔봉이를 방문 했다.동궁과 지극히 주관적인 비교를 하자면 여긴 풍성함에 비해 퀄리티는 아주 높지 않지만 평타 이상은 한다.동궁은 가짓수가 여기 보다 조금 적지만 맛은 조금 더 세련된 수준이랄까?허나 볼륨과 나물 무침은 여기가 좀 더 낫다. 경상도 음식 치고 꽤나 가짓수가 많은데 특히나 녹색 나물 무침들은 감칠 맛 난다.동궁을 가다 결정적으로 발길을 돌린 건 첫 방문 때만 음식을 제대로 음미했고 그 이후 어눌한 한국말 쓰시는 분의 빈정 상하는 상스러움에 단 돈 10원도 아깝다는 주관에 발길을 끊었다.어차피 내가 아니라도 갈 사람들은 얼마 든지 가니까 그런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