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만나야 될 낙동강이 그토록 설레고 그리웠던지 흐르던 강도 잠시 주춤하여 어눌한 듯 발걸음도 굽이치어 오히려 그 자취는 휘몰아치는 붓끝처럼 육지 속에 아름다운 섬을 만들었고, 그 환각을 잊지 못해 발길 끊어질 새 없이 소박한 다리가 강 위를 떠다닌다.
회룡포는 그 자체로도 지형이 특이하지만 그를 둘러싼 나지막한 산새 또한 허투루 하게 넘길 수 없다.
회룡포의 풍류 가득한 지형을 볼 수 있고, 그러기 전에 내성천 위를 위태롭게 가로막는 뿅뿅다리는 자연히 걸음을 유혹한다.
전국 몇몇의 명소 중 그 이름값을 하는 얼마 남지 않은 뿅뿅다리 중 하나가 예천과 영월에 있다.
내성천이 크게 굽이쳐 육지에 섬을 만들고 그 강물은 아무 것도 모른 척 그저 유유히 흐르고 있다.
고립이 세상에 등을 돌려 은둔 시키거나
아니면 세상을 한 발짝 물러서서 넓게 보거나.
한 발짝은 다시 발을 내디디면 원점에 올 수 있지만 은둔은 애써 멀어지려 하는 것.
살짝 한발 물러난 세상, 회룡포는 잠시 세상을 벗어날지언정 떠나거나 외면하려 하지 않는다.
주변을 옹기처럼 둘러싼 비룡산의 품새가 그렇고,
크게 휘감을지언정 물살 온화한 내성천의 기세가 그렇다.
회룡포를 휘감는 강 따라 느긋하게 보라고 벤치가 틈틈이 깔려 있다.
회룡대에서 회룡포가 진정 육지 속 바다의 진면목을 알게 해 주는데 이번엔 짧은 시간에 쫓겨 다음 기회에 저 자리를 찾아야겠다.
뿅뿅다리를 따라 곧장 회룡포를 가로지르면 또 다른 뿅뿅다리가 있다.
첫 다리가 회룡포를 찾아온 인적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여긴 적막강산이다.
저렇게 고즈넉한 풍경 너무 매력 있다.
인적이 거의 없는 제2 뿅뿅다리.
욘석아, 어디 그리 바삐 가니?
사람들이 익숙한 지 그냥 지나치는 앙큼 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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