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한적한 시골 마을의 맛집이라?_20191220

사려울 2020. 2. 15. 10:11

추위가 몰려오는 전날 대구에 내려가 지인들과 함께 조촐하게 소주잔을 기울인 뒤 미리 예약한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일어나 여주로 가기 전, 문득 해장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백종원 3대 천왕 칼국수 집 중 하나인 동곡 손칼국수가 있는 동네로 향했다.

길은 단순하여 거의 헤매지 않았고, 아니다, 신천대로에서 신나게 달리다 서재길로 빠져야 되는데 익숙치 않은 지리라 한 발 앞서 빠지는 바람에 칠곡 방면 매천대교로 빠져 덕분에 팔달교를 한 번 더 건너 다사 산업단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사발 옆에 낀 채 동곡에 도착했다.

역시 백종원 브랜드 파워인지 이곳이 소개된 이후로 동네길을 중심으로 손칼국수집이 몇 개 들어서 칼국수 마을로 재탄생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냄새.

큰 아궁이에 솥가마가 올려져 있고, 아궁이 안은 장작불이 이글거리며 솥을 덥히고 있었는데 바로 이 내음과 정취가 향긋한 시골 마을 냄새를 발산하고 있었다.

여느 손칼국수집처럼 칼국수는 걸쭉하면서 야들야들하고, 그러면서 면발은 찰기가 없어 잘 끊어져 칼국수를 거의 다 먹을 때쯤엔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된다.

그리 특징적이거나 특출 난 건 아니고, 다만 부드러운 맛에 곁들여진 김의 풍미가 제법 옛맛을 충실하게 회상시켜 줬다.

때에 따라 좀 더 진한 맛을 원한다면 양념장을 걸쳐 먹거나 시원한 맛의 김치를 곁들이면 되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동반된다고 이 손칼국수 하나를 먹겠다고 굳이 먼 길을 올 정도의 입맛은 아니었다.

다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기회에 어른들과 함께 온다면 꼭 한 번 대접해 드려야 되겠다.

찬바람이 불지만 화창한 대기가 매력적인 하루, 느긋한 시간 여유를 활용하고자 바로 고속도로에 올리는 게 아니라 왜관으로 향하는 국도로 해서 여주로 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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