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국도를 타고 집으로 가던 길에 영월을 지날 무렵 서둘러 길에서 벗어나 청령포 인근 관광센터에 들렀다.
지난해 영월 여정에서 월욜 휴무로 헛걸음쳤는데 경험 학습으로 이번엔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센터 내부엔 카페, 식당을 비롯하여 주변 관광지나 행사에 대한 지도나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었고, 공연장, 기념품 판매, 작품 등이 두루 비치되어 있었는데 나름 의욕적으로 추진한 흔적으로 규모도 꽤 크고, 구성도 비교적 신경을 써 조잡하거나 난해한 동선이 없고, 주변 경관이나 접근성도 좋았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식당 메뉴 중 옹심이를 주문했는데 내가 알던 그런 옹심이도 아니었고, 정갈한 구성에 비해 내용물은 허접했으며, 외부 도로가의 마감 또한 엉성하다.
기념품은 영월 특산물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템들이 많아 지역적 정체성도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단락은 햇살만큼이나 화사한 시간이라 자부하자.
영월관광센터는 탄광지역 통합 관광 지원을 위하여 조성되었으며, 와이스퀘어(Y-square)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영월군을 비롯한 강원도 남부권의 관광 홍보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영월관광센터는 탄광 지역의 관광객 증대를 위한 강원도 남부권 통합 관광 홍보 거점 지원 센터로 건립 추진되었다. 영월관광센터 건립에 폐광 기금 등 279억 원이 투입되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주변과의 부조화를 제외한다면 강렬한 모습과 과감한 색감에, 더불어 지역 관광에 대한 의욕적인 추진에 박수를 쳐줬다.
에잇, 흥해라!
입구에 들어가 2층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각시와 도령이 ‘문화 충전 도시 영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정으로 반겼다.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배려, 천편일률적인 의자가 아닌 토속적인 형태로 집에 하나 들이고 싶은 아이템이었다.
첫인사처럼 문화 중에서도 전통적인 문화로 가닥을 잡은 걸까?
암튼 이 의자 넘 맘에 들었다.
이렇게 보면 나무 위로 달이 떠 있는 모습이었다.
뒤편 뮤지엄샵에 들어가자 비교적 너른 공간의 기념품 상점이었는데 수공예 작품도 많았고, 공산품 형태로 출시되는 작품들도 많았다.
작호도 하나를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참았다.
외부 테라스는 넓은데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이 자리에 앉으면 오지게 기분 전환이 되었다.
멀리 보이는 게 청령포와 선착장 모습이라 눈앞 달과 토끼가 함께 가득 쏟아지는 햇살이 기분을 한층 가볍고 따스하게 만들었다.
테라스 카페 방향으로 걸어가면 정원 너머 청령포와 서강이 어울린 경관은 멋져 멍 때려도 좋기만 했다.
조금 이른 점심을 해결할 심산으로 내부 푸드샵으로 갔지만 다른 매장은 휴점 중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 내가 좋아하는 옹심이를 키오스크로 주문했다.
매장 내부는 깔끔하면서 넓었고, 집기류나 인테리어도 깔끔했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옹심이가 이렇게 허접했다.
공산품 형태의 감자 새알심 6개에 별 특징 없는 육수에서 분위기 깨져버렸다.
허접한 식사를 끝내고 외부로 나와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주차장에 거의 가까워졌을 때 인적이 거의 없는 공터 같은 곳은 하나의 공원이자 그 정원 너머 도로가 있었고, 그 너머에는 언덕의 시작인데 흙이 무너져 내린 걸 보면 안타까웠다.
관광센터를 떠나며 주차장에서 마지막 영월의 잔상은 이 장면으로 저장시키곤 집으로 떠났다.
문화 충전의 도시 영월에서 흥겹고 창의적인 문화들이 넘치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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