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327

맛깔스런 콩나물 해장국_20200112

익산에 오면 꼭 들러야 될 집으로 가장 추천하는 곳이 일해옥으로 전주 콩나물 해장국과 사뭇 다르다. 전주 현대옥이 깔끔하면서도 시원하고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라면 일해옥은 멸치 육수가 베이스면서도 비리지 않고, 멸치 특유의 진득한 국물이 일품이라 특색이 완전 다르면서 어느 하나를 콕 찝어 좋다고 할 것 없이 걍! 다 조~~아부러. 익산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기 전 이른 점심으로 일해옥에 다다르자 희안하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어 아직 영업하지 않나 싶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리 넓지 않은 내부엔 자리가 꽉 차 있다. 그래도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게 어디여! 물론 식당 규모로 따지면 그리 비좁지 않은데 워낙 찾는 손님이 꾸준하다 보니 이마저 확장하지 않는가 원망 아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던 곳이다...

최고의 가성비 순대 요리_20200111

김제 사는 동생을 만나 점심 허기를 달래러 간 곳은 처음에 칼국수를 선택했다 긴 줄을 감안해야 된다기에 숙소와 가까운 곳 중 순대집을 선택했다. 근데 여기 완전 내 취향인걸~! 일단 서울과 가격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겠지만 요즘 서울과 수도권에서 왠만한 국밥 한 그릇 8천원 정도 줘야 된다. 거기에 양은 내 기준에서 좀 작아 국물까지 비워 바닥을 보여도 양에 있어서 뭔가 아쉽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순대까지 시켜서 일행들과 해치우는데 여기 와서도 습관처럼 국밥에 순대를 시켜 놓고 옥수수를 열심히 터는 사이 음식이 나왔고, 언뜻 보기에도 남길 수 밖에 없는 삘이었다. 물론 김제 동생이 거구에 밥통이 크다고 해도 본인 기준으로 소식을 한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이 지껄여 행여나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했건만 역시..

선명한 짜집기 흔적, 영화 백두산_20191231

멍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내고, 누나네와 함께 동탄CGV에서 영화를 보며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땅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어 이병헌, 하정우를 믿기로 해서 백두산을 선택, 커피와 팝콘을 한아름 안고 상영관으로 들어서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울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나타낼 소재인 백두산이 폭발하여 남북 합작으로 폭발을 막아 보겠다는 설정이라 꽤나 관심이 갔고, 거기에 더해 이병헌, 하정우 투톱에 전도연과 근래 핫한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다. 이병헌과 하정우 특유의 섬세한 연기는 진지함과 개그가 함께 섞여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저런 개그가 과연 나올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영화에서 차용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

한적한 시골 마을의 맛집이라?_20191220

추위가 몰려오는 전날 대구에 내려가 지인들과 함께 조촐하게 소주잔을 기울인 뒤 미리 예약한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일어나 여주로 가기 전, 문득 해장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백종원 3대 천왕 칼국수 집 중 하나인 동곡 손칼국수가 있는 동네로 향했다. 길은 단순하여 거의 헤매지 않았고, 아니다, 신천대로에서 신나게 달리다 서재길로 빠져야 되는데 익숙치 않은 지리라 한 발 앞서 빠지는 바람에 칠곡 방면 매천대교로 빠져 덕분에 팔달교를 한 번 더 건너 다사 산업단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사발 옆에 낀 채 동곡에 도착했다. 역시 백종원 브랜드 파워인지 이곳이 소개된 이후로 동네길을 중심으로 손칼국수집이 몇 개 들어서 칼국수 마을로 재탄생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냄새. 큰 아궁이에 솥가마가 올려져 있고..

겨울 마법으로의 초대, 겨울 왕국2_20191210

일찍 퇴근하는 날에 맞춰 종종 들리게 되는 상영관도 근래 발길을 끊은 만큼 귀찮아졌다. 그러다 올해 마지막 달을 맞이하야 각종 영화 상영권을 끄집어내어 정리해 본 결과 올해까지 유효한 쿠폰이 비교적 많았고, 그걸 빌미로 예전 동탄스타CGV 였던 메가박스로 총총히 향했다. 조금 촉박하게 가지 않으면 상영 시각이 늦어질 거 같아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자 메타폴리스가 한 위용을 자랑하고 계신다. CGV 무료 관람권도 꽤나 많았지만 오늘 선택한 영화는 개봉한지 2주 정도 지나 이제는 열기가 한풀 꺾인 겨울왕국2로 메가박스 시각이 안성맞춤이라 조금 더 걷게 되는 귀찮음을 물리치고 설레는 마음 안고 열심히 걸어 겨우 시각을 맞출 수 있었다. 형 만한 아우가 없는 건 대부분 통하는-완전히 통하..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된 위대한 가수_20191205

mp3파일로 음악을 구매하다 가끔 음반을 현질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만큼은 그 유혹을 참지 못하고 질러 버렸다. 80년대 가창력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윤시내. 90년대 락의 붐에서 재조명된 많은 가수/그룹과 그 이면에서 제대로 된 음반만 남기고 잊혀지고 사라져 버린 버린 그룹 바람꽃. 한 시대를 풍미한 그룹 오아시스. 어릴 적 윤시내는 늘 산발 헤어스탈에 걸걸한 창법, 카메라 앞에서 거의 웃질 않아 '노래는 잘하지만 무섭고, 이해할 수 없는 패셔니스타'였다. 그래서 연말이면 방송사에서 단골처럼 시끌벅적 대던 올해의 가수 시상에 윤시내가 스팟라이트를 받는 순간 내 머리는 도저히 이해 불가였다. 노래를 잘 모르는 어린 눈에 친근하고 마음씨 좋아 보이던 가수가 아닌 기괴한 가수가 대..

입맛의 추억_20191129

집으로 가는 길이 살짝 낯설게 느껴질 만큼 이번 여정이 근래 들어 길고 여유롭긴 했다. 이쯤 되면 여독이 조금 쌓여 음식을 해 먹는 게 조금 귀찮아지면서도 먼 길을 가야 뎅께로 에너지는 보충해야 되고, 때마침 가는 길목을 전주가 든든히 지키고 있어 참새가 방앗간을 걍 지나칠 수 없는 벱! 10월 중에 방문했던 매콤 달싹 등갈비 집으로 향했다. (음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전주 사람들_20191009) 순천완주 고속도로 동전주 IC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 찾아가기도 수월했다.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에 전부 말을 잃었다. 전골냄비 아래 불꽃이 춤을 추자 매콤한 향이 코 끝을 간지럽히고, 뒤이어 대파의 톡 쏘는 듯한 특유의 향이 동반되면서 먹기 전의 상상력도 덩달아 춤을 췄다. 전체적으로 열기가 ..

구례 맛집을 찾아서_20191128

구례를 찾기 전, 구례가 고향인 동료로 부터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어머니께서 식당을 직접 운영 하시지만 구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과 드라이브 코스, 명소 등을 소개해 줬는데 일정상 대부분 건너 뛰고 몇 군데만 탐방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닭구이로 유명한 집과 다슬기 요리 집이었다.화엄사를 둘러 보고 출발할 무렵은 오후3시 조금 안 된 즈음이라 이른 아침 식사 이후 커피 외엔 아무 것도 먹질 않아 뱃가죽이 등판에 달라 붙기 일보 직전이었고, 때마침 지리산자락 바로 아래 가장 기대가 컸던 닭구이 집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루 휴무란다.산수유마을에서 자라는 산수유 나무는 우리가 흔히 가로수로 보던 산수유와 차원이 틀렸다.나무 밑둥치 굵기와 굴곡을 보면 몇 갑절 더 연세가 드신 나무 티가 팍팍 났고, 계절에..

카메라 바디 교체_20191101

기존 티워니도 나름 잘 사용하고 있는데다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라 카메라 기변은 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그러다 이번 아이폰11이 출시 되었고, 기존 10에 비해 구매할 만한 매력을 못 느껴 이참에 계속 쓰자 싶어 세이브 되는 금액이 대략 150여만원이라 그걸로 5년이 지난 카메라 기변까지 관심의 촉수가 뻗쳤다.2년 약정이라면 단말기 가격이 세이브 되는 건 맞는데 기존 가입자도 같은 금액만큼 세이브 되니까 결국 온전히 단말기 한 대 값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되는 논리는 맞고, 그게 15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를 따졌을 때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처음엔 근래 들어 낙폭이 큰 H1-세로그립 킷이 150만원 정도-을 입질 했지만 후지에서 가장 처음 적용된 카메라 내장 손떨방이라 그런지 크기가 확..

금강산도 식후경, 양은 적지만 내용은 실한 순대국_20191023

22일 칼퇴 후 바로 영월로 직행, 도착했을 무렵 6시가 조금 넘었음에도 이미 어둑했고, 영월은 주중이라 그런지 한산했다.이번 여정은 상동을 거쳐 산길을 경유하여 만항재 하늘숲길 가을 정취를 느껴보고, 그 다음날은 영양 생태숲으로 세부적인 계획까지 감안한다면 동선이 꽤 길어 조금 무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뒤따랐다.그래도 한 달 전부터 벼르던 일이라 첫 여행의 출발점인 영월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이른 아침에 재래시장으로 가서 든든한 식사로 순대국을 줍줍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줄곧 섭씨 10도를 웃돌다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날이라 체감 온도는 더욱 춥게 느껴져 몸이 잔뜩 움츠러 들었는지 따끈한 국물이 구미에 당겼고, 더불어 여기까지 왔는데 시장 음식은 필수 아니겠어!중앙 시장 인근에 주차하느라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