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4 6

냥이_20240918

생긴 건 무시무시하게 생겨 먹었는데 애교와 정이 많은 울집 냥이, 코코.연휴 동안 폭염에 갇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틀어 박혀 있었는데 한사코 사람한테 앵기는 짓을 보면 녀석이 변한 게 아니라 녀석으로 인해 사람들이 변해 급기야 냥이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다.늘 보면 불쌍해 보이는 건 뭐지?베이비 스키마에 더해 어미의 포근한 품을 일찍 떠난 아련함과 함께 어느 몹쓸 닝겐의 학대 흔적으로 인한 동정심도 한몫했다.그래도 같은 가족이라 다행이다.연휴 마지막 날이라 하루가 저물 무렵이면 진천으로 떠나야 하는데 그러면 한동안 녀석도 방을 오가며 냥냥 울어대겠지?녀석으로 인해 내 생각이 많이도 바뀌었다.

입 안 가득한 커피 내음, 스테드 카페 원두_20240918

연휴는 화려하게 다가왔다 소리소문 없이 지나가 버렸다.이번 한가위 연휴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폭염의 기세로 위축되어 있어 추억을 만들 겨를이 없었는데 그렇게 방심한 사이 황금 같은 시간이 지나 버렸고, 또 이렇게 깊은 후유증에 빠져 한숨만 깊어갔다.조카 녀석이 지난 설 명절에 평생 반려자와 함께 집을 찾으며 선물로 가져온 원두를 이제야 꺼내 마셨는데 묘하게 맛이 좋았다.대구에서는 꽤 유명한 카페라고?스모키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울 만큼 다소 무거운 포만감이 딱 내 스탈인데 녀석은 그런 우리집 취향을 알고 가져온 게 아닌가 싶다.내년 꽃 피는 봄이면 결혼 소식을 들려준답시고 설 명절에 들렀었는데 그리 춥던 연초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3/4이 지나고 있다니!커피 한 모금에 위안 삼자.

냥이_20240917

다른 가족들이 돌아간 뒤 집안의 정적에 녀석은 그제서야 제 모습을 되찾았다.다리 사이를 오가며 친근함을 표시하던 녀석에게 닭슴가살을 주자 맛나게 먹던 녀석이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는 놀아달라고 냥냥거려 적당히 사냥놀이를 해주곤 태블릿으로 새소리가 들리는 산골 유튭을 틀어줬다.이렇게 영상에 빠져서 한참 주시하던 녀석.타탄 쿠션에 자리를 잡고도 쉽게 고개를 떨구지 못하고 새소리의 진원지인 태블릿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녀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잠 들었고, 제 영역에 들어온 낯선 인간 종족들 페로몬이 사라지자 드뎌 녀석에게 평온이 찾아왔다.

무심한 한가위 폭염과 가을 하늘_20240917

완연한 가을로 넘어온 한가위에도 여름의 위력적인 폭염은 여전했고, 에어컨은 연일 휴식도 모른 채 끊임없이 돌아갔다.베란다 창 너머 하늘빛은 완연한 가을이건만 더위는 지칠 줄 모르고 그 세상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더위에 주눅 들었고, 오죽했으면 고양이도 덥다고 에어컨 앞에서 애정 공세를 폈다.그러다가도 창밖 청명한 하늘빛에 이끌리듯 가족들과 뭉치를 차에 태워 가까운 노작 호수공원으로 갔는데 혈기왕성한 뭉치만 신났다.하늘빛은 이렇게 고울 수 있을까?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의 선들이 선명하다 못해 마치 눈앞에 바짝 다가온 것처럼 입체감이 풍부했다.더위와 한가위가 겹친 날이라 너른 공원은 텅 비어 강아지들이 뛰어놀기 안성맞춤이었다.사진에 뜨거운 더위가 표현되지 않아 마치 서늘한 가을 아래 메타세쿼이아가 서정..

한가위 노을 아래 곡교천 은행나무길_20240916

올여름만큼 '기록', '역대'라는 말을 남발한 적이 있었을까?완연한 가을로의 길목인 한가위 연휴조차 폭염의 맹위에 가을이 올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연일 한여름과 같은 후덥지근한 폭염도 모자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려 도저히 참지 못해 9월 초 며칠을 빼곤 에어컨이 열일하는 여름이자 초가을이었고, 때마침 한가위 연휴를 맞아 큰누님이 홀로 친정집에 행차하시어 큰 마음먹고 동탄과 가까운 명소인 아산 곡교천으로 출발했다.내 신조가 더울수록 땀을 흘려야 더위에 둔감해지며, 겨울 또한 추울수록 활동을 해야 몸이 움츠러들지 않을 뿐더러 그런 가운데 겨울의 신선하고 순도 높은 추억이 쌓이는 벱이라 아산 곡교천 나들이를 제안하자 모두 덥석 물었다.[이전 관련글] 멋진 겨울 작품, 곡교천 은행나무길_20200211사실 아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