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1 4

일상_20190629

늑장을 부리는 장마 대신 보슬한 비가 나풀거리던 주말, 반석산에 올라 둘레길을 따라 비가 지나간 궤적을 되밟아 본다. 개망초 꽃길을 지나. 매력적인 독버섯.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가까워질 무렵 산딸기 군락지가 있다. 벌써 밤송이가 맺혔다. 벤치로 제2의 생을 보내고 있는 나무. 뭔 사연이 있길래 나무가 이렇게 자랄까?같은 나무일까, 아니면 다른 두 개의 나무가 함께 자라는 걸까? 하늘을 향해 아득하게 가지가 뻗은 나무. 이 꽃은 뭐지?엷은 비에도 벌 하나가 그 매력에 푹 빠져 있을 정도다. 장미 꽃잎에 피어난 보석 결정체. 산딸기 군락지에 아직 남아 있는 산딸기의 볼그스레한 열매가 탐스럽다.어느 젊은 여성이 수풀 사이에서 뭔가를 조심스레 따먹길래 처음엔 뭔가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자 산딸기를 열심히 줍..

일상_20190627

문화 회식으로 잠실 야구장은 사실 뜬금 없다.아무리 좋게 생각할래도 징집되어 가는 기분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다잡고 잠실야구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도착할 당시 LG-SK는 4:4의 팽팽한 접전. 11명 회사 사우들과 널찍하게 앉아 치맥을 하며 경기에 빠져 든다.기분 좋은 취기에 사우들이 이렇게 다정(?)하다. 근데 나를 포함, 다들 재밌어 한다.이런 간사한 사람의 감정, 아니 내 감정들이여.즐기는데 편견 좀 버리거라!편견을 버리자 11명 사우들과 맥주 피처 16병에 치킨 4마리를 뽀개 버렸다.

문화 찬가, 김광석 거리에서_20190622

이튿날 일어나자 마자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커피 한 사발 들이킨 후 간소한 차림에 카메라를 담은 슬링백을 메고 대구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날아간 곳.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대기가 맑은 만큼 햇살이 무척이나 따갑다.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구민 운동장역에서 전철을 타고, 대봉교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동안 흐르는 땀이 등줄을 간지럽힌다. 자근하게 곡조를 뽑아내는 멋진 음악가가 '서른 즈음에'를 '마흔 즈음에' 감성으로 읊조린다. 문화의 갬성과 먹거리 갬성이 잘 맞아 떨어지는 곳이 바로 대구 김광석 거리다.김광석을 추모하며, 또한 문화와 낭만을 버무리고, 주변 경관은 덤이다.남녀노소 없이 문화의 열정을 거침 없이 표현하는 사람들과 갓 생산된 따끈한 문화를 소비하기 위해 발품도 마다 않는 사람들.주말이라는 황금..

대구 하면 막창 공식_20190621

퇴근 후 바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 이내 폭우에 가까운 비가 내려 홀라당 젖어 버렸다.숙소로 잡은 라온제나 호텔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하는 수 없이 줄을 서서 택시를 타고 숙소에 체크인 하자 지인도 호텔 로비에 도착 했단다.뭔 행사가 있는지 일본 중년들이 꽤 많아 지정 객실로 올라 가는 동안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 타지 못한 사람들은 심지어 몇 번을 기다려야 될 정도.다행히 북적대는 층을 넘어 고층으로 배정 받아 객실 내에서 시끌벅적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22시 경에 모두 모여 소주 한 잔 기울이기로 했지만 마땅한 막창 집이 없어 지도 검색의 묘를 발휘, 가깝지만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거리에 적당한 막창 집이 있어 택시로 이동했다. 이 비쥬얼!대구 하면 막창, 막창 하면 숯불과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