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9 2

일몰_20170422

서산으로 지는 태양이 유별나게 커 보이던 저녁, 지상의 옅은 구름에 비끼어 여러 가지 컬러의 옷을 걸쳤다.맑은 대기로 인해 선명한 그 자태에 잠시 눈이 멀었던 봄날 저녁. 해가 완전 지고 나서 둘레길을 걷던 중 길에 아주 미세한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봄에 활동을 재개하는 아주 작은 곤충들의 눈빛이란 걸 평생에 걸쳐 처음 알게 되던 날, 거미 한 마리가 둘레길을 가로 질러 어디론가 열심히 가고 있다.엄청나게 가느다란 그 빛을 못 봤다면 널 밟았겠지?이 사실을 알고 나서 부턴 밤에 둘레길을 걷기가 조심스럽다.

일상_20170421

금요일의 칼퇴근에 맞춰 집이 아닌 동탄복합문화센터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넋 나간 사람 마냥 걸었다.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제법 활기가 넘치는 중에 유독 눈에 띄이는 일렬로 늘어선 꽃들. 손에 있는대로 아이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은 꽃들이 뮤지컬을 앞둔 배우들의 화려한 드레스 같다. 야외 공연장 뒷편은 잔뜩 찌뿌린 날이라 생각보다 산책 중인 사람들이 적은 대신 공연장 좌석이나 야외 테라스는 언제나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여전하다. 나도 모르게 둘레길로 접어든 건 길 따라 걷다 초록의 유혹에 이성이 마비 되었을 터, 골을 따라 늘어선 나무들의 한결 같은 정돈된 모습이 보기 조~타.(일상_20170415)일 주일 정도 지난 사이 초록이 많이도 세상을 보기 위해 솟아 올랐다. 둘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