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몰_20170422

사려울 2017. 7. 19. 02:41









서산으로 지는 태양이 유별나게 커 보이던 저녁, 지상의 옅은 구름에 비끼어 여러 가지 컬러의 옷을 걸쳤다.

맑은 대기로 인해 선명한 그 자태에 잠시 눈이 멀었던 봄날 저녁.



해가 완전 지고 나서 둘레길을 걷던 중 길에 아주 미세한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봄에 활동을 재개하는 아주 작은 곤충들의 눈빛이란 걸 평생에 걸쳐 처음 알게 되던 날, 거미 한 마리가 둘레길을 가로 질러 어디론가 열심히 가고 있다.

엄청나게 가느다란 그 빛을 못 봤다면 널 밟았겠지?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부턴 밤에 둘레길을 걷기가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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