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이른 아침이 아님에도 안개들은 달아날 기미가 없다. 가족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가을 아침의 추위만 피할 요량에 간단한 차림으로 호수를 바라고 나섰다.깊은 숲인 양 인적이 전혀 없는 공간을 채우는 건 아침을 깨치는 경쾌한 새들의 지저귐 뿐. 깊은 가을이라 늑장을 부리는 햇살을 눈치챈 안개가 자욱하고, 전날 가족들만 공간을 채운 휴양관 일대는 적막이 그칠 줄 몰랐다.호수로 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자 휴양관의 추위를 막아 주는 형상의 안개가 이불처럼 무겁게 깔려 있다. 휴양관에서 부터 관찰할 수 있는 호수가 짙은 안개로 뒤덮혀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한참 걸어야 볼 수 있다.가는 길엔 심심하지 않게 작은 연못과 주위를 휘감은 산책로가 있다. 호수 위로 떠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면 바로 발치에서 부터 끝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