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14

장엄한 여명의 깨침, 영덕 동해 해돋이_20240117

때론 너른, 때론 포근한 동해 멀리 하늘과 바다, 인간이 모여 하나의 간결한 선을 예찬했다. 하루가 시작되기 전, 동해의 찬연한 자취와 그 고운 결들 사이에서 환희의 불꽃이 빅뱅 했다. 전날 취침에 들기 전에 미리 해돋이 시각을 확인했고, 오전 7시 반 정도란 걸 미리 체크한 뒤 알람을 맞췄다. 일출일몰시각계산 | 생활천문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지금까지 역서가 발행된 연도의 역서자료를 바탕으로 월별, 지역별 해/달 출몰시각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 '일출일몰시각계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사용자가 입력한 값에 기반하여 astro.kasi.re.kr 7시 10분. 해돋이 시각까지 약 20여 분이 남았다. 여명이 구름의 골짜기를 지나며 빛의 결들을 만들었고, 그 결의 파장이 바다 위에 소나기로 내렸다..

여명 아래 안개낀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_20211221

그래서 담양을 왔다. 기억의 빛바랜 모습에 다시 채색이 필요하여 따스한 겨울 품이 움튼 담양을 왔다. 매끈한 아스팔트와 고색창연한 도시의 불빛이 역겨워 잠시 피하면 감은 눈에 아른거리고, 밟은 땅에 돌이 채여 이미 익숙해진 딱딱한 질감의 문명에 멀리 떠나지 못한 채 습성의 담장을 넘지 못한다. 차라리 잊으라 치면 발길 돌릴 수 없는 매력에 눈이 멀고, 상납하던 영혼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그래서 담양에 왔다. 햇살 나부낄새라 새벽 여명과 세상 빛이 안개로 승화된다. 여유의 세계, 금성산성_20200623 이번 담양 여행의 목적은 국내 최고의 인공 활엽수림인 관방제림과 강천산과 이어진 산자락 끝에 담양 일대를 굽이 보는 금성산성. 소쇄원, 메타세콰이아길, 죽녹원은 워낙 유명 인싸인데다 특 meta-roi..

창 너머 새해 일출_20210102

1월 1일은 살짝 흐린 하늘로 인해 적절한 일출을 놓쳤지만 이튿날은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하늘을 보여준다. 매일 뜨는 해라 특별한 일은 없지만 특별한 날의 의미를 덧씌워 연일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스스로 타파하는 시도가 있기에 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되뇌이게 되겠지? 그 해 겨울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고, 제야의 종소리와 해돋이는 은둔 속에서 조용히 맞이했었노라고. 산 너머, 바다 건너 솟구치는 태양이 아닌 올해는 특별하다 여기자. 고층 건물과 아파트를 박차고 나오는 특이한 일출이니까.

여명이 지고 은하수가 핀다, 태백에서_20201109

겨울 같은 만추, 여명이 나리는가 싶더니 찰나의 인연처럼 해는 순식간에 동녘마루를 박차고 뛰어올라 단숨에 어둠을 깨친다. 가을은 그리 짧은 게 아니지만 떠나려 할 때 뒤늦은 아쉬움처럼 아침의 고요 또한 분주한 세상이 펼쳐지고 나서야 애닮음을 아쉬워한다. 치열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맞이하는 휴식에 비로소 평온에 눈이 트이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가 기지개를 켠다. 눈이 제대로 뜨이지 않는 깊은 졸음을 애써 누르고 베란다로 나와 새벽 여명을 맞이하며, 태백의 평화로운 대기에 추위를 잊는다. 마치 모든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든 것만 같다. 찰나... 잠시 사색에 빠졌을 뿐인데 성급히 동트며 이글거리는 햇살의 촉수를 뻗어 세상을 흔들어 깨운다. 사용하지 않는 구형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집에 설치하여 CCTV로 ..

어스름 사이 동 트는 문광저수지_20201015

물들어 가는 은행나무의 정취, 동녘마루 너머 하늘을 태우는 해돋이, 밤새 웅크리고 있다 새벽녘 기지개를 피는 물안개. 먼 곳의 그리운 소식처럼 가을 정취는 소리 없이 대기를 유영하며 작은 날개짓을 한다. 올 때 그랬던 것처럼 갈 때도 발자욱은 없지만 쉬던 자리에 여운의 향기는 짙다. 새벽동이 트기 전에 찾아가 예상치도 못한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기다렸건만 대부분의 사진들이 바이러스에 취한 것처럼 오류가 나며 이미지 파일로 인식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메모리카드를 주기적으로 포맷해 주는 수밖에. 동이 트기 전, 주차장에 도착하자 이미 와서 기다린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차에서 기다렸다. 완전히 어두운 밤과 같아 분간하기 어렵지만 은행나무길의 호기심을 풀기 위해 길을 걷노라니 간간히 암흑을 헤치고 길을 걷는 사..

일상_20190831

8월의 마지막 여명에 이글거리던 여름의 암흑이 걷히고 가슴 속에 품어 두었던 그윽한 설렘을 풀어 본다.1년 전 여름에 비해 그리 냉혹하지 않았다고 한들 사람은 늘 순간에 마음을 졸이며 과거의 지나간 고난을 잊어 버린다.경험이 조언은 해줄 지언정 선택은 현재의 몫이자 그 선택 또한 고난의 시작이며, 행복의 과실이기도 하다.이런 자연의 장관에 잠시 넋 놓고 감동을 해 본 8월의 마지막 날,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해야지.

일상_20190503

가끔 이른 아침에 기상해서 어렴풋이 밝아 오는 동녘을 바라 보면 짧아진 밤을 실감케 하는 해돋이를 볼 수 있다.하루가 다르게 점점 동북 방향으로 이동을 하는 해돋이는 매일 관찰하는 게 아닌 이상 그 날, 그 순간이 어쩌면 유일한 장면이 될 수 있겠다.동녘 마루가 붉게 물들어 카메라를 준비하는 순간 이미 해는 능선 위로 솟구쳐 세상을 밝히기 위해 사려 깊게도 어둠을 자근히 밀어 낸다.일출과 일몰이 시작과 끝이라지만 엄연히 다른 여운과 기운으로 망막을 두드려 댄다.참 다행이지?방에 있는 창 너머 이런 경관을 지켜 볼 수 있음이...

짙게 내려앉은 새벽 안개_20181007

휴일 이른 새벽에 창 너머 계절의 솜을 뿌려 놓았다.밤 사이 자연은 세상에 모올래 찾아와 사알짝 풍경을 바꿔 놓았지만, 언제나 처럼 세상 저 편에서 햇살은 나풀거린다.내음도, 빛깔도, 낙엽 소리도, 뺨에 닿는 알싸함도 모두 가을이 풀어 헤치는 잔치인가 보다. 자연이 깔아 놓은 가을이라는 이름의 포근한 이불로 아직 세상은 한잠에 들었다.

일상_20180708

일요일 이른 아침, 동녘하늘에 시선이 빼앗겼다.새벽 노을이 모두가 잠든 사이 하늘을 캔버스 삼아 섬세한 붓으로 그림을 그려 놓았는데 그걸 보고 지나치기 힘들어 육교에 올라 잠시 멍 때렸다. 거대한 도화지 하늘에 이글대는 태양을 채색시킨 구름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은 마치 익숙한 손놀림으로 휘갈긴 뒤 세상이 잠에 깰새라 황급히 자취를 감추고 서두르느라 그림을 방치해 버렸다.아주 잠시지만 여운이 남는 아침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가을 같은 초여름 날씨라 마치 너른 대해가 뒤집혀 머리 위에 쏟아진 듯 청명하고 깊다.장마의 빗줄기가 대기 먼지를 씻어낸 뒤 하늘의 청량감이 극에 달한 휴일 낮은 여름 답지 않게 바람의 냉기가 묻어 났고, 더위를 잊은 채 제법 많이 걷고 나서야 등골에 땀이 송골하게 맺혀 덩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