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274

냥이_20240818

밤새도록 옆에서 달디단 잠을 자던 녀석이 새벽에 다른 방으로 갔던 기억이 언뜻 스쳤고, 늦잠을 깨자 발치에 녀석의 싸~한 눈빛이 느껴져 아래로 쳐다보자 어김없이 집사를 째려봤다.아침에 이 눈빛으로 째려보던 녀석과 눈이 마주친 뒤 다시 기억이 분절되고.다시 눈을 떠보니 녀석은 집사 다리 사이에 이렇게 우렁이처럼 변신했다.낮에 잠시 맨발 걷기를 하고 집에 돌아와 현관을 열자 녀석은 다시 해삼이 되었다.사람 발치에 달라붙어 해삼이 된 녀석, 우리 집에서 가장 붙임성 극강은 바로 요 녀석이었다.오후 들어 한창 더운 시간이 꺾일 무렵 만보를 채우기 위해 걷다 복합문화센터 앞마당에서 이토록 뜨거운 더위 아래 당당한 베롱나무의 빛깔이 더욱 돋보였다.산책에서 돌아오자 코 찔찔이 녀석처럼 집사를 찾다 다른 집사의 발치에..

냥이_20240817

6년 동안 멀쩡하던 차가 말썽이라 집에서 가까운 지정 서비스센터에 맡겨두고 집에 들렀다 1시간 조금 넘어 수리가 되었단 전화를 받고 다시 찾아왔다.이틀 지나 차량은 같은 증상으로 말썽이었지만 당시엔 괜찮다고 여겨 한시름 놓고 토욜 바쁜 용무를 위해 인덕원까지 다녀왔다.가까이 다가가도 호랑나비가 열심히 꿀 빨고 있었다.아주 바짝 다가서면 녀석의 휴식을 방해할까 싶어 대략 30cm 정도까지 근접, 날아가지 않는 걸 보면 녀석이 먹는 꿀은 무척 달콤했나보다.녀석이 쉬는 걸 보곤 각자 무언가를 찾아하려는데...거실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녀석은 다른 집사의 학습에 훼방을 놓고 있었다.예전에 노트북 비대면 학습을 위해 다이소에서 5천냥 주고 구입했던 탁자는 딱 노트북 하나 두고 사용하기 알맞은 사이즈라 1년 ..

냥이_20240811

한 달에 한 번, 머리 벌초하러 가는 날이라 쇼파에 앉아 쉬던 중에 녀석이 옆에서 거나하게 한숨 때리고 있었다.본격적인 낮잠에 접어들면 어찌나 깊게 자는지 어떨 땐 흔들어도 축 늘어져 일어나질 않았는데 냥이 습성을 전혀 모르던 초기엔 뭔 일이 있나 싶어 정말로 녀석을 흔들어 깨울 때도 있었다.냥이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 만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저 주뎅이에 손이 갔다.옆에서 아무리 떠들고 티비를 시청해도 녀석은 요지부동.이럴 때는 주뎅이를 만져도 일어나지 않는데 어쩌다 인상을 찌푸리듯 일어나 그루밍을 할 때도 있었다.이참에 망고스틴 하나 빼먹을까?예약한 시각이 되어 뜨거운 대기를 뚫고 도보로 이동하는데 얼마 걷지도 않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사정없이 더웠..

냥이_20240810

집에 없는 동안 매일 집사 방에 들어가 냥냥 거렸다던 녀석이 하루 죙일 살갑게 대했다.마트에 가서 각종 생필품이며 식료품을 마련하기 위해 외출하려는데 녀석이 뜨거운 베란다에서 혼자 쉬다 외출을 준비하자 또 레이다를 쫑긋 세워 빤히 쳐다봤다.가까운 곳에 다녀올 거란 걸 아는지 그냥 빤히 쳐다보곤 퍼질러 쉬던 녀석을 뒤로하고 홀로 분주히 마트와 다이소를 오가며 걸음 1만보를 넘긴 날이었다.

냥이_20240803

평일이면 내가 없다는 걸 안 건지 묘하게 눈치를 챈 것 같았다.묘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눈빛으로 거리를 두고 째려보는 녀석의 눈빛.혼자 집을 떠나 비교적 가까이 거처를 옮기는데도 불구하고 살림살이란 게 생각보다 꽤 많았는데 그 자잘한 살림살이를 틈틈이 옮기는 걸 보고 필시 눈치를 챈 건 분명했다.보통 집사들이 한꺼번에 외출을 하거나 여행을 떠날 때 이런 불안감이 감도는 눈빛을 보이곤 했는데 이번에도 영락없이 그런 눈빛이라 혼자 떠날 거란 걸 알려주기 위해 살림살이도 홀로 옮겼다.그래서 내게 그런 눈빛을 보냈겠지?냥이란 존재는 여전히 양파처럼 의문을 벗겨도 새로운 의문과 궁금증의 연속인 생명체다.

냥이_20240801

저녁 식사 후 쇼파에 앉아 특정 프로를 시청하고 있던 중 녀석이 다가와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째려봤다.집사들을 번갈아 째려보는 게 하루이틀이 아닌데도 뭔가 눈치를 챈 건지, 아님 낯선 남녀의 향기를 느낀 건지...녀석이 애용하는 쿠션을 옆에 깔아주고 나서야 얼마 지나지 않아 뛰어올라 쿠션에 드러누웠는데 잠을 잘 때 외엔 늘 가까이 붙어있는 습성으로 집사들 사이에 자리를 잡을 테니 쿠션을 깔아달라는 눈빛 시위한 걸까?아님 발령으로 인하여 환경이 바뀌면서 집사에게서 나는 체취의 변화를 느낀 걸까?가끔 냥이들의 빠른 눈치를 보면 4년 지난 집사도 여전히 놀랄 때가 많다.

냥이_20240728

주말이면 학업으로 인해 일주일 중 온전히 쉬는 날은 일욜 뿐, 그런 만큼 하루가 얼마나 달콤하겠나.그런 달콤한 시간 가운데 녀석이 망측한(?) 자세로 단잠에 빠진 걸 보고 있노라면 그 평온이 더욱 실감 났다.낮잠 자는 자세와 모습을 쳐다보며 평온한 휴일을 실감했다.그런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녀석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실눈을 떠 집사와 눈이 마주쳤다.그렇게 실눈을 뜬 것도 잠시, 이내 다시 낮잠에 빠져들었다.그렇게 녀석은 낮잠을 아주 깊게, 길게 청했고, 집사는 또 한 번 괴롭히고 싶은 욕구를 애써 억눌렀다.

냥이_20240724

소주 한 사발 뽀개느라 늦게 들어와 잠시 컴퓨터를 두드리는데 녀석이 부스스 일어나 다가와선 무릎 위에 올랐다.그러곤 계속해서 자던 잠을 이어서 잤는데...세상엔 정말 귀여운 존재들이 많다.특히 포유류 새꾸들은 생존을 위해 표정과 몸짓에서 가련함과 귀염을 줘 보호 본능을 유발하게 되는데 냥이들은 성묘가 되어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게다가 녀석은 완죤 강아지 저리가라다.그래서 집사는 녀석에게 열의와 성의를 다해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