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22

캠퍼스에서 학우들과 마지막 저녁_20181122

하루 학습이 모두 끝나고 사우들과 캠퍼스 시절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간단히 갖고 헤어지기로 한다.거대한 은행 나무가 낭만처럼 멋드러 졌는데 그마저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고 깊은 동면에 들어가 버렸다. 여기도 참 많은 추억들이 도로 밑에 묻혀 있는 곳이다.그 추억들이 잘 묻혀 있겠지? 문득 학교 안은 어떻게 바뀌었나 싶어 들어서 텅빈 벤치에 잠시 앉아 주위를 둘러 봤지만 남아 있는 기억이 그리 선명하지 않다.어디까지나 놀았던 기억만 선하다. 마지막 저녁 식사 자리에 학우들 몇 명과 함께 저녁에 반주 몇 사발 나누며 아쉬움을 달랜다.대전에서도 이 멤버들과 시험 전날 저녁을 함께 나눴었는데...소중한 건 당장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니라 두고두고 시간이 지나 신중한 고찰에 의해 결정되는 거다.모든 인연과 시간들이 ..

셋째 주 캠퍼스 특강_20181122

특강이지만 엄밀하게 구분하자면 오늘은 강의는 없고 강의실만 개방되어 있는 셈이다.내일만 강의가 있는데 강의실에 한데 모여 공부를 하기로 하고, 시각은 점심 이후로 잡았다.그간 밀린 잠을 잔답시고 정오 가까이 퍼질러 자고 일어나 커튼을 열어 젖히자 눈과 머리가 시원해지는 금호강과 그 너머 전경이 깨끗한 대기로 인해 선명하게 펼쳐져 있다. 점심은 복현동 캠퍼스 부근 너른 냉면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택시를 이용해 출발. 식곤증이 쏟아질까 싶어 점심은 냉면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캠퍼스로 걸어가 커피 한 잔에 학우들과 잠깐 머리를 식힌다.가을이 선명할 때 특강을 시작하여 낙엽이 지고 가을색이 빠질 무렵 특강이 끝난다. 가을이 선명하던 나무들도 한 주 차이로 급격히 사라져 이제는 겨울을 기다린다. 하루 종일 따사로운..

둘째 주 캠퍼스 특강 _20181116

둘째 주 이틀 되는 날, 특강을 위해 등교하는 길에 오래된 계단 위 자욱한 은행 낙엽도 멋진 사진이 될 수 있구나. 특강 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 계단도 올라가 보고 계단 위 철조망 너머 오래된 아파트 단지도 훑어 본다.아파트 내에 멋진 은행나무들이 많지만 바닥에 빼곡히 떨어져 터져 버린 은행들로 공기 냄새가 거시기하다.

둘째 주 캠퍼스 특강_20181115

특강 둘째 주, 어김 없이 수요일 퇴근 해서 대구행 고속 열차를 이용하여 대구에 왔다.특강 중 한창 나른한 시간대에 졸음을 쫓고자 반가운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잠시 잊었던 풍경을 다시 확인하는데 완연한 만추를 지나 곧 겨울이 올 날씨다.아침엔 제법 쌀쌀해져 패딩베스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고, 겨울 옷을 입고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가을이 남아 있는 나무. 강의동 정문 출입구에 이렇게 국화를 깔아 놨다.향도 매캐하고 빛깔도 눈을 즐겁게 한다. 그 무성하던 신록이 다른 세상 이야기인 양 앙상해지고 바닥은 자욱한 낙엽이 깔려 상대적으로 사진을 찍게 되면 가을 분위기는 물씬하다.도심의 작지만 오래된 캠퍼스라 나무들도 꽤나 무성한데 나무 숲 사이에 사진을 찍을..

첫째 주 캠퍼스 특강_20181108

3주, 목금요일 동안 특강으로 다시 대구에 내려와 캠퍼스 땅을 밟는다.물론 정규 과정은 모두 끝났고 1차 시험 결과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괜한 자신감으로 따놓은 당상급의 결과를 예상해서 다음을 준비한 것.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예상은 멋지게 맞았다.정규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자신감과 함께 꾸준히 준비를 한 학우들은 2차 준비를 위해 대구로 모였고, 입과 자아도취에 빠진 학우들은 대부분 쫑났다.학업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었던 학우들은 정규 과정이 지나 그간 얼굴을 보지 못한 그리움이 있어 함박 웃음으로 첫인사를 나눴는데 한결 같이 보고 싶다거나 그 때가 좋았다는 푸념을 늘어 놓는다.더불어 3주간의 특강 첫 날이라 저녁 시간에 함께 모여 보고 싶었던 넋두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사람만 반가운게 아니라 그간..

학습을 위한 대구행_20181015

캠퍼스 정규 과정 이후 3개월 보름 만에 다시 대구 캠퍼스를 밟았다.계절의 변화가 금방 느껴지는 게 첫 캠퍼스 등교는 겨울색이 짙은 초봄이었고, 과정이 끝날 무렵은 6월 말 여름이 내린 시기였다면 이제 가을이 올 무렵이라 올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모두 만끽한다. 월 요일은 고시 준비를 위해 온 건데 이번 주는 3일간, 다음 주는 이틀을 머물고 1차 테스트를 거친다.임박 해서야 긴장이 되고 꿈이 아닌 현실임을 직감한다.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절의 마지막 캠퍼스_20180626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마지막 순간은 늘 시작과 다른 두려움과 아쉬움을 남긴다.일상의 타성에 젖어 사진도 남기지 않은 채 그냥 강의가 끝나길 기다리는 습성으로 하루늘 넋 놓고 기다리다 괜한 미련이 자극되어 캠퍼스를 벗어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 머리가 느슨해 진 틈을 타고 쏜살같이 줄달음치곤 어느새 장마전선을 끌고 와서 감당할 수 없이 잔혹한 시련의 씨앗을 퍼트리고 달아나 버렸다.한 걸음 더듬고 소화 시키기도 전에 한달음 성큼 멀어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까마득한 꼬리의 자취만 아득히 보인다.캠퍼스의 나무들도 앙상한 가지만 위태롭던 초봄에 학업을 시작했는데 어느샌가 짙은 녹색 옷으로 갈아 입고 태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소한 내 기억의 창고 안에 머무르는 비는 화사하게 망울을 터트린 꽃 만..

언젠가 끝나는 시간들_20180620

학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대구역 광장 위에 펼쳐진 거대한 규모의 노을이 아름답다. 첫 강의 참석 때 동대구역 하늘의 석양과 비교해 보면 어차피 같은 하늘에 같은 석양으로 구름이 타오르겠지만, 마지막에 대한 아쉬움을 하늘이 알고 더욱 붉게 타들어간다. 겨울색 짙던 캠퍼스의 앙상한 나무들은 어느새 녹색 울창한 신록을 만개시켜 빼곡한 숲을 만들고, 더위에 쉬어 갈 수 있도록 햇살을 완전히 차단시켜 가뜩이나 살인적인 대구 더위를 잊으라며 편안한 휴식을 도와줬다.교육기간 동안 복잡하고 심란한 일들이 참 많았고, 업무와 학업 병행의 어려움을 어찌 다른 사람들한테 실토할 수 없어 이 나무숲 그늘 아래에서 위안 삼곤 했는데 이제는 정든 작별을 준비해야 될 시기가 가까워졌다.모든 선택한 일들이 어찌 나쁜 일..

캠퍼스 생활 3개월_20180619

3월 14일 오리엔테이션이긴 하지만 대구 캠퍼스에 첫 발을 들인 후 3개월 남짓 지났다.화요일이나 수요일에 휴일이 끼어 있던 해당 주를 제외 하면 대부분 매주 마다 대구를 내려와 하루 10시간 이상, 이틀 꼬박 빼놓지 않고 강의를 듣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했는데 그간 많은 굴곡과 추억 거리가 있었고, 늘 처음 시작이면 언제 지루한 날들이 마무리 될까 생각했던 상투적인 마음가짐이 이제는 그리움으로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우이기도 한 웅지시인의 자필 싸인을 받으려니 집필자가 조금 쑥스러운지 얼굴에 홍조가 살짝 띄인다.그래도 미리 준비를 했던지 가방에서 붓펜을 꺼내 능숙하게 싸인을 휘갈기며 감사하다는 말은 빼놓지 않는다.극단적으로 동적인 주짓수와 반면에 극단적으로 정적인 시 집필이라...도전치곤 쉽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