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10

남에서, 북에서 만나는 봄의 절정_20180406

한 주 동안 두 번의 벚꽃 잔치에 초대를 받는 기분이다.교육으로 방문한 대구는 이제 벚꽃잎이 4월의 눈 마냥 떨어지며 떠날 채비를 하는데 동탄과 서울은 며칠 전까지 봉오리져 있던 꽃망울이 거짓말처럼 터지며 순식간에 다른 세상이 되었다. 솔빛 유치원 옆 도보길은 각종 화초와 나무가 함께 자라는데 벚나무 대신 단풍나무가 많아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대신 쌍용아파트 담벼락은 개나리가 많아 어느새 노랗게 물들었다. 주민센터 일대 벚나무가 키가 크고 잔가지도 많아서 벚꽃 피는 봄이면 유별나게 화사해서 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리 벚꽃이 만개 했음에도 평일 늦은 오후라 반석산 밑 오산천 산책로엔 사람이 없다.이 산책로는 산과 강을 함께 볼 수 있고, 도로를 벗어난 지역이라 가장 많이 애용하는 산책로인데 특히나..

일상_20180331

부천에서 동탄까지는 꽤나 먼길이라 집에 오자마자 한 바탕 낮잠을 자고 늦은 오후에 일어나 동네를 배회했다.이 좋은 봄날의 시간이 아깝잖아! 해 질 녘 집을 나와 동네를 배회하던 중 유독 도도한 매화가 눈에 들어왔다.게다가 봄이 깨운 녹색의 싱그러움도 허투루하게 지나칠 게 아니라 세세히 보며 조금씩 걷던 사이... 금새 해가 지고 공원 가로등이 일제히 불을 밝혔다.아주 순식간이다. 반석산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올라 뻥 뚫린 경관을 바라 보며 땀을 식힌다.싱그러운 봄 날씨가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노작 호수 공원으로 내려 왔는데 밤이 조금 깊었음에도 나처럼 산책 나온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반석산 밑,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던 중 가로등 불빛을 굴절시키는 진달래가 눈에 띄인다.폰카 한계지만 그 ..

일상_20180329

겨울 색이 짙은 삭막한 초봄에 피어나 나름 봄 소식을 전해주며 선방하던 산수유꽃이 점점 저물어 갈 무렵 지원군으로 등장한 목련과 진달래 소식이 들려 반석산을 찾았다.늦은 오후지만 겨울에 비해 한층 길어진 낮이 아직은 햇살을 붙잡고 있어 용기 내어 후딱 둘러 보기로 한다. 노인공원 초입에 이제 막 망울을 터트린 목련이 꽃잎을 펼치려 한다.여전히 추위가 남은 날씨를 버티기 위해 미세한 솜털로 털보숭이 같다. 노인공원에 들어서자 첫 인사를 하던 산수유 꽃은 드뎌 사그라들 채비를 한다.나름 삭막한 들판에서 희망을 주던 녀석인데 작별해야 된다는 생각에 서운하다.다음 봄인 내년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녀석인데 어려운 걸음을 뗀다. 반석산 둘레길에 접어 들자 따스한 온기와 같은 컬러를 뿌려 주는 진달래가 듬성듬..

일상_20170421

금요일의 칼퇴근에 맞춰 집이 아닌 동탄복합문화센터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넋 나간 사람 마냥 걸었다.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제법 활기가 넘치는 중에 유독 눈에 띄이는 일렬로 늘어선 꽃들. 손에 있는대로 아이폰을 그대로 활용해서 담은 꽃들이 뮤지컬을 앞둔 배우들의 화려한 드레스 같다. 야외 공연장 뒷편은 잔뜩 찌뿌린 날이라 생각보다 산책 중인 사람들이 적은 대신 공연장 좌석이나 야외 테라스는 언제나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여전하다. 나도 모르게 둘레길로 접어든 건 길 따라 걷다 초록의 유혹에 이성이 마비 되었을 터, 골을 따라 늘어선 나무들의 한결 같은 정돈된 모습이 보기 조~타.(일상_20170415)일 주일 정도 지난 사이 초록이 많이도 세상을 보기 위해 솟아 올랐다. 둘레길..

일상_20170415

시나브로 벚꽃이 지기 시작하면서 4월의 눈인 양 어느 순간부터 바닥에 꽃잎들이 자욱하다. 여전히 활동하기 좋은 시기엔 이견이 없지만 못 된 버릇인 앞서 예측하는 센서가 여름 더위의 촉수까지 더듬었다.가만 있어도 땀에 쩔어, 끈적해, 땀 내 나, 모기 발광 옆차기 해, 피서철이면 물가 피싸, 인산인해에 차들도 많아...매년 맞이하는 여름이지만서리 그래도 새롭게 짜증 지대로라 달갑지 않아 봄과 가을이 더 돋보이는 거겠지.쓸데 없는 잡념을 물리치고 그나마 낮이 길어진 지금 활동하기도 딱 좋다. 동탄주민센터 옆에 아직 꽃잎이 많이 남은 벚꽃을 보면서 가방 속에 카메라를 끄집어 내어 넥스트랩에 손을 끼웠다.꽃잎이 우수수 떨어질 생각이 없다는 건 파랗게 뻗어 나오는 이파리만 봐도 알 수 있듯 아직은 태동하는 초록이..

남산에 봄이 가져다 준 소식_20160406

얼릉 점심을 해치우고 남산으로 향하는 길엔 연일 미세 먼지가 심각한 날이었다.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넋 놓고 있기엔 넘무나 아까운 계절, 봄이지 않은가!미리 가져온 카메라를 챙긴채 편한 워킹화를 신고 막무가내로 눈 앞에 보이는 남산으로 향했다. 바로 코 앞에 벌떡! 서 있는 남산 타워가 이렇게 뿌옇게 보이고 하늘은 흐린, 미세 먼지 천국임에도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벚꽃을 비롯한 봄 소식 전령사들이 남산을 이쁜 옷으로 단장시켜 놓았는데 아니 가는 것도 아까운 일이다.일 년 중에 찰나의 순간인데 지금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되지 않겠는가 싶어 미세 먼지가 발광을 하던가 말던가, 그까이꺼 삼겹살 파티하면서 먼지 쪽 빼내면 되겠지 싶어 무작정 향했던 날, 2년 만의 남산 산책(남산 벚꽃 터널)인데 지나고..

일상_20160402

4월이 들어서 날은 많이 따스해 졌는데 대기는 미세 먼지로 홍역 앓이에 심각하다.이게 월매나 심각하냐믄 가까이 있는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에 공기 중에 텁텁한 스멜이 후각 세포가 지칠 틈도 주지 않는다.날 좋은 봄에 먼지로 황폐해진 대기라...겨울 동안 응어리진 기운을 봄 기운 처방으로 많이 이완시켜야 될 판에 이런 우중충한 늬우스들은 뛰어 오르려는 스프링을 어거지로 억누르는 형세다.그 와중에 주말이 왔는데 그렇다고 방구석에 틀어 박혀 마냥 헤엄칠 내가 아닌 만큼 쿨하게 헤쳐 나가자는 다짐을 하고 몸풀기에 들어 갔다. 영양에서 가져온 소나무 씨앗이 봄 기운을 받아 흙을 뚫고 세상을 향해 팔을 뻗기 시작했다.앞 전에 나온 새싹(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두 녀석은 끝내 씨앗의 딱딱한 껍..

벚꽃이 화사하던 어느 봄날_20150411

가을과 봄은 생각하는 순간에도 벅차게 설레어 무조건 카메라, 스피커만 들고 가출하고 싶어진다. 가봐야 멀리는 못가겠지만 그 계절을 그냥 넘긴다는 건 참말로 내겐 불행한 시간이고 소소한 행복을 팽개치는 거다.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봄꽃들이 종류도 많고 화사하기도 하다. 벚꽃이 늘어서 있는 오산천으로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처럼 봄꽃 구경 온 사람들이 많다.어찌나 화사한지 눈이 부실 지경이니. 반석산 밑은 외길이라 특히나 사람들이 많구먼. 행여나 외면 받을 수 있지만 난 진달래가 좋아.아직은 황량한 산자락에서 그 색깔이 눈에 띄이니까. 벚꽃도 진달래도 봄소식의 전령사라 아름답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녀석은 땅바닥에 넙쭉 달라 붙어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시선을..

올해 첫 꽃_20150328

이제 완연한 봄이란건 내가 느끼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봄의 대명사이자 전령사 역할을 하는 꽃의 만개일 거다. 그 중에서도 온통 황막한 겨울 풍경을 뚫고 상대적으로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빛깔을 거만하게 뽐내는 진달래와 사군자로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계신 매화가 되겠지.때마침 시나브로 봄이 세상에 안착하려 할때 귀띔해 주는 이 두 꽃이 눈에 띄이는 시기라 내 개인 차, 자전차를 몰고 주위를 훑어 보러 나갔다. 뭘 저리 보고 있나 했더니?? 새들이 편하게 쉬라고 낚시 금지 구역을 만들었더니 낚시하는 사람들.여기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으면 어김없이 새들은 없거나 여기서 뚝 떨어져 자기들끼리 눈치 보며 유영하더라.그럼 이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 닭?지능과 하는 폼은 새지만 날지 못하니까. 틈새에 민들레 한 송이..

3월23일? 뒤 늦은 발견.

무슨 발견이냐고? 생활의 발견도 아니고 원소의 발견도 아니올시다. 맥북에어에 숨어 있던 내가 찍은 사진들이 그 동안 숨바꼭질하고 계셨으니 이제야 찾아서 올리는데 이번 주중엔 여타 다른 평일처럼 엑백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터이니 귀차니즘 타파하고 왕창 올려버릴껴!미뤄 두기 시작하면 나중엔 내 기억에도, 맥북 안에서도 사장되어 버리니 이 월매나 억울한 일 아닌가, 사진이... 집 앞 근린공원 돌턱 사이에 피어난 들꽃-이름을 모르니 초장부터 진을 뺄 수 없응께로..들에 피면 들꽃 아임메?-을 보며 이 산책의 시작을 고하노라~잉뽀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난 들꽃이 돌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그게 봄이구나 직감하는 순간 그걸 아니 찍을 수 없었다.돌이 겨울이라면 들꽃은 봄이겠지. 그 옆엔 이런 꽃봉오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