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70415

사려울 2017. 7. 17. 05:16

시나브로 벚꽃이 지기 시작하면서 4월의 눈인 양 어느 순간부터 바닥에 꽃잎들이 자욱하다.

여전히 활동하기 좋은 시기엔 이견이 없지만 못 된 버릇인 앞서 예측하는 센서가 여름 더위의 촉수까지 더듬었다.

가만 있어도 땀에 쩔어, 끈적해, 땀 내 나, 모기 발광 옆차기 해, 피서철이면 물가 피싸, 인산인해에 차들도 많아...

매년 맞이하는 여름이지만서리 그래도 새롭게 짜증 지대로라 달갑지 않아 봄과 가을이 더 돋보이는 거겠지.

쓸데 없는 잡념을 물리치고 그나마 낮이 길어진 지금 활동하기도 딱 좋다.




동탄주민센터 옆에 아직 꽃잎이 많이 남은 벚꽃을 보면서 가방 속에 카메라를 끄집어 내어 넥스트랩에 손을 끼웠다.

꽃잎이 우수수 떨어질 생각이 없다는 건 파랗게 뻗어 나오는 이파리만 봐도 알 수 있듯 아직은 태동하는 초록이 별로 없어 벚꽃을 접할 시간은 남았다.



벚나무에 꽃잎이 월매나 많은 거시여?

바닥이 자욱한데도 붙어 있는 꽃잎이 여전히 많은 걸 보면 봄눈이라는 표현을 써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바람이 떨어진 꽃잎을 낚아채지 않는다면 더 자욱하겠지?




동네 악동 까치도 봄을 맞이 하야 자연? 사람! 구경 납셨다.



동탄복합문화센터 앞에서 종종 서편으로 뻗은 도로를 향해 렌즈를 열어 둔다.

이 도로가 고도차를 이용하여 도로 감상하기 일품이다.

가끔 영화나 잡지에서 볼 수 있던 입체적인 길 위의 역동적인 모습을 동탄에서도 짧게 나마 감상할 수 있는데다 누구나 손쉽게 촬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40510_아카시아향 짙던 날, 20140517_주말 밤 풍경들, 사진과 함께 하는 일상들, 여름 만개_20150607)






복합문화센터 뒤 야외공연장의 너른 잔디와 반석산 초입에도 까치들이 일광과 쇼핑을 겸하고 있다.





봄의 정점에 그 따스한 기운을 듬뿍 받은 나무들이 초록의 싹을 틔우기 전, 겨우내 간직하고 있던 그들만의 컬러를 뽐낸다.

진달래와 철쭉이 공존하는 시기인지 반석산 둘레길에서 두 꽃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풀 덫과 그걸 끊어 놓은 흔적.

어릴 적 장난치던 것 중 하나가 풀이 무성한 곳에 두 풀의 단단한 잎사귀를 한 움큼씩 서로 묶는다.

그러면 오솔길을 가던 사람이 거기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데 여름에 워낙 풀이 무성해서 사람이 다니는 길 위엔 풀이 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길 가에 무성한 풀들이 풍성하게 자라 길까지 덮게 되다 보니 자연 길의 윤곽은 보이지만 자세하게 보이지 않게 되고 이 풀 덫도 잘 보이지 않게 되어 발이 걸리게 되어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런 장난 참 많이도 쳤다.

행여 내가 쳐놓은 덫에 걸려서 피해 가신 분들, 이해해 주세용~







둘레길로 접어 들어 걷다 보면 얼마 전까지 황량하던 산에서 심심찮게 초록이 번지는 게 보인다.

가끔 화사하게 핀 벚꽃도 끼어 있어 눈이 덜 따분하다.



반석산이 아무리 작다곤 해도 산은 산이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형성된 골이 많은데 그 골을 중심으로 양쪽 나무들이 정갈하게 자라고 있다.



꺾여진 철쭉인데 아직은 강인한 생명력이 남아 꽃을 피웠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 바로 아래 둘레길에도 어김 없이 새로 탄생하는 초록이 물들었고 그 초록은 세상에서 가장 고운 녹색이다.

이 시기를 지나 신록이 왕성해 지면 짙은 녹색으로 바뀌면서 이렇게 고운 녹색을 잃어 버린다.

새로운 탄생이 늘 아름답기도 하지만 겨울이 만든 황량한 모노톤이 빗대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겠다.

봄에 각양각색의 꽃들이 만개하지만 이런 빛깔 고운 초록들도 꽃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고운 빛깔이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 도착 전, 반석산 정상으로 바라 보면 여전히 정갈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오르면 주위에 벚꽃들이 가지를 뻗어 멍하게 쉬지 말고 주변을 돌아 볼 것을 종용한다.

오른 이유, 그 보상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나무가 자라듯 동탄2신도시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전망 좋구먼.




어린 나무 새싹에 어린 거미 한 마리가 열심히 집을 짓고 있다.



찔레꽃 같이 생겼는데?







둘레길을 거쳐 반석산 정상으로 오른 후 그 길을 따라 노작마을 뒷편 2월 5일에 들렀던 공원에 도착했다.

(일상_20170205)

그 당시와 달리 공원은 완연한 봄 옷으로 입고 화사한 단장을 끝내 놓았다.



노인 공원으로 내려 가던 중 둘레길의 자그마한 다리가 보인다.

둘레길 산책을 하며 얼마나 많이 저 다리를 건넜던가!




노인 공원에서 다시 반석산 자락을 올라 출발지인 동탄복합문화센터로 내려 왔다.

처음에 못 보고 지나쳤던 꽃잔디?가 단조롭던 나무 둔치를 곱게 꾸며 놓았고 봄이 아닐까봐 제법 많은 아이들이 어른 손을 잡고 나와 겨우내 뛰어 다니지 못했던 앙금을 탈탈 털어 내고 있다.

언제나 활기차고 힘을 주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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